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아이들,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실 겁니다”

안양 박달시장에서 떡갈비 파는 청소년회복선교회 이광칠 목사 이인창 기자l승인2018.10.30 16:53:35l수정2018.10.31 09:40l14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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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시 박달시장에 가면 떡갈비를 구워서 파는 목회자가 있다. 온통 사역에 전념해도 목회가 될까 말까 한다는 데 목회자가 시장골목에서 떡갈비를 판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위기 청소년들을 위해 돌봄 현장을 지켜온 청소년회복선교회 이광칠 목사는 지난 4월 박달시장에 가게를 하나 내었다. 이 목사는 이 곳에 월세 50만원 점포를 임대해 떡갈비를 만들어 팔고 있다. 무슨 사연일까.

▲ 청소년회복선교회 이광칠 목사는 아내 박미영 사모와 함께 박달시장 내 떡갈비 점포를 개소했다. 그는 거리의 위기 청소년을 결코 포기하지 않기 위해 특별한 선택을 했다.

위기 청소년 사역을 위한 준비기간

총신대 종교교육과,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예장 합동 소속의 이광칠 목사는 한때 경기도 덕소고등학교와 부산 이사벨고등학교에서 교목으로 근무했다. 정교사가 되어 학원 복음화를 일구겠다는 비전이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하나님은 그 길을 막으셨다.

그러다 이 목사는 서울소년원에서 우연치 않은 기회에 사역을 하게 됐다. 소년원에 갓 입소한 신입반 청소년들을 위해 현장에서 3년간 말씀을 전하면서 어려움이 있는 청소년들을 돌봤다. 학교에 있을 때도 불우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컸던 그에게 어쩌면 당연한 끌림 같은 것이었다. 

주간에는 소년원을 다니고 야간에는 안양시가 운영하는 포유센터 청소년쉼터에서 활동했다. 삶이 거친 청소년들에게 욕설과 술·담배는 기본이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거부감이 드는 행동도 많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이들과 상담하고 식사를 챙기는 일을 하면 할수록 사명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마태복음 25장 40절에서 하나님께서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하는 것이 내게 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주시는 데 정말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적잖은 아이들은 부모와 인연이 끊긴 친구들입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거리 생활을 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다짐했죠.”

그렇게 2014년 청소년회복선교회를 창립하고 소년원 아이들을 위해 상담하고, 먹이고 재우는 사역을 시작했다. 위기 청소년들이 일반 교회에서 적응하기 어려운 점 때문에 2016년 교회도 개척했다.  

사실 이광칠 목사의 부친도 목회자였다. 아버지는 목회 마지막을 대전지역에서 노숙인과 고아들을 위해 사역하다 별세했다. 당시는 고생만 하는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 삶은 아들에게 신앙 유산으로 남았다.

 

▲ 이광칠 목사가 돌보고 있는 청소년들과 함께한 생일축하 파티.

떡갈비와 위기 청소년의 상관관계

이광칠 목사가 만나는 청소년들은 특히나 거친 편이다. 소년원을 다녀온 친구들도 여럿이다. 결혼을 하거나 실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청소년들도 있다. 이 목사는 현재 세 가정을 돌보며 아기용품도 보내고 있다.

거리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은 밤낮없이 연락한다. 이야기를 하고 싶고 밥을 사달라는 것이다. 불규칙적인 생활 때문에 청소년들의 영양상태는 늘 좋지 않은 편이다.

“가족과 관계가 끊기고 부모님으로 버림받은 아이들은 사랑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요. 그것을 먹을 걸로 채우는 것 같습니다. 특히 고기를 좋아합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얼굴이 편안해집니다. 저는 맛있는 것을 먹이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도 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돌봄 사역을 위해서는 늘 재정이 고민이다. 특히 안정된 생활을 위해서는 숙소가 중요하다. 그동안 소액 후원자들이 있어 도움이 되었지만 돈은 항상 부족했다. 그래서 그는 떡갈비를 팔기로 했다.

이 목사는 TV ‘서민갑부’ 프로그램에서 떡갈비를 만드는 청년 사장들을 보았다. 이거다 싶어 취지를 설명하는 편지를 직접 썼고, 청년 사장들은 기꺼이 비법을 전수해 주었다. 국내산 한돈을 사용하고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 수제 떡갈비로, 시장뿐 아니라 택배판매도 하고 있다.

초보 장사꾼에게 아직 매출은 시원치 않다. 하지만 이 목사는 바쁜 청소년 사역 속에서도 전단도 붙이고 홍보도 열심이다. 떡갈비를 만들어 파는 일은 박미영 사모가 하고 있다. 이 목사가 이만큼 특수목회 사역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조력이 절반이다.

위기 청소년들을 돌보는 것도 좋지만, 가정생활도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조심스럽게 한달 생활비를 물었을 때 “150~200만원 정도만 되면 좋겠는데…”라는 답이 돌아왔다. 15살, 12살, 9살 아들 셋을 키우기에는 여유롭지 않은 사정이 분명했다.

“가족의 사랑을 경험하기 어려운 아이들이기 때문에, 우리 가족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그동안 자주 만들었어요. 그런데 아내와 자녀들에게는 상처가 되거나 어려움이기도 했나 봅니다.” 그래서 이 목사는 늘 아내와 아들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한번은 거리 청소년들을 위해 방을 빌렸는데, 남자 아이들이 여자 친구들을 데리고 자겠다고 무작정 떼를 썼다. 물론 원칙에 따라 지도했지만, 이 목사가 없는 틈을 타 집을 찾아가 협박하고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 사랑으로 돌봤는데 돌아온 것은 상처였던 것이다. 시장 옆 상인에게 이 목사 이름을 팔아 돈을 가져간 웃지 못 할 경우도 가끔 있다.

“아이들은 마음에 쓴뿌리가 강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사람을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보람은 있다

이광칠 목사는 ‘아버지에게’로 시작하는 편지들을 내놓으며 자랑했다. 소년원에서 만나고 쉼터에서 만난 친구들이 자립의 길을 가면서 이 목사를 부르는 호칭이 아버지이다. 그가 결코 포기하지 않아 생기는 이런 변화 때문에라도 청소년 사역을 멈출 수가 없다.

떡갈비를 시작하면서, 박달시장 인근으로 교회 장소도 옮겼다. 관양동 7평에서 박달동 40평으로 옮겼으니 성장이라면 성장이다. 사실은 3년째 방치된 4층 공간을 임대료 50만원에 빌려 어렵게 리모델링을 마쳤다. 간판은 3년 전 떠난 기존 교회 이름 그대로이다. 간판 교체비는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올 여름에는 옥상 열기를 선풍기로 버텨냈지만, 추워지는 날씨에 난방기가 없는 것은 고민이다. 그래도 강단과 피아노, 의자들은 여기저기서 깨끗한 것을 보내줘 꽤 깔끔하게 내부를 꾸몄다. 기자가 방문한 날, 예배당은 언제 올지 모를 청소년들을 기다리며 찬양으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이광칠 목사의 장기비전은 확고하다. 교회와, 숙소, 일터가 같이 있는 ‘청소년희망자립센터’이다. 위기 청소년들이 기성교회에 와서 적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이광칠 목사와 같은 위기 청소년들을 위한 특수목회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동행하는 손길이 필요하다.

이 목사는 많은 한국교회가 위기 청소년들에 대한 편견보다 사랑의 눈길을 당부했다.

“이 아이들은 영혼구원의 대상이지 포기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가출한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탈출한 것입니다. 가해자이자 피해자입니다. 그 아이들을 우리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후원: 농협 829-02-179918 이광칠)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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