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꿈구는 박학기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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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 꿈구는 박학기 집사
  • 승인 2004.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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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크리스천들로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TV를 시청하다 보면 D제약회사의 CF 중 다음과 같은 노래가 안방을 가득채운다.

‘작은 가슴 가슴마다 고운 사랑모아 우리 함께 만들어 가요 아름다운 세상’ 이쯤하면 음악에 조예가 있는 독자라면 누구의 노래인지 바로 알 것이다.

이 노래(아름다운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가수 박학기 집사(일산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다. 박 집사는 지난 1988년 11월 ‘우리노래 전시회’라는 곡으로 가요계에 데뷔해 ‘아름다운 세상’, ‘자꾸 서성이게 돼’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고 현재는 TBS교통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의 한 코너 ‘달빛으로 가는 자동차’에서 청취자들과 한 밤의 데이트에 한창이다. 또, 그룹 ‘여행 스케치’ 등이 소속돼 있는 음반기획사(타임뮤직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이사로도 활동하며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다.

아주 늦은 시간 약속시간 보다 조금 늦게 방송국에 도착한 박 집사가 멋쩍어 하며 한마디 건넨다.

“원래 주일은 방송국에 일찍 도착하는데 운동 후 깜박하고 핸드폰을 두고 오는 바람에 조금 늦었어요. 많이 기다리셨죠? 죄송해요.”

그러한 연유로 조금 특별한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스튜디오내에서 인터뷰를 하게 된 것.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박 집사는 조금씩 지나온 삶에 젖어들었다.

박 집사는 중학교 2학년 되던 해 부활주일날 친구의 손에 이끌려 교회를 가게됐다. “어린시절엔 신앙도 신앙이지만 남자들 같은 경우에 예쁜 여학생 있으면 교회에 가잖아요” 웃음 가득 지으며 예배당에 처음 발을 들였던 날을 더듬었다.

“당시 교회에 처음 갔을 때 세상에선 느낄 수 없었던 안락한 분위기가 좋았었고 또, 첫 눈에 반해버린 여학생이 있었어요. 그래서 처음엔 한 마디 말도 건네지 못하고 그 여학생 보는 즐거움으로 교회를 갔죠.”

하지만 6개월 정도의 세월이 흐른 후 맘에 드는 그 여학생은 보이지 않았고 이사를 갔다는 후문에 박 집사도 덩달아 교회를 떠나게 됐다. 한참의 세월이 흐른 후 박 집사와 그 여학생은 다시 만나게 됐고 지금은 아내가 되어 행복한 삶을 동행하고 있다.

“아주 세밀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께 많은 감사를 드렸어요” 가수의 길에 앞서 20여 년 전 미술을 꿈꿨었던 박 집사는 화실 선배였던 가수 하덕규 교수(천안대학교 실용음악과)가 살던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됐고 당시만 해도 뜨겁지 못한 신앙을 안타까워한 하 교수의 끊임없는 전도가 시작됐다.

“정말이지 주일만 되면 전화가 걸려와 ‘학기야! 새벽예배 가지 않을래?’ 잠시 후 또 벨이 울려 ‘오전예배 가자, 저녁예배 가자’며 저를 붙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 덕분에 덕규형과 함께 다시 교회를 출석하기 시작했죠”

그 후 어머니와 형이 있는 경기도 안양에 함께 살게 되면서 믿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당시 가수로서 이름이 알려지게 되면서 가족과 함께 다니던 교회행사에서 찬양을 불러달라는 제의가 들어왔고 그는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당장 내일 불러야 하는 찬양을 선곡하다 보니 채 믿음이 성장히기 전이었던 저에게는 모든 찬양이 거짓말 밖에 안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제 신앙에 맞는 가사를 붙여 곡을 하나 만들어 버렸죠”

‘난 아직 당신을 잘 알지 못해요 하지만 오늘 밤 기도드릴께요 언젠가 따스한 당신품에 안겨 기쁨으로 찬송할 수 있도록 수많은 날들을 긴 어둠속에서 내가 방황하는 것조차 모르고 살았죠 이젠 알게 해줘요 당신의 사랑을 깊게 잠든 내 영혼이 깨어날 수 있도록 난 아직 당신을 잘 알진 못해요 하지만 기도 드릴께요 난 아직 성경도 잘 알지 못해요 하지만 오늘 밤 기도드릴께요 앙상히 메마른 우리의 가슴에 당신 사랑 가득 차게 해줘요 들어줘요 어설픈 내 기도를’

