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없는 종교개혁 그만! 작은 믿음의 실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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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없는 종교개혁 그만! 작은 믿음의 실천부터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10.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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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개혁 501주년, 한국교회는?
▲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낸 한국교회는 개혁교회 전통과 가치를 찾기 위해 내년 츠빙글리 500주년을 더욱 의미있게 기념해야 한다. 사진은 츠빙글리가 종교개혁을 일으킨 취리히 그로스뮌스터교회. 사진=주도홍 교수

작년 이맘 때, 어쩌면 한 해 전체를 돌아봐서도 한국교회 최대 이슈는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이었다. 비록 국내에서 루터교회의 교세는 적지만, 종교개혁의 출발점이 됐던 루터 종교개혁의 기치와 정신을 높이 평가한 한국교회는 열기 속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들을 전개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약 일 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 안에서는 마치 ‘종교개혁’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듯하다. 10월 28일 종교개혁기념주일, 10월 30일 종교개혁기념일이 코앞에 다가온 순간임에도 종종 볼 수 있었던 종교개혁 기념행사 공지조차 발견하기 어렵다. 

종교개혁 500주년 한국교회 무얼 남겼나
각 교단별로도 변화와 갱신을 다짐하는 종교개혁 500주년 선언문이 발표됐지만, 올해는 그 어떤 곳에서도 종교개혁이라는 표현을 찾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개혁 아래 발표된 수많은 선언문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내 보수와 진보의 갈등, 교단 간 갈등은 여전하다. 

지난해 종교개혁 기념사업이 한창일 당시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이은선 교수는 “한국교회가 진정한 개혁은 없이 종교개혁을 소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루터 등 종교개혁가들이 제시한 당시대 새로운 목회자상을 기준으로 삼아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윤리갱신을 고민해야 한다”며 갱신의제를 제안했다.

지난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은선 교수는 “교회 전체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연합기관도 없고 통일문제만 하더라도 무엇을 해야 할 대표성 있는 교계단체도 없다”며 500주년 기념사업이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했던 한국교회의 모든 노력이 허사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종교개혁 501주년은 500주년을 딛고 새롭게 변화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501년째 되는 종교개혁을 어떻게 기념했고 이후에는 어떻게 개혁을 완성해갈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종교개혁, 501주년, 개혁은 지금부터
서현교회 이상화 목사는 “한국교회 사역에서 지속성이 떨어지는 현상 때문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했던 가치가 더 나아가지 못한 것 같다. 이런 현상은 개혁의지가 실종된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우리 교회라도 작은 실천 차원에서 올해 종교개혁 501주년은 교인들과 의미있는 사업을 하나 하기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예장 합동 소속의 서현교회와 예장 통합 소속의 덕수교회가 강단 교류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양 교단 간 강단교류가 흔치 않았다. 교단 간 벽을 허무는 의미 차원에서 기획된 것으로 이 목사는 이런 작은 실천 속에서 종교개혁의 가치를 성도들 안에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는 “지금의 한국교회를 보면 답이 없을 정도로 답답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기본부터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신학교육에서 바뀌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 차원의 신학교육 개혁은 단기적인 차원이 아니라 중장기적 과제로 보고 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목사는 “루터가 종교개혁을 할 당시 매우 중요하게 고려했던 것이 신학교육이었다”면서 “신학교들이 교단 기득권들의 정치 영향력에서 벗어나 신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문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동참한 가운데 한국교회 범국민 캠페인으로 전개됐던 ‘나부터’ 캠페인은 지난 한해 전국교회 운동으로 전개됐다. 
풀뿌리 교회까지 캠페인이 확산되지 못했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나부터 캠페인은 교회의 개혁과 사회의 변화를 위한 기독교 신앙인들의 사명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주목할 점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넘어서도 나부터 캠페인이 교회 개혁을 위한 일상적 프로그램이 되도록 하고, 대중적 수용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사단법인을 꾸릴 예정이란 것이다. ‘나부터 캠페인’은 장기적이고 범국민 차원의 운동이 전개될 수 있도록 사단법인 체제 아래에서 운영되며 주요 교단과 교회들과 함께 장단기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다만 사단법인 체제 아래 또 하나의 교계 단체로 남지 않기 위한 각고의 노력도 앞으로 요구된다. 

2019년 또다른 종교개혁 500주년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한 한국교회이지만, 잊고 있는 인물이 한명 있다. 바로 개혁주의 신학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는 스위스 출신의 츠빙글리(1484~1531)이다. 츠빙글리는 개혁주의 신앙과 전통을 따르는 한국교회 실정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여길 수는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루터의 종교개혁이 1517년이었다면, 츠빙글리의 종교개혁은 그로부터 2년 후인 1519년에 시작됐다. 츠빙글리가 1519년 1월 1일 스위스 취리히 그로스뮌스터교회에서 종교개혁과 복음을 강조하는 설교를 했던 날이다. 

사실 츠빙글리 본인은 1531년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하인리히 불링거가 신학을 계승하고 존 칼빈이 완성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백석대 부총장 주도홍 교수는 “루터의 그늘에 가려 츠빙글리는 한국교회 안에서는 마치 잊혀진 존재처럼 여겨지지만, 칼빈에 의해 완성돼 개혁주의가 유럽과 북미를 거쳐 19세기 한반도에까지 상륙할 수 있었던 역사를 생각해야 한다”며 “츠빙글리 신학이 21세기 한국 장로교회와 개혁교회 뿌리를 같이 하는 교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념사업을 위해 지난 7월에는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개혁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위원회를 결성됐다. 개혁교회 종교개혁 기념사업이 사업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교회 유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향후 노력이 주목된다. 

안양대 이은선 교수는 “츠빙글리의 종교개혁과 역사를 짚어보면서 개혁자의 종교개혁 정신이 성도들에게 전해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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