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서적 강세에도 계속되는 침체…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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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서적 강세에도 계속되는 침체…언제까지?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2.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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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기독교 출판 시장 동향

기출협 최승진 사무국장이 분석한 올 한해 출판시장
출판시장 전체 영업이익 무려 20% 감소 ‘터널 있나’

2018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 한국의 기독교 문화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출판과 영화, 음반, 공연 분야의 전문가들이 분석한 2018 기독교 문화를 4차례에 걸쳐 정리한다.

 

“독자층이 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최승진 사무국장은 올해 기독 출판업계 동향을 설명하면서 한 마디로 “독자층이 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30일 성락성결교회(담임:지형은 목사)에서 열린 ‘2018 기독교 문화결산 세미나’에서 첫 번째 강사로 나선 최 사무국장은 “올해 기독교 출판소식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은 바로 신학관련 서적의 증가와 신앙일반류 서적의 장르변화”라며 “과거 신학관련 서적이 목회자들의 영역이었던 것이 비춰 볼 때, 오늘날 신학관련 서적의 증가(시장점유)는 곧 독자층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현상은 신앙일반 서적이 과거 ‘간증류’에 편중되었던 것에 비해 오늘날 신앙일반류가 사회참여나 복음주의, 영성, 훈련과 관련된 서적들로 다변화 되고 있다는 점과 맞물린다. 최 사무국장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신앙서적을 읽어냈던 20~30대 독자층이 40~50대가 되면서 좀 더 전문적인 성경과 역사, 문화, 신학을 공부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듯 설교 및 강해 분야에서도 예전에는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예배 시간에 행했던 설교를 모아서 출판하던 것이 일반적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책을 출판할 목적으로 처음부터 원고를 구성하고 대상 역시 개별 교회 성도가 아닌 전 성도로 특정하는 설교 및 강해서의 흐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국기독교출판협회가 펴내는 월간 ‘기독교 출판소식’이 올 한 해 소개한 신간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올해 발표된 987종의 신간 가운데 신앙일반 분야는 총 261종(26.5%)였으며, 설교 및 강해가 123종(12.5%), 신학일반이 116종(11.8%)으로 그 뒤를 이었다.

최 사무국장은 “신앙일반, 설교 및 강해, 그리고 신학일반 등 세 분야로 신간이 집중된 것은 오늘날 출판시장을 주도하는 주 독자층의 변화를 엿보게 한다. 출판시장에서도 가장 힘겨운 시장으로 분류되는 어린이(34종)와 문학(37종)에서 상당한 책이 출간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청소년(5종), 유아(2종), 제자도 및 청년(2종), 교회 음악(1종) 등에서 알 수 있듯이 10~20대가 읽을 만한 책이 없고 또 유아들을 위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점은 우려를 살 만 하다”며 “10~20대가 스마트기기 이용빈도가 가장 높은 세대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고 또 학업과 진로문제로 신앙에 관련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다음세대를 위한 출판이 요청되는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 지난달 30일 열린 ‘2018 기독교 문화결산 세미나’에서 기출협 최승진 사무국장이 발표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기독교 문화기자 모임 CC+가 주최했다.

계속되는 침체…끝은 없는가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소장:박익순)가 지난 4월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주요 출판사 68개의 2017년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1,4%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20%나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6대 대형 온오프라인서점의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기독교 출판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 목록에 오른 아가페출판사의 경우 2017년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16억원이나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억원이 오른 8억원에 그쳤다. 최승진 사무국장은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7% 수준임을 고려할 때, 출판계의 불황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심지어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는 대목은 개정 ‘도서정가제’의 시행으로 잠시 개선됐던 영업이익마저 무색하게 할 만큼 오프라인 서점의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운영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확연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최 사무국장은 “기독교 출판 및 서점의 경우 통상 전체 출판시장의 5~8%의 비중을 차지한다”며 “여전히 소규모 가족경영이 대부분인 전국 기독교서점의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특별한 대안을 세우지 못하고 불황의 늪으로 빠지는 형국”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당장 시급한 과제로 한국교회와 연합하여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필요한 도서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는 단순히 시장의 확대를 통한 수익성의 제고를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출판문화의 발전을 통해 모든 개별 시장의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취지다. 각기 특성을 가진 유통 매체들과 출판사들이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년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든 출판사는 56개사이고 도서는 모두 188종이었다. 베스트 1위는 2010년 발표된 생명의말씀사의 ‘5가지 사랑의 언어’로 2016년(2위), 2017년(1위)에 이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이밖에 이른바 단행본 ‘빅3’로 불리는 두란노서원과 생명의말씀사, 규장의 점유율이 높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생명의말씀사의 경우 온라인에서 약세를 보였고, 규장의 경우 베스트셀러의 종수는 많았지만 유지기간이 짧았고, 두란노서원의 경우 팀 켈러와 조정민 저자를 제외하면 눈에 띠는 저자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혔다. 최 사무국장은 “소형 출판사들이 기획출판을 통해 수준이 높아진 독자들에게 다가섬으로써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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