화려한 성탄 뒤 숨겨진 ‘환경파괴’…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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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성탄 뒤 숨겨진 ‘환경파괴’…알고 계신가요?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8.12.1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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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조명 전력 사용량 급등…장식과 포장지 비닐·플라스틱도 문제

성탄 시즌이 되면 교회와 거리는 새 옷을 입는다. 각양각색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성탄 조명을 보노라면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성탄 분위기에 젖어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화려함의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 세계개발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 트리, 지붕, 마당 잔디 등 곳곳의 조명 장식에 쓰는 전력량만 시간당 66억3,000만 킬로와트(kW)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티오피아(시간당 53억 kW), 탄자니아(시간당 48억 kW) 등 개발도상국의 국가 전체 시간당 전력 소비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 조명 전력 사용량이 정확히 집계된 조사는 아직 없지만 심각한 문제임은 분명하다. 한국에너지공단은 “매년 성탄절을 전후로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면서 온실가스 배출 역시 급격히 늘고 있다. 성탄·연말을 맞아 대형 건물 전체를 장식하는 외부 조명의 경우 시간당 최고 2,500kW의 전력을 소모한다”면서 “대형 트리 조명과 다량의 플라스틱 장식품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늘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아기 예수님은 화려한 궁전이 아닌 볼품없고 초라한 마구간에서 탄생하셨다. 성탄의 참된 의미를 기념하기보다 그저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창조세계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과 함께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기념하면서 환경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 봤다.

먼저 전국 교회에서 꼬마전구들이 밝히고 있는 빛을 LED 전구로 교체한다면 무려 80%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태양 빛으로 환한 낮 시간대나 모두가 잠든 심야 시간대에 조명을 꺼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태양광전지판을 구입해 낮 동안 전기를 충전하고 저녁에 조명을 밝힌다면 그 이상의 ‘그린 크리스마스’는 없을 것이다.

일 년 내내 창고에 잠들어 있다가 성탄 시즌에만 고개를 내미는 크리스마스트리도 생각해 볼 문제다. 교회와 가정에서 저렴하게 사용되는 성탄트리는 기둥부터 잎사귀 모형까지 모두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된다.

올해는 플라스틱 제품보다 자연에 다시 분해될 수 있는 원목 나무를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합판의 톱밥을 이용해 제작한 트리도 플라스틱보다는 훨씬 환경을 생각하는 방법이다. 교회 주변에 심겨진 나무를 활용하거나 직접 나무를 심어 트리로 꾸민다면 더할 나위 없다.

트리 장식에서도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이 적지 않게 사용된다. 환경을 해치는 재료 없이 코르크, 호두, 과일, 천조각 등 친환경 재료만으로도 얼마든지 개성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밀 수 있다. 알루미늄 제품의 경우 납 성분이 함유돼 발암물질이 방출될 위험도 있다고 하니 친환경 재료를 활용하면 환경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성탄을 맞아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선물교환에도 곳곳에 비닐이 숨어 있다. 비닐 포장지나 비닐봉투 대신 재활용 종이로 만들어진 포장지, 봉투를 사용하면 상당한 양의 비닐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재활용 종이의 경우 비닐은 물론이고 새 종이를 생산하는 것보다 2.5배의 물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은 “예수님은 세상을 회복하기 위해 오셨는데 성탄절에 크리스천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올해 성탄절은 우리가 상처를 준 자연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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