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는 이성희 목사, 교회협 신임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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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는 이성희 목사, 교회협 신임회장 취임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1.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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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회 정기총회, 연동교회에서 열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67회 정기총회가 15일 연동교회에서 열린 가운데, 이성희 목사가 신임 총회장에 취임했다. 사진은 이성희 목사의 취임 기념 기자회견 모습.

지난 가을노회에서 은퇴한 이성희 목사(연동교회)가 한국의 진보 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 이하 교회협)의 신임회장으로 취임했다.

교회협 제67회기 정기총회가 15일 연동교회에서 열린 가운데 임원 및 감사 선임의 내용이 담긴 인선위원회 보고가 진행됐다. 인선위가 보고한 신임 임원은 회장 이성희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를 비롯해 부회장 전명구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이양호 목사(복음교회) 유낙준 신부(성공회) 김흥수 목사(YMCA, 기관대표) 인금란 목사(기장, 여성대표) 김민오 청년(장청, 청년대표) 등이다.

문제는 회장으로 지목된 이성희 목사가 올해 만 70세로 지난 10월 가을노회에서 이미 은퇴한데다, 올해를 끝으로 시무하는 연동교회에서도 은퇴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재 교회협 헌장에는 회장의 자격에 연령 제한은 없다. 그러나 총회 현장에서는 교회의 연합기관을 대표하는 자리에 은퇴자를 세우는 데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기감의 신복현 목사는 “정년이 되신 분은 물러나고 일할 만한 후배들이 나아가는 것이 교회협 정신이고 이제까지 교회협이 역사 속에서 지켜온 의로운 길”이라며 “이 결정에 반대한다”고 발언했다.

이홍정 총무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이 총무에 따르면 이번 회기는 루터회에서 회장을 낼 차례인데 교단 형편상 추천이 어렵다는 공문이 뒤늦게 왔고 자연스럽게 다음 차순인 예장 통합에 요청이 갔다는 것. 교회협에서는 회장 후보자의 자격으로 타 연합기관의 대표 혹은 공동대표를 배제하기로 원칙을 정했고. 예장 통합 교회연합사업위원회는 현 총회장인 림형석 목사의 추후 한교총 회장 취임을 감안해 증경 총회장 가운데 신학적 성향이나 지도력을 기준으로 이성희 목사를 추대했다.

이홍정 총무는 “교회협에서 은퇴자를 회장으로 세운 관례가 없는 만큼 예외를 만들기 위해 사전에 회원 교단장 및 총무들과 합의에 힘썼다”며 “현재 총회 현장에서도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 대의원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예장 통합 총회장 림형석 목사도 “갑자기 이런 상황이 전개됐다”며 “저는 한교총 대표회장 문제가 있기에 아무래도 겸임이 어렵다. 의논하면서 알아보니 교회협 규정엔 회장 연령에 대한 언급이 없더라. 우리 교단엔 은퇴하는 총회장이 연합기관 대표로 나간 예가 있다. 이성희 목사는 누구보다 애큐메니칼 정신을 잘 이해하고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신 분이기에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대의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현장에서는 인선에 대한 찬반과 절차를 놓고 1시간 넘도록 토론이 이어졌고 정회와 속회 끝에 인선위 보고를 원안대로 받기로 했다.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이성희 목사는 “교회협이 나라와 교회의 중심적 연합기구로서 제 역할을 감당함에 감사드린다. 논란 끝에 회장이 됐지만 너무 쉽게 인큐베이터 안에서 나오는 것보다 산고의 고통을 겪어야 아이가 더 건강하듯이 인선 과정에서 진통은 있었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교회협이 더욱 건강하게 서는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교회협은 총무 중심으로 돌아간다. 기관이 잘 돌아가도록 총무를 잘 돕겠다”면서 “시대가 복잡하다. 사회나 국가나 교회까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갈등이 있다. 갈등을 치유하는 것도 교회협의 주요한 사명이다. 현 정권과 교회가 어떤 관계를 잘 유지할 것인지, 특별히 국가시책과 기독교가 어떻게 서로 조화해 나갈지를 숙고하면서 협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70세인 이성희 목사는 취임시점 나이로 역대 회장 가운데 최고령이다. 지난 2016년 취임한 65대 조성암 주교가 65세로 두 번째를 기록했고 1988년 취임한 김성수 목사는 불과 37살이었다.

한편 이번 총회를 통해 교회협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15개 산하 위원회를 13개로 축소했다. 13개 위원회 가운데 화해통일위원회에 가장 많은 예산(1억5천만원)이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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