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예수, 현실 세계에서 살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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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예수, 현실 세계에서 살아내자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0.22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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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봅시다-SNS 속 허세신앙

손가락만 활발…기본‧균형 갖춰야

내 SNS 타임라인을 보면 이토록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따로 없다. 교회와 예수, 복음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런 내가 스스로를 돌아보면 사실 부끄러울 따름이다.

과거의 어느 특정 시점의 뜨거움들 제외하면 그다지 크리스천다운 내면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말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누구를 지목해서 정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 계속 내 이야기로 이어가겠다. 크리스천으로서 내 모습을 신체별로 가장 활발한 부분을 크게 그려 표현해 보자면 아마 손가락이 가장 클 것이다. 입은 그 다음으로 비대하고, 심장은 귤 반쪽보다 작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손과 발은 바늘처럼 가늘어서 현미경으로 보지 않으면 있었는지조차 모를 정도일 것이다. 한 마디로 기형이다.

꾸준히 말씀을 꼭꼭 씹어서 묵상하던 때가 언제이며, 무릎 꿇고 골방에 들어가 기도로 하나님과 깊은 대화를 나눈 것이 언제던가. 예배는 주일 예배면 ‘다 이루었다’ 하고, 수요예배나 금요철야, 새벽기도는 ‘바쁜 나는 갈 수 없고, 할 일 없는 사람이나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운 적은 언제던가.

무엇보다 내가 쓰는 글의 방아쇠는 늘 내가 아니라 타인에게 향해 있다. 나는 완전하니 네가 바르게 돼야 복음이 살고 교회가 살고 예수가 산다고 말한다.

사실 나는 잘 알고 있다. 어느 대형교회가 저질렀다는 금전문제, 어느 목회자의 성적 타락, 이 모든 것이 나의 속에 동일하게 존재하는 것임을.

‘암 박사’로 잘 알려진 외과 전문의 이병욱 원장은 암과 신앙인의 삶을 비교하면서 제대로 먹고 제대로 호흡하고, 제대로 자고, 제대로 운동하는 것만 잘 지켜도 어느 정도 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앙인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먹고(말씀), 제대로 호흡하고(기도), 제대로 자고(묵상), 제대로 운동(섬김)만 해도 건강한 신앙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흔히 우리는 나쁜 짓을 한 사람을 일러 ‘사회의 암적인 존재’라고 말한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한국 교회를 마치 사회의 암적인 존재처럼 여기는 이들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교회가 어떻든 복음이 어떻든 관계없이 그냥 교회가 싫다는 것이다. 교회의 이미지가 이토록 하락된 것은 나부터 신앙인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밤이 어두울수록 빛은 더 가치를 빛낸다. 이제는 SNS에서만 작은예수가 아니라 실제 삶에서 작은예수를 살아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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