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영성대회가 진행되는 사흘 내내 집회장 맨 뒤편에서 붙박이처럼 서있던 목회자 한 사람이 유독 눈에 띄었다.
한결 같이 말쑥한 차림을 하고 서서 참석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현장에 있는 취재진들에게도 인상 깊었다.
강의가 많았던 일정 탓에 피곤할 만한데 그는 좀체 의자에 앉지 않고 참석자들의 자리를 안내하고 있었다. 혹여 서 있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얼른 빈 의자를 가져다 앉도록 배려했다. 안내를 맡은 총회 평신도부장 김동기 목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강의 중간마다 조심스럽게 문들을 개방해 집회장 환기도 시키고 있었다. 공기가 답답해지면 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태프가 눈에 띄면 강의에 방해되기 때문에 조심히 문을 여닫아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안내에 각별히 신경 쓰는 김 목사에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번 영성대회에 임하는지 현장에서 질문했다.
“새벽부터 목회자들이 피곤할 수 있어서 최대한 웃으면서 반겨드리고 싶다는 마음, 편안하게 이 시간을 보내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섬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안내를 하면서 스스로 반성도 합니다. 우리 성도들은 힘든 일을 마다않고 늘 감사하면서 섬기지 않습니까. 새삼 성도들이 존경스런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김동기 목사는 대부분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지만 간혹 외면하는 분들에게는 솔직히 섭섭한 마음도 든다고 했다. 총회 행사 가운데 서로를 더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더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그에게 있다. 이번 영성대회가, 김 목사의 섬김이 그 씨앗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