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도심 교회에는 음악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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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도심 교회에는 음악이 흐른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0.2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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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기도해 주는 시간
종교교회‧성공회서울성당이 선사하는 ‘음악선물’
▲ 지난 9월 종교교회에서 열린 광화문 음악회 1주년 기념 공연.

종교교회, 광화문 음악회

지난 18일 종교교회 2층에서는 아름다운 성악의 향연이 펼쳐졌다. 종교교회(담임:최이우 목사)가 장소를 제공하고 현대해상이 후원하는 14번째 광화문 음악회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펼쳐진 것.

이날 출연한 성악 그룹 ‘라루체’는 ‘밤의 여왕 아리아’와 ‘못잊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등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명곡들을 열창하며 깊어 가는 가을밤을 노래로 가득 채웠다.

서울의 중심지인 광화문에서 펼쳐지는 ‘광화문 음악회’는 종교교회가 지난해 9월 21일 ‘음악을 통한 시민들과의 만남’이라는 취지로 교회 공간을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개방하면서 시작했다.

바쁜 도시의 일상 속에서 음악회라는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은 흥미롭고 신선한 일이다. ‘광화문 음악회’에서는 바흐와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을 비롯해 현대의 음악에 이르기까지 걸출한 예술가들의 숨결을 다양한 소재의 악기로 살려내어 선보임으로서 도시 공간에서 쉼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안식의 시간을 제공한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종교교회는 문턱을 낮춰 시민들이 편하게 교회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수준 높은 공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음악회 뿐 아니라 교인들이 건네는 따뜻한 차와 간식은 찾아온 이들의 마음을 녹인다.

지난달에는 광화문 음악회 1주년 기념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공연에서는 플롯과 하프의 앙상블이 풍성한 무대를 연출했다. 교회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한 수준 높은 공연을 통해 광화문이 차가운 도심이 아니라 음악으로 따뜻한 지역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종교교회 담임 최이우 목사는 이 행사가 교회만의 행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최 목사는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선교 목적을 떠나 정말 지역 주민을 위해 섬기는 것도 교회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종교교회는 좋은 노래를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매달 장소를 제공할 예정이고, 음악회가 열리는 동안 참여한 주민들을 위해 섬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 성공회 수요 정오음악회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해마다 4~5월과 9~10월 정오 음악회를 연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주교좌성당은 클래식 음악회를 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성당 내부는 예배에 쓰이는 오르간이 구비돼 있을 뿐 아니라 소리가 퍼지지 않고 집중되도록 설계돼 있어 별도의 복잡한 음향장치 없이도 깨끗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피아니스트 김대진이 2001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세트를 연주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음악회는 매주 수요일 낮 12시 20분부터 30분가량 진행된다. 수준 높은 공연임에도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이미 10월 3일과 10일, 17일에 3번의 음악회가 진행됐다. 24일에는 성악앙상블 에스싱어즈가 공연한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성악가들과 피아니스트들이 정수정 지휘자를 중심으로 창단된 단체다. 지휘자 동생인 정수경이 창단한 기악 앙상블 ‘에스 솔로이스츠’와 자매 앙상블로 ‘따로 또 같이’ 다양한 형태의 융합연주를 기획하고 있다. 이번 연주에서는 이탈리아, 멜시코, 영국 등 여러 나라의 다양한 대중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 31일에는 ‘모두를 위한 위로’라는 제목으로 안소이(오르간), 배현희(바이올린)의 연주를 선보인다. 정오음악회는 이번 10월 공연을 홍보하면서 “음악이 인간에게 주는 위안은 어떤 것일까. 오르간이 주는 위로는 어떤 느낌일까.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보다 성당의 울림을 타고 가슴을 스치는 오르간의 감미로운 선율이 더 큰 힘으로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성공회서울주교좌성당은 “4월과 5월, 그리고 9월과 10월, 그렇게 16번, 그리 많지 않은 시간”이라며 “음악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기도해주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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