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보는 시대, “이미지로 복음을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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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보는 시대, “이미지로 복음을 말하라”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8.12.1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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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디자인을 만나다(6) JAD커뮤니케이션 정기섭 대표

예수-복음은 ‘최고의 생명 브랜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시각 전도’의 때

‘0+1=100’.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다. 첫 만남에 이것부터 물었다.
“‘내가 아무 것도 없는 빈 손이라도, 예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합니다’라는 뜻입니다. 사실 ‘100-1=0’이 먼저 광고됐는데, 이건 ‘100% 성공한 인생이라도, 하나님이 빠지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뜻이에요. 예수를 빼면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예수님 한 분만으로 모든 것을 충분히 가진 사람이 된다는 의미의 광고입니다.”

이 광고는 지난 2007년 한 일간 신문에 게재됐다. 프랑스 칸 국제광고제에 출품했던 작품. 하박국 3장 17~18절 말씀을 근거로 한 것이지만, 시편 23편의 말씀을 함께 담아내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티저 광고 시리즈 중 하나다. 두 광고 모두 예수가 나에게 있고 없고의 극명한 차이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무엇보다 궁금증을 폭발시키면서 생각하고 몰입하게 하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 JAD커뮤니케이션 정기섭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이미지, 시각 언어로 복음을 전해야 하는 시대라고 말한다.

# ‘시각 언어’로 복음 광고 해야 할 때

정기섭 대표(JAD커뮤니케이션. 세계복음광고협의회)는 “십자가를 지고 광고판에 뛰어든 광고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리고 “복음은 우주 최고의 브랜드”라고 이야기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마음으로 모든 광고에 복음을 담았고, 예수의 흔적을 담았다. 그러면서 복음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광고시장에 ‘복음 광고’라는 제5의 장르를 개척했다. 이게 지난 2001년. 쉽지 않았다. 시장이 협소하고 척박했지만, ‘1980~90년대식의 방법은 복음이라는 최고의 생명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올리는 데는 합당하지 않다. 오히려 강한 거부감을 일으키게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목회자들이 우주 최고의 브랜드인 ‘복음’을 디자인하고 광고하는 것을 왜 주저할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옛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너무나 많은 예비 신자들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생각. 시대가 달라졌고,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사회의 소통방식이 변했다면 당연히 전도의 방식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품 자체가 지니고 있는 가치가 높고 대상이 많을수록 적극적으로 광고해야 합니다. 복음이 바로 그렇습니다. 복음은 안일하게 받아달라고 부탁하는 낮은 가치가 아니라, 자신 있게 팔아야 하는 명품, 최고의 생명 광고입니다.”

“촌스럽다”, “이게 뭐야”. 돈 들여 애써 만들고, 시간 들여 찾아 다니며 전달한 전도지를 받아 든 사람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며 정 대표는 마음 아파한다. 크리에이터이면서 디자이너요, 복음 광고 개척자이기에 당연한 반응이지만, 목회자들이 더 가슴 아파해야 한다고 말한다. 목회자와 교회의 수준이 전도지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가 사용하는 다양한 홍보물에 하나님의 속성과 형상을 담고 싶어한다. 그리고 복음을 미학적 예술성과 창조적 영감의 메시지로 표출하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회자와 교인들의 인식 전환과 참여, 협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제는 교회도 세상 앞에 보다 품격 있는 방식으로 말을 걸 필요가 있습니다. 강력하고 세련된 시각 언어로 예수님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밋밋한 천 마디의 말보다 두근거림을 주는 한 마디가 오래 남습니다. 기독교 복음의 절대 진리는 66권의 성경 말씀이지만, ‘복음이 응축된 한 컷의 이미지’가 더 강렬한 여운을 주고, 많은 영혼을 깨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달려가면서도 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 정 대표는, 복음은 안일하게 받아달라고 부탁하는 낮은 가치가 아니라, 자신 있게 팔아야 하는 명품, 최고의 생명 광고라고 강조한다.

# 교회 중심이 아니라 예수 중심

지금보다 조금 품격 있게 세상과 소통해 보자. 정 대표는 “교회 외벽에 현수막 하나 거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고 제안한다. 단, 행사 홍보가 아니라 복음을 담을 것. 철저하게 이웃을 향한 마음을 담을 것. 이러기 위해서는 교회의 격이 높아져야 한다. 목회자가 공부해야 하고, 시대의 흐름 또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교회 중심이 아니라 예수 중심이 돼야 한다. 그래야 예수를, 복음을 전하는 디자인과 광고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자인으로 말하고, 시각 언어로 설교하고 목회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창의적이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대에 맞는 언어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이제 복음과 믿음은 들음에서 나는 시대를 지나, 보는 데서 나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젠 이미지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정 대표는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외벽에 걸리는 대형 현수막을 예로 들었다. 책이나 보험 광고를 했다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그런데 상식을 깬 거죠. 상품 홍보, 돈을 벌기 위한 광고가 아니라, 좋은 글과 메시지를 담았더니, 이제 사람들이 기다리는 광고가 된 거죠. 목회자들이 이런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세련되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방법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교회 디자인도, 광고도, 행사를 알리는 것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찾아가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복음을 기다리고, 울타리 안으로 찾아오게 하자는 것이다. 이제 마음의 문을 열어 문화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새로운 기독교 문화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수막과 함께 교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차량용 스티커’. Jesus Loves You를 변형해 예수님의 못 자국 난 손을 형상화해 만든 ‘Jesus Touches You’. Touches 부분에 구멍 난 예수님의 손 모양을 넣었다. 이 작품은 LED로 제작해 십자가와 함께 걸기도 하는데, ㈜아모텍 다섯 개 계열사와 여러 교회들에 설치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자파 차단 스티커와 0+1=100 열쇠고리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들로, 지난 2015년 부활절 때 기념품으로 제작돼 널리 활용됐다.

▲ 정 대표는 0+1=100 이 광고를 감리회 본부가 있는 광화문 건물 외벽에 걸기를 원한다(연출된 사진). 그리고 LED로도 많이 활용되는 ‘Jesus Touches You’와 열쇠고리.

# 소통의 매개체, 디자인

말씀을 시각 언어로 디자인한 복음 광고. 스페인과 프랑스, 미국, 터키, 아프리카 등에는 복음 광고 초대전을 통해 한국인들보다 더 일찍 복음 광고를 만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서울 청어람과 갤러리처치, 제주 성안미술관 등을 통해서도 많은 일반인들이 천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복음의 메시지를 만났다.

‘0+1=100’. 정 대표는 이 광고를 감리회 본부가 있는 광화문 건물 외벽에 걸기를 원한다. 근본적인 질문으로 마음을 움직여 예수님을 만나게 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 광고를 보고 예수께서 세상에 오신 의미, 복음의 참 의미를 깨닫기를 원한다.

“저의 몫은 복음이 사람들에게 전달되게 하는 일입니다. 그것도 궁금증을 일으켜서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빠르게 전달되면 더 좋겠죠. 이 세상에서 가장 전달하기 쉬운 소통의 매개체는 시각 언어입니다. 통역이나 번역이 필요 없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이제 세계 만국의 공통어인 시각 언어로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것, 그것만이 제가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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