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대통령
상태바
사랑에 빠진 대통령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8.10.16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석준의 시사영어 - 64

군 생활 중, 고참들은 가끔 연애편지를 써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이전에 써준 내용을 무척 맘에 들어 했던 한 선임이 부대 안에 소문을 내면서 생긴 일이었다. 미국비자를 받기가 무척 어려웠던 시절, 그러나 너무 쉽게 발급승인을 받은 나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행을 인솔하여 미국으로 건너갔다. 강의와 큰 행사의 통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생각할수록 너무 재미있고 감사한 일은, 결혼하기 전까지 난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일이 없다는 것과, 나의 미국초행길에는 이미 영어를 잘하는 유학파 미국통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최근 ‘트럼프’가 연설 중에 “나는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We fel in love)” “시진핑’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닌 것 같다(Maybe not my friend anymore)”고 했다. ‘무슨 사랑타령일까?’ 우리의 일반적 ‘love’의 개념으로만 이해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미국의 내 친구들은 맘에 드는 물건을 보거나, 음식이 입에만 맞아도, ‘I love it.’을 연발한다. 결국 ‘트럼프’의 속마음에 감추어진 “애국주의(patriotism is the ideology of love and devotion to homeland)”가 은유적으로 세상에 나왔음을 뜻하는 언급이다. ‘Michael Douglas’가 주연한 영화 “대통령의 연인(The American President)”이 있다. 대통령도 사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직위와 사랑이라는 인간 본성사이에 충돌이 일어나면, 대통령은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까?라는 일반적 질문을 갖는 내용이다. 번역의 차이다. 사실 이 영화는 영어의 원래 제목처럼 백악관에서 내려지는 아주 복잡한 결단들을 포함해서, 그야말로 ‘미국의 대통령’이란 어떤 자리인가에 대한 현장감 있는 표현을 했다.

인천송도에서 ‘세계여자골프 국가대항전(UL International Crown)’이 열렸다. 200만 달러의 총상금뿐만 아니라, 세계랭킹프로들이 국가 간의 자존심을 건 민낯대회였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박성연, 유소연, 김인경, 전인지 등 네 명이 잉글랜드, 미국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모처럼만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태극기가 게양됐다. 이 모습은 연 칠만 오천에 이르는 갤러리들과 함께 전 세계에 중계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