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분위기…'통금 시절' 비교 "새발의 피"
상태바
성탄 분위기…'통금 시절' 비교 "새발의 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2.10 2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라진 캐럴…그 의미와 과제는?

상업주의가 키운 성탄 특수…상업주의로 인해 퇴보
‘칸타타·재롱잔치’…고착화된 성탄절 행사 타파해야

▲ 성탄절이 다가왔지만 길거리의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다. 가장 확연한 차이는 사라진 캐럴이다. 캐럴은 언제부터 사라지기 시작했을까. 교회가 잊지 말아야 할 캐럴의 의미는 무엇일까.

캐럴이 사라졌다. 여전히 성탄절은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겨울철 최고의 축제임에 틀림없다. 이맘때쯤이면 거리마다 캐럴이 울려 퍼지고 교회뿐 아니라 상점마다 성탄장식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예전만 못하다. 명동거리를 걸어도 캐럴보다는 아이돌 음악이 더 많이 들린다. 왜일까. 
 

‘온리원’에서 ‘원오브뎀’으로 

예전에는 성탄절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많고 많은 축제 가운데 하나로 전락했다. 캐럴이 사라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크리스마스의 위상 하락은 캐럴의 실종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독교 문화평론가 윤영훈 교수(성결대 창의문화공작소)는 크리스마스가 국민적인 축제로 자리 잡는 데에는 ‘통금’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1945년부터 1982년까지 통행금지 조치가 있었다. 밤 12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경찰관과 왕진 의사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민은 자유로운 거리 활보가 불가능했다. 이 조치가 해제되는 ‘유이(二)한’ 날 중 하나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자연히 크리스마스이브는 모든 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될 수밖에 없었다. 

통행금지 조치는 생각보다 많은 영역에서 크리스마스 고유의 전통(?)을 만들었다. 연인들에게만 주어진 자유가 아니었다. 교회마다 젊은이들은 이날 ‘올 나잇’ 등 다양한 이름으로 모여 밤을 새워 친교를 나누고 새벽송을 불렀다. 통행금지 조치가 해제된 이후에도 이 전통은 여전히 남아 이어지고 있다. 

기업에도 상인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특수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모든 이벤트와 마케팅 전략이 집중되는 날이다 보니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전략이 총동원됐다. 그 중에 캐럴은 빠지지 않는 필수 요소였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소한 것들도 이벤트로 만들고 만다. 통행금지 같은 불편한 제약이 사라지고 자본주의는 더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 그러다 보니 일 년 내내 이벤트와 축제가 계속된다. 상대적으로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윤 교수는 “기독교가 원래부터 지키던 거룩한 부활절 같았던 크리스마스가 상업주의에 의해 거대해졌지만 다시 상업주의에 의해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럴…교회가 살려야한다

다시 캐럴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면 캐럴의 인기와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과거 캐럴의 전성기는 화려했다. 많은 음악 평론가들이 히트를 친 최초의 팝송으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꼽는다. 그 외에도 팝 초창기 히트곡은 대부분 캐럴이었다. 마이클잭슨(Michael Jackson)뿐 아니라 웸(Wham), 테이크6(Take6), 브라이언 맥나잇(Brian McKnight) 등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캐롤 앨범은 아직도 명반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에는 대놓고 ‘성가’인 곡들이 적지 않다. 

윤 교수는 “최근 팝송 가운데 캐럴이 히트를 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종교적인 색채를 띠는 곡은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캐럴이라고 할 만한 히트 곡은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가 부른 ‘All I want for christmas’가 마지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점점 일상에서 종교발언을 기피하는 세속화된 사회 속에서 캐럴은 다시 부흥시켜야 할 중요한 유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방법으로 좋은 크리스마스 축제의 샘플을 교회가 계속해서 만들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회부터라도 성탄절의 분위기를 왁자지껄하고 상업적인 방식이 아니라 교회 고유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구현해내야 한다는 것. 특히 ‘칸타타’와 ‘어린이 재롱잔치’로 국한돼 있는 크리스마스 행사의 형태를 탈피해 보다 창조적이고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장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꼭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어릴 적 교회에서 성탄절을 보낸 추억을 가지고 있다. 일본만 해도 성탄절이 휴일이 아니다보니 우리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크리스마스를 문화화 시킨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우리나라 개신교가 잘한 점”이라고 평가했다. 백 원장은 “전보다 캐럴이 안 들리고, 비기독교적인 산타클로스를 주제로 하거나 신앙과 무관한 상업화된 캐럴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캐럴을 다시 살리더라도 이날의 본질이 담긴 크리스마스 캐럴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