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맞물린 교회 악재…기회로 바꾸려면

한국교회 미래를 말하다㊲-탈종교 현상과 교회의 미래 손동준 기자l승인2018.11.07 11:22:55l수정2018.11.07 15:52l14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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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기독교 강세 네덜란드…무종교인 인구 ‘역전’
한국의 젊은층 탈종교 현상 가속화…“얽매이기 싫다”

지난달 22일 네덜란드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조사에 따르면 2017년 전체 인구 가운데 ‘종교가 없다’고 답변한 사람이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종교를 가진 사람은 49%로 과거 기독교가 중심이었던 네덜란드에서 무종교인이 종교인을 앞지른 첫 사례로 기록됐다. 

종교활동에 매주 참여하는 사람은 10%에 불과했고, 한 달에 2~3번 참석하는 사람도 3%에 그쳤다. ‘탈종교’현상은 특히 젊은 층과 고학력자 계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18~25세 젊은이의 경우 3분의 1가량이 ‘종교가 있다’고 답했고(대졸 이상 고학력자 37%), 정기적으로 종교행사에 참석한다는 이는 13%였다(정기적인 종교의식 참여 12%, 75세 이상은 71%가 종교집단에 소속, 34%가 정기적으로 종교행사 참여).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6년 발표된 인구센서스에서 기독교가 전체 종교 가운데 1위로 등극하는 이변을 낳았지만 30대 이하의 비율은 눈에 띌 정도로 줄었다. 젊은층의 탈종교화는 고령화와 맞물려 한국교회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사회 속에서 교회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한국교회 미래를 말하다’에서는 무종교인 증가와 교회의 미래를 예측해봤다.
 

다음세대의 목소리를 들어라
우선적으로 생각해볼 것은 최근 한국교회의 큰 숙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나안 성도’ 문제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5년마다 실시하는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조사’ 제4차 추적조사(2017년) 결과에 따르면 5년 사이 ‘가나안 성도’가 크게 증가한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개신교인이면서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비율은 1차 조사가 진행된 1998년 11.7% 선을 꾸준히 유지해 오다가 2017년 조사에서 23.3%로 크게 증가했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얽매이기(구속받기) 싫어서’라는 응답이 44.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목회자들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어서’(14.4%), ‘교인들이 배타적이고 이기적이어서’(11.2%),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8.3%) 등의 순이었다.

한국교회는 이 응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미래교회에 대한 고민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요즘 젊은이들을 이야기할 때 ‘Spirituality But Not Religious(SBNR)’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다는 뜻입니다. 기성교회에 대한 실망이 크고 억압받고 싶지 않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의 과제나 대안도 분명해 보입니다. 젊은이들은 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하고 교회다움을 회복하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다음세대 주역인 청년들의 다양한 욕구와 영성적 흐름을 포착하고 대응한다면 위기가 아닌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시대의 변화를 캐치하라
향후 20년을 생각할 때, 기성교회의 예배만이 정답이라는 생각은 탈종교화 현상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 예배의 본질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갈수록 개인화 되고 파편화 되어 가는 사람들에게 교회를 등지지 않고 도리어 문을 두드릴 계기를 제공한다. 이미 많은 교회가 다양한 방식의 예배와 사역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젊은 목회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이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은 영국성공회와 영국 감리교회에서 사용하는 새로운 용어다. 새로운 회중을 모으고 교회를 이루기 위해 기존 교회와는 다른 기풍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서핑 하는 이들의 교회와 스키 타는 사람들을 위한 교회, 카페‧술집 교회 또는 학교 안에 있는 교회를 예로 들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은 조용하게 기지개를 켜고 있다. 송준기 목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웨이처치’의 경우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위한 ‘라이더스 처치’가 별도로 존재하고, 나도움 목사가 이끄는 ‘스탠드그라운드’는 학교 안의 교회를 세우는 일에 전념하며 각광 받고 있다. 이런 시도는 대형교회 차원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만나교회(담임:김병삼 목사)다. 교회는 주일에 예배를 드리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토요일 예배’를 도입하는가 하면 흡연자라도 부담 없이 교회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도록 파격적으로 교회 내 흡연실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시간대별로 예배의 성격을 달리 하는 방식은 이미 한국교회 여러 단위에서 시도되고 있다. 장·노년이 많이 모이는 11시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예배를 드리고 청년들이 많이 모이는 오후 3시에는 순서를 간소화 하고 열린예배를 드리는 식이다. 성공회대학교 전 총장 이정구 교수는 아예 교회 건축단계부터 이점을 고려해 다양한 예배가 동시간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4차 산업이 본격 도래하면서 예배당 공간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예측 가능한 만큼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한 교회 안에서 다양한 예배를 진행하기 위해 다수의 다양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숨겨진 영성을 두드려라
서울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우혜란 객원연구원은 ‘무종교의 시대는 오고 있는가’라는 글에서 “특정 종교집단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무종교인들’이 자동적으로 비·반종교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우 연구원은 2014년 한국갤럽의 ‘한국인의종교’ 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한국의 비·무종교인 또한 상당 부분 ‘종교적’임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한국갤럽 조사에서 35%가 과거에 종교를 가졌다고 답했고 이들 일부는 초자연적 실재의 존재는 물론이고 전통종교의 핵심 교리를 수용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들의 30%가 개인생활에서 종교가 ‘중요하다’고 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독교 안의 SBNR 현상(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음)과 마찬가지로 종교 밖 사람들 역시 ‘종교적인’ 성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미래학자이자 ‘한국교회 미래지도’의 저자인 최윤식 박사도 “점집은 매년 40%씩 성장하고 이단은 계속해서 늘어난다. 두뇌의 자동화와 인공지능 서비스 시대를 넘어서면 그 다음은 ‘영성’이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종교인 불교계에서도 이 점에 착안해 ‘마음치유’와 ‘상담’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지 정신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대중을 치유한다는 목적을 넘어 선교 내지 포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한국교회도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종교사회학)는 “기독교의 경우 영성이나 경건의 훈련을 통해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함으로써 미래인들의 내면의 종교심을 끌어낼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다만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과 구별됨이 없는 그리스도인의 모습, 세속적인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는 온갖 방법론을 가져온다 하더라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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