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평화통일, 반드시 기도로 이뤄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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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평화통일, 반드시 기도로 이뤄내야 합니다”
  • 파주=이인창 기자
  • 승인 2018.11.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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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 남북 적대행위 중지 첫날, DMZ 통일 기도 현장을 가다
▲ 예장 백석대신총회 남북위원회는 지난 1일 송악기도처에서 평화통일기도회를 갖고, JSA 장병들을 위해 위문품을 전달했다.

총회 남북위원회, 지난 1일 DMZ 평화통일기도회 개최
북녘땅 보이는 송악기도처에서 평화와 통일 위해 간구

남북한 군사당국이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역사적 첫날이었던 지난 11월 1일.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의 송악산과 개성공단은 깊어진 가을 하늘만큼이나 선명한 풍경을 자랑했다. 기러기 떼들은 북녘에서 날아오는 선물이라도 되는 듯 남녘으로 서둘러 향하고 있었다. 

이날 총회 남북위원회(위원장:이운구 목사)는 북한 땅이 내려다보이는 전진부대 GP 내 송악기도처에서 DMZ 평화통일기도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체제와 이념, 분단의 장벽을 극복하고 갈라진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 되게 하옵소서”라는 평화통일 공동기도문을 함께 낭독했다.

남북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11월 1일 00시부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했다. 65년만의 일이다. 실제 평화통일기도회를 위해 가는 길목에서 판문점 방향으로 날아가는 헬리콥터들을 볼 수 있었다. 흔하지 않은 광경으로, 역사적인 날을 위해 고위 관계자들이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듯했다.  

본래 총회 남북위원회는 JSA 부대를 직접 방문해 교회에서 기도회를 갖고 장병들을 격려할 계획이었지만, 적대행위 중지에 따른 후속조치 등을 고려해 부대 대신 전진부대 GP 내 위치한 송악기도처에서 기도회를 가졌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임진각을 지나 통일대교 앞에서 사전 등록한 신분확인을 거쳐 DMZ 지역을 들어갈 수 있었다. 군 장병들은 생각보다 꼼꼼하게 신분 확인을 했지만, 분위기는 여유로워 보였다. 

그러나 중간 중간 보이는 부대 내 연병장에서는 장병들이 교육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군 관계자는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변화를 JSA 내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오늘이 의미 있는 날이지만, 안보는 게을리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영락교회가 만든 송악기도처는 도라산 바로 옆 야트막한 고지에 만들어져있다. 군사분계선과 송악산, 개성공단이 보이는 기도처는 믿음의 사람들이 자주 찾아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직전 주에는 숭실대 통일목회자포럼에서 찾아와 기도를 심고 돌아갔다.

이날 평화통일기도회에는 남북위원회 위원과 전문위원 외에도 백석대 통일선교 동아리 ‘헤쎄드’ 학생들과 사단법인 한민족 고구마나눔운동본부 회원, 양산 온누리교회 교인 등이 참여해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를 모았다. 

남북위원회 총무 허남길 목사의 인도로 진행된 기도회에서 위원장 이운구 목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남북한’을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이 목사는 “남북문제만큼은 자신들의 틀을 가지고 갈등했던 한국교회가 오직 성경을 기준으로 화합해야 하며, 평화의 사도와 선각자로 부르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던 말씀을 따라 북한 백성을 가족처럼 품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북한 땅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파주 아름다운교회 임인기 목사(한장총 선교위원장)는 “기도를 통해 남과 북이 통일될 것이며, 남북의 성경적 통일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뤄질 것을 믿고, 우리는 기도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석대 평생교육원 학장 김진섭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친 참석자들은 한민족고구마나눔운동본부 대표 박형서 선교사의 인도 가운데 합심기도회도 가졌다. 참석자들은 기도처에 설치된 십자가 앞으로 맨발로 모여 십자가를 붙들고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해 통성으로 기도했다. 

▲ 기도회 참석자들은 한국교회가 이념적 갈등을 넘어 복음적 통일을 위해 화합할 수 있도록 간구했다.

전진부대 JSA교회에서 사역하는 김은경 목사는 “기도에 힘입어 하루 속히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때가 올 수 있길 바란다”면서 “우리 군 장병들이 통일을 위해 기여하고, 기독 청년들이 신앙을 잃지 않고 선교적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남북위원회와 한민족고구마나눔운동본부는 JSA 장병 700여명을 위해 햄버거세트를 비롯해 고구마와 쌀 등을 전달했다. 간단한 전달식 후 참석자들은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을 돌아보며 분단의 현실을 체감하는 시간도 가졌다. 

때마침 도라전망대는 새 단장을 마치고 지난달 22일 개관해 우리를 맞았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143㎡ 규모로 신축된 도라전망대는 기존 장소보다 고도가 12미터 높아 북한 지역이 더욱 잘 보였다.  

양산 온누리교회 조미령 권사는 “한번도 북한 땅을 직접 보지 못했는데 담임목사님과 함께 통일기도회에 참석하게 됐다. 기도하면서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고 돌아가서도 통일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백석대 김진영 전도사(신학부)는 “북한 선교에 관심있는 신앙인들이 주변에 많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북한선교 동아리 동료학생들과 북한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동참하게 됐다”며 “북한 땅을 직접 보고 분단의 고통을 실감했으며, 이제 더욱 평화와 통일을 위해 실천하는 목회자가 될 것을 다짐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탈북민 출신으로 올 봄 목사안수를 받은 김영실 목사가 북녘을 보는 소회는 또 남달랐다. 

통일기도회를 계기로 두 번째 도라전망대를 찾았다는 김 목사는 “1997년 처참했던 고난의 행군기 당시 탈북해 온갖 고통을 겪으며 2004년 남한에 들어왔다.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살아서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며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는 사명을 따라 언젠가는 꼭 북한 땅에 가서 동포들에게도 예수님을 전하고 싶다. 성령이 역사하시면 반드시 이뤄진다. 한국교회가 복음적 통일을 위해 행동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제3 땅굴까지 도보로 견학을 마친 기도회 참석자들은 헤어지는 아쉬움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 ‘반갑습니다’ 등 손을 맞잡고 노래를 부르고 다시 한 번 통일을 위해 기도했다. 돌아오는 해거름, 다시 통일대교를 지나 서울로 향할 때 북녘에서 막 넘어온 기러기 떼들이 우리와 나란히 하늘을 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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