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오염된 세상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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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오염된 세상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2.1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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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세계 총대주교, 환경문제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제
▲ 바르톨로메오스 세계 총대주교가 지난 6일 서울의 성니콜라스 대성당 건축 50주년 기념 성찬예배를 집전했다.

“인간의 안녕과 생태 보존에 대한 관심은 분리할 수 없다.”
전세계 3억명의 신도를 가진 정교회의 수장 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가 한국을 찾아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알렸다.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열린 ‘환경문제 국제 심포지엄’ 발제자로 나섰다.

총대주교는 ‘하나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정교회 전통에서 본 피조물에 대한 신학적 관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신성한 가르침에 관심을 두는 종교 단체의 수장이 세속적인 문제에 깊이 관여하는 것은 얼핏 보기에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세상과 하나님을 분리해서 따로 볼 수는 없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중적인 시선이나 이분법적 세계관을 가질 수 없다. 인간의 안녕과 생태 보존에 대한 관심을 분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감사와 금욕 실천해야

총대주교는 생태학과 관련해 정교회 신앙에서 말하는 ‘감사하는’, ‘금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며 “창조된 세상이 우리의 개인 소유나 재산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되고, 소중한 보물이나 거룩한 선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선물을 받을 때 올바른 태도는 감사와 고마움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이다. 또한 삶의 금욕적인 측면은 검소함과 소박함뿐만 아니라 자기절제와 자기통제를 통해서 창조물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소명을 의미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이 창조하신 순간에 의도하신대로 모든 것이 본래의 의도와 목적에 부합하도록 회복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은 사람이 온갖 동물들과 같은 날에 창조됐다는 점”이라며 “사람과 나머지 창조물과의 이렇게 가까운 연결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다른 창조물과 공유하는 친밀한 관계를 분명하게 깨닫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죄에 대한 전통적인 의미는 환경 남용을 포함하도록 확장돼야 한다”며 △인간이 생물체를 멸종하게 하는 것 △하나님의 창조물의 생물학적 다양성을 파괴하는 것 △기후 변화를 일으켜 지구의 온전함을 손상시키는 것 △지구의 자연림이나 습지를 파괴하는 것 △지구의 물과 대지와 공기와 생명체를 오염시키는 것 등을 언급하고 “이 모든 행위들은 죄”라고 역설했다.
 

지구에게 버거운 경제 성장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특히 “세계 경제는 이를 지탱해주는 지구의 능력을 초과해서 성장하고 있다. 또한 과학자들은 미래의 지구 온난화로 가장 피해를 입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라고 예측한다”며 “이런 점에서 환경오염은 가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따라서 환경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정의와 특히 세상의 굶주림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오염된 세상을 위해 기도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 교회는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지 않는 교회”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나라의 아름다운 숲, 바위산이 접한 해안가, 훌륭한 산들은 현재의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의 세대에도 속한다. 미래 세대들은 더 좋고 밝은 세상을 누릴 자격이 있다”며 “우리가 미래를 향해 가야할 진로를 보여주는 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에 대한 이러한 이타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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