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목사님이야~~
상태바
내 친구는 목사님이야~~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8.11.13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38)

“엄마! 엄마는 목사님과 안 친해?”
“응! 무슨 말이야?”
“나는 목사님과 친하니까, 내가 목사님께 가고 싶다고 말할게~”

지금 7살짜리 내 친구 은총이가 자기 엄마 김은영 집사와 나눈 대화랍니다. 

매년 여름방학, 겨울방학이 되면 ‘독서 마라톤’이란 걸 우리 교회는 합니다. 보통 책 읽고 공부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방학이 시작되는 날부터 개학하는 날까지 아동부와 중고등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보통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면 끝이 납니다.

그 프로그램을 완주한 친구들, 얼마 기간 참석한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도, 박람회장을 가기도, 서울에 있는 미술관을 찾기도, 장로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있는데요, 지난 여름엔 강화도에서 배타고 들어가야 하는 ‘볼음도’라는 섬으로 가기로 한 겁니다.

신선욱 김은영 집사의 7살 난 셋째 아들인 은총이가 엄마에게 “자기도 볼음도 가고 싶다”고 말하자, 엄마가 “거기는 형아랑 누나처럼 학교 다니는 학생들이 가는 거고, 너는 지금 7살 유치원생이니까 못 간다”고 말한 겁니다. 그런데도 은총이는 자꾸 자기도 형아랑 누나 따라 가고 싶다고 조르던 중 기어코 뜻밖의 생각을 해낸 다음 자기 엄마에게 웃으며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올해 7살 난 은총이는 소싯적 3살 즈음에 저 때문에 울었던 아이이기도 합니다.

김은영 집사가 헐레벌떡 제게 뛰어와서는 “목사님! 우리 은총이 한번만 쓰다듬고 가 주세요~” 하는 겁니다. “왜요~?” 하고 묻자 “목사님이 은총이가 앞에 있는데도 바쁘신지 자기 아는 체 안하고 그냥 지나갔다고 통곡하며 울고 있어요~” 한 것입니다. “죄송해요~ 우리 은총이 한번만 안아 주세요”라고 했던 적이 있거든요.

은총이는 자기랑 가장 친한 친구가 담임목사인 저라고 생각하는 게 분명합니다. 제가 보인다 싶으면 슬며시 다가와 “목사님! 안녕하세요~” 하거든요. 그때마다 저는 그 녀석을 꼬옥 안아 준답니다.

얼마 전 금요기도 모임이 끝나가는 시간,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고 기도회를 인도하고 피곤한 몸으로 사무실로 향하고 있는데, 은총이가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성도들 기도하라고 불을 꺼서 조명이 어둡기도 했고, 성도들 기도 소리 때문에 조금 시끄럽기도 했는데, 녀석은 저를 용케도 찾아내서 다가온 것입니다.

“목사님~!!” 하고 안기는 녀석이 얼마나 예쁘던지요~. 녀석을 보듬어 안곤 축복 기도를 무지 쎄게 해주었답니다. 목회의 기쁨은요? 주님이 때로 주시는 요런 잔재미들입니다. 힘들다가도 그 힘듦은 잊고 그 재미가 더 커 보이기 때문에 정신없이 이 길을 가기도 하는 거라니까요~ 목회 현장에서 맨날 긴장만 하고 살면 그게 무엇이 그리 재밌겠어요?

우리 교회는요, 자기 친구가 담임목사님이라고 생각하는 꼬마 녀석들이 몇 명 더 있습니다. 불쑥 제 사무실 문을 열곤 들어와서 “목사님! 물 주세요~~” 하는 녀석부터, “먹을 거 없으세요?” 하는 녀석, 라면 끓여 달라고 하는 녀석들도 있구요. 전 이래봬도 꼬마 친구들이 많은 목사라니까요, 감사한 일입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