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않은 채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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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않은 채 믿었기 때문이다
  • 정성진 목사
  • 승인 2018.10.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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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이전 것은 지나갔고 새것이 되었다’ 이는 우리가 예수님을 믿을 때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말처럼 들린다. 왜 그런가? 주님을 믿지만 여전히 똑같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피조물이긴 커녕 예전에 짓던 죄를 반복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이는 우리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사도바울 역시 이런 고민에 깊이 빠졌었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은 하지 않고 도리어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공동번역 롬 7:15)”

그렇다면 ‘해서는 안 되는 생각’은 어디서 온 것인가?

이러한 생각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나오는 것이지만 사실, 오랜 시간 동안 내 안에 만들어진 것이다. 세상 속에 살면서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기고, 경험했던 것들이 첩첩히 쌓여 만들어진 나의 모습이다. 사도바울은 이것의 존재를 ‘옛사람(old self)’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말하는 옛사람은 영어의 표현처럼 ‘오랜(old)’시간이 흐르는 동안 첩첩히 쌓인 ‘자아(self)’를 말한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엡 4:22)”

삶 속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옛 사람’의 지배를 받는다. 그것의 동기는 당연히 ‘유혹의 욕심’ 즉, 욕망이다.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이 나를 지배한다. 사도바울 역시 이 문제로 매우 괴로워했다. 그러다 놀라운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 안에 있는 것의 정체, 바로 죄였다.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롬 7:19~20)”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으로 인해 본질적인 죄에서 구원받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해결되지 않은 나의 옛 사람, 오래된 습관이 존재한다. 이것이 로마서 7장에서 말하는 죄이다. 왜 예수를 믿어도 변하지 않는가? 바로 버리지 않은 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믿지 않는 자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그리스도인이 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말씀을 삶의 지표로 붙들어야 한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눅 9:23)” 여기서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마음의 훈련이요, 제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육신의  훈련이다.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새 사람을 입기 위해서는 꾸준한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사도바울 역시 자랑스럽게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라고 고백한 것이다. 

버리지 않은 채 믿었던 한국교회의 민낯이 여기저기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러면서 교회개혁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개혁이 무엇인가? 옛 옷을 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다.

함께 고민해보자. 내가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붙잡고 살아가는 욕망의 정체는 무엇인가? 새 사람 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꾸준한 훈련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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