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교회정원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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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교회정원숲
  • 유미호 센터장
  • 승인 2018.11.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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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하나님은 에덴에 동산을 만드시고 지으신 사람을 데려다 두셨다. 낟알과 과일이 풍성했던 하나님의 정원, 에덴은 우리 모두가 골고루 풍성한 삶을 누리기에 충분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모두가 생육하고 번성케 할, ‘지키고 돌볼’ 책임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그렇게 살지 못했다.

그 결과 동산과 그 안에 거주하는 생명들은 심히 아파하고 있다. 푸르렀던 하늘은 온실이 되고 오염되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생명이 죽고 또 죽어가고 있다. 더 이상 하나님의 정원을 바라보며 감탄할 수 없게 되었다. 풍성하게 내어주는 선물조차 안심하고 받을 수 없게 되었다.

하나뿐인 동산, 하나님의 정원에 대해, 우리는 그 동안 무엇을 해왔는가? 나날이 황폐해져 머잖아 필요한 먹을거리를 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숲도 해마다 한반도만한 열대림이 사라지고 있고, 땅과 바다로는 플라스틱 등 온갖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 나는 새 등 모든 피조물이 새끼를 낳아 번성하는 복을 받았지만, 오늘도 100종 이상이 사라졌다. 우리 생명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몸은 병들고 마음마저 메말라가고 있다. 물질적으로는 풍부해졌지만, 삶은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있다. 하나님의 정원을 기억나게 하는 숲 정상에 올라도 온통 아파트와 빌딩 등 회색빛이다. 하늘도 덩달아 미세먼지로 뿌옇다.

어떻게 하면 되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모두를 위한 공간, 하늘 땅 물 벗들이 온전히 머물 수 있는 하나님의 정원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일상으로 정원을 불러들이면 되겠지? 아니 아직 하나님의 정원의 흔적이 남아있는 자리에 자연을 더 불러들이면 어떨까?

우리가 앞장서 일상은 물론 거룩한 성전으로부터 이어지는 정원숲을 조성하는 꿈을 꾼다. 교회와 마을의 크고 작은 정원숲을 이을 수만 있다면, 거기서 잃어버린 낙원 곧 하나님의 정원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최근 하나님의 정원에 대한 신학적 경험적 기억을 떠올려 지구 동산을 ‘지키고 돌보자는’ ‘교회정원숲’ 워크숍이 열렸다. 정원숲을 만들어 가꾸며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들도 이미 여럿 있다. 300여 종이나 되는 식물을 돌보고 있는 ‘비밀의정원’을 일구는 정원사 목회자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교회는 하나님의 정원에서 멀다. 130년의 교회 역사와 함께한 교회 정원숲이 있을까? 100년 이상 된 교회에 있는 나무 수령을 조사한 한 잡지사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70~80년이 고작이었던 걸로 기억난다. 교회가 성장하면서 나무가 있던 자리에 건물이 세워져왔던 것이다.

‘교회 정원숲’으로 ‘하나님의 정원’을 회복하는 꿈을 꾼다. 하나님의 정원은 모두를 향한 사랑 실천행위이자 분열된 세상을 하나로 감싸 안는 것이다. 교회 마당과 주차장, 벽면과 옥상, 그리고 무엇보다 교회와 세상을 오고가는 길에 정원숲을 만들자. 그곳에서 우리의 관계는 회복되고 쫓겨났던 생명들도 돌아오리라. 나비가 춤추고 새들이 노래하면, 사람만이 아닌 모든 만물과 함께 풍성한 찬양을 올려드릴 수 있으리라. 새들의 노래와 나뭇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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