교회 행사때 부를 찬양을 직접 작곡하면서 그 찬양(나의 기도)은 곧 자신의 신앙고백이 되었다. 항상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켜주시며 함께 동행하신다는 것을 확신하지만 성령충만한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며 조심스레 자신의 신앙관을 내비췄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모두가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전한 박 집사는 가족사랑을 제일 첫째로 생각한다. 가족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더 이상 만나지 않을 정도로 가족사랑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또 보이는 가족도 사랑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눈으로 보이지 않는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겠냐는 것이 박 집사의 말이다.

“현대사회는 가족의 소중함을 잊게 만드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즈음 사회 전반적으로 깨어지는 가정이 많은데 참 안타까워요. 초심의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특히 부인에게는 결혼하기 전 마음을 얻기 위해 밤하늘의 별도 따줄 수 있을 것처럼 행동하다 어느새 시간이 흐르면 감정이 무뎌지게 돼죠. 그러한 관계가 계속되다 보면 결과가 좋지 않더라구요. 또 그런 사람들은 타인들에게도 마찮가지죠. 자신들이 필요하다 생각하면 나를 만나다가 정작 자신의 필요를 채우면 저 역시 버림을 당하게 되더라구요”

박 집사는 가족에게 가장으로서의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였다. 지방공연이나 행사가 있을 시에도 공연이 끝나는 대로 집을 향했고 사적인 일로는 지금까지 단 한번의 외박도 없는 훌륭한 가장이다.

또, 각각 초등학교 5학년과 1학년인 두 딸아이에게도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고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박 집사는 요즘 즐거운 마음으로 주일학교 다니는 두 딸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박 집사는 직업상 대중음악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부르는 한곡 한곡마다 예수님의 사랑이 깃든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싶어한다.

박 집사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음악을 그만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지만 한계에 부딪혀 힘들었었다.

자신의 음악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잘 알지 못해도 실력과 기술이 늘어난 것보다 나에게 보이는 음악들이 더 좋아 보였었기에 자신의 작아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 당시 모차르트, 베토벤과 같은 음악가들의 자서전을 많이 읽었어요. 우리는 흔히 그 사람들을 음악의 거장이라 칭하지만 그들 또한 자신의 음악적 한계를 고민하는 고통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때 ‘어디까지 갈 것이다’가 아니라 그냥 가고 있는 다시말해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일이 하나님께서 예비해두신 진행중이란 사실을 알았어요. 또 끊임없이 노력해 나간다는 것을요.”

자신이 힘들었던 한계의 고민들에 대한 숙제를 그 누구보다 빨리 해결했기 때문인지 박 집사는 매일 밤 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능숙한 솜씨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애청자들의 귀를 즐겁게하고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물한다.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시작되는 한 주간 힘겨워하는 많은 애청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세상을 살다보면 빛나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는 것 같죠? 또 그 빛나는 사람들에 의해 이 세상이 움직여 지는 것 같기도 하구 말이죠. 제가 예전에 대학로에서 공연을 마친 후 팬들에게서 장미꽃 다발을 선물 받았는데, 집에 와서 가만 쳐다 보고 있으니 정작 장미는 몇 송이 되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장미를 감싸고 있는 안개꽃은 수천, 아니 만송이는 넘는 것 같았어요. 그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아! 무수하게 평범한 수많은 안개꽃으로 인해 장미꽃이 더욱 빛날 수 있구나 하는 것을요. 지금 이시간 방송 듣고 계신 무수한 안개꽃 같은 분들이 평범함을 잃지 않고 묵묵히 일하기 때문에 이세상은 움직여지고 아름다워지는 거랍니다.”

‘아름다운 세상’의 주인공 가수 박학기 집사는 ‘달빛으로 가는 자동차’에서 마지막 노래를 띄우며 소망한다. 프로그램을 청취하고 있는 모든 애청자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알 수 있도록

송준영기자(j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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