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엔 모두 청년?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한국교회 미래를 말하다(35) - 인구구조의 변화와 교회 시스템 한현구 기자l승인2018.10.26 10:32:43l수정2018.10.26 17:12l14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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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가족이라고 하면 엄마와 아빠, 그리고 두 자녀로 구성된 화목한 집안을 떠올렸다. 하지만 4인 가족이 가장 일반적인 가구 형태라는 것도 이제 옛말이 된 듯하다. 이젠 나 홀로 생활하는 1인 가구가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가구 형태가 됐다. 지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처음으로 1인 가구가 가구 형태 비중 1위에 올라섰다. 

1인 가구의 급증은 경제 구조까지 바꿔 놨다. 혼자서도 쉽게 조리할 수 있는 간편 음식들, 한 명의 생활패턴에 맞춘 작은 가전제품과 가구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음식점에서도 혼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좌석이 대폭 늘어났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떨까. 이번 주는 급변하는 인구구조의 변화 양상과 그에 따른 교회 시스템의 변화에 대해 짚어봤다.

▲ 1인 가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교회 구조 개선의 필요성도 함께 요구되고 있다.(자료:통계청)

서울 청년 40%는 1인 가구

1990년만 해도 9% 수준에 머물렀던 1인 가구 비중은 그야말로 무서운 기세로 급증했다. 2017년 조사에서 나타난 1인 가구는 총 561만 8,677가구로 전체 가구 대비 28.6%를 차지했다. 가구 비중으로 보면 27년 만에 무려 3배나 넘게 증가한 것이다.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2030년엔 우리나라의 1인 가구가 719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33%, 즉 전체 가구 중 3분의 1이 1인 가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청년 세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2017년 기준으로 25~44세 사이의 1인 가구는 총 194만 4,526가구로 같은 연령대 전체 가구 대비 32%를 차지했다. 지난 2000년 조사에서 25~44세의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율이 13.0%로 집계됐음을 생각한다면 ‘나 홀로 청년’들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N포 세대라 불리는 청년 세대의 좌절감과 떼 놓고 생각하기 힘들다. 취업전선을 뚫는 것부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취업 이후에도 경제적 박탈감이 계속되는 청년 세대에게 결혼 자금과 양육비용은 너무도 큰 짐으로 다가온다. 이젠 아직 결혼을 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미혼’보다 결혼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 ‘비혼’이라는 말이 더 빈번하게 쓰일 정도다.

지역으로 따지면 대학과 일자리가 집중된 서울이 단연 돋보인다. 2017년 기준 서울의 1인 가구 비율은 31.0%로 전국 평균 비율인 28.6%를 상회한다. 특히 25~44세의 경우는 상당히 놀랄만한 수치다. 서울 거주 25~44세 인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40.9%로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가구가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부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통계에서 보듯 청년 1인 가구를 고려한 교회 구조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단순히 결혼 이후를 장년, 결혼 전을 청년으로 구분하는 기존 시스템으로는 훌쩍 넓어진 청년의 범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30~40대 비혼 1인 가구도 상당히 많은 요즘 장년 그룹과 청년 그룹 어디에도 섞이지 못해 교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행히도 청년 1인 가구 비율이 상당한 서울 지역 교회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남서울교회(담임:화종부 목사)의 경우 청년 1부는 만 26세까지로 제한하고 2부는 30대, 3부는 40대가 주류가 되어 활동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이가 많은 비혼 청년들이 늘었고 이들을 위한 공동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삼일교회(담임:송태근 목사) 역시 오는 11월부터 20대·30대·40대 등 나이 별로 묶어 청년부를 재편한다. 대학청년부 박수관 목사는 “나이와 관계없이 잘 적응하는 청년도 있지만 나이 차 때문에 소통하기 어려워하는 청년들도 종종 있었다”면서 “공감대가 많은 세대끼리 묶어 나눔과 소통을 원활히 하기위해 청년부 재편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2인 이상의 다인 가구에 비해 1인 가구 청년들은 가나안 성도의 비중이 비교적 높고 교회 봉사 참여에 소극적이라는 점도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졌다. 성석환 교수(장신대)는 “익명성을 보장받기 원하는 1인 가구 청년들은 공동체에서 주목받지 않는 대형교회를 선호하면서 작은 교회들은 더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며 “1인 가구 청년들이 교회 공동체 교제나 봉사에 소극적인 문제 역시 고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서울이나 수도권과는 반대로 시골 교회에서는 노년층의 증가가 고민이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역도 상당수다. 시골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실버목회 모델 개발은 물론 홀로 남겨진 노년 1인 가구를 위한 사역도 준비돼야 할 시점이다.

 

외로운 이들 위로할 사역 절실

1인 가구의 문제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단순히 교회 내 소통의 어려움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인 가구의 행복 지수는 5.8점으로 2인 가구(6.3점)나 3인 가구(6.4점), 4인 가구(6.5점)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여건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014년 가구 유형별 소득계층 비중을 분석한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중 저소득층의 비율은 45.1%로 2인 이상 가구 중 저소득층 비율인 10.9%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제 교회는 인구구조 변화에 발맞춘 부서만 마련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성석환 교수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고는 하지만 이들도 한 편으론 타인과 연결되기 원하고 공동체에서 나눔과 쉼을 얻고자 하는 갈망이 크다”면서 “교회가 이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품고 위로한다면 청년 선교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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