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가 죄냐고 묻는 시대…교회의 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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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가 죄냐고 묻는 시대…교회의 답이 필요하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1.19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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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무감각해지는 죄의식…신학적 접근 필요

목회자도 예외 아냐…덮어놓고 회피하면 더 위험

직장인 A씨는 지난 주말 아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소재가 뜬금없이 ‘포르노그래피’로 튀었다. 중학생인 아들의 말은 이랬다. “살인을 하면 안 되지만 살인하는 영화는 보잖아요. 간음도 마찬가지 아니에요? 죄이니까 하면 안 되지만 보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A씨는 “성경에서는 네 눈이 실족케 하거든 뽑아버리라고 했다”고 응수했지만 찝찝함이 남았다. 한창 사춘기인 아들이 오히려 엇나가는 것은 아닐까 고민이 되기도 했다. 이럴 때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포르노의 홍수’ 속에 기독교인은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까.

왜 죄인지 알려줘야

무조건 윽박지른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더군다나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스마트 폰으로 성인물을 접할 수 있는 시대다. 윤리적인 기준 자체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교회 안에서도, 청소년이 아닌 일반 성인들 가운데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숨기지 마라’(규장)의 저자 송준기 목사는 “포르노를 보면 무엇보다 영성이 망가진다”며 “포르노를 본 직후에 예배와 기도가 될 리가 없다. 마음속에 접근 불가능하고 채워질 수 없는 불편한 욕망이 커진다. 포르노를 보면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커진다. 또 하나 우리의 몸을 하나님께 무기로 드리는 데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송 목사는 마지막으로 “포르노를 왜 보면 안 되는지 기준을 자기 자신 속에 두거나 주변에 두지 말고 성경에 두는데서 출발하라”며 “마음의 불편함이 어디에서 오는지 인식하면서 계속 회개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독이 더 큰 문제

기독교문화평론가인 윤영훈 교수(성결대 창의문화공작소)는 “단순히 음란물을 보는 행위보다 중독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며 “청소년뿐 아니라 크리스천 청년, 심지어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발견된다”고 말했다. 

중독으로 가는 과정은 단순하다. 처음의 죄책감은 횟수가 거듭될수록 무감각해진다.혹자는 IT 기술의 빠른 발달에 포르노 산업이 큰 기여를 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 문제는 앞으로 4차산업혁명과 함께 더욱 고도화되고 복잡해질 것이라는 게 윤 교수의 전망이다.

“‘하드코어현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극이 어느 정도 지나면 더 이상 자극이 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더욱 급진적이 되고 더욱 부도덕한 측면으로 자극을 추구하게 됩니다. 제도적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감추지 말고 본격 대처해야

최근 들어 ‘죄’를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포르노그래피를 보는 행위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고, 불법다운로드 정도의 피해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기독교인들이 극복할 수 있는 분명한 신학적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교회와 신학 차원의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심지어 언급하기도 꺼려한다. 이대로는 기독교가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방안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 한일장신대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는 프로이트가 주장한 ‘노이로제’를 사전에 예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노이로제의 문제는 상당부분 성적 금욕과도 관련된다. 즉 노이로제는 성생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때, 성에 대한 억압으로 불안 요인이 된다”며 “기독교인들도 덮어놓고 금기시하거나 회피할 게 아니라 정직하게 성을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독교 성교육 강사인 정한솔 전도사는 포르노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하나님 앞에서 포르노를 보는 것이 죄임을 인식할 것(포르노는 또 다른 성문제를 낳게 하는 죄의 통로 가운데 하나다) △음란의 유혹은 우선 피할 것 △내가 무엇을 통해 포르노를 접하는지 파악할 것 △그 통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 등 구체적인 행동요령을 제시했다. 정 전도사는 또 “음란물을 볼 시간, 생각이 안 나도록 거룩한 일에 집중하여 에너지를 써버리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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