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많이 불편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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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많이 불편한 사람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0.16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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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이란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모든 종류의 편견이 섞인 언어적 표현을 쓰지 말자는 신념 혹은 사회 운동이다. 최근 들어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서도 이런 신념을 반영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흑인이나 여성이 슈퍼히어로의 역할을 맡는다든지 하는 것이 그 예다.

사회적 소수자도 존중 받아야 한다는 것은 백번 옳은 일이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PC가 지나치게 강요하는 방식이거나, 부적절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이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를 레즈비언으로 그려달라고 SNS상에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1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위회 인권센터가 개최한 ‘한국교회 인권교육 실태조사 연구보고회’는 ‘PC의 잔치’ 같았다. 감리교와 기장, 예장 통합, 파이디온선교회, 한국어린이전도협회에서 나온 여름성경학교 교재를 PC의 기준으로 평가했는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한 해석이 이어졌다.

이런 식이다. 교재에 등장하는 성서 본문의 주인공이 모두 남성이라고 지적하고, 삽화에 비장애인만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마을 사람들을 그린 평범한 삽화가 연령에 따른 위계 서열을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스라엘 포로시절 바벨론 노예 신분이 된 다니엘의 이야기를 하면서 식민지, 제국주의, 노예제도의 반인권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는 대목이었다. 

인권센터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을 이번 연구의 분석준거로 삼았다고 했다. 그런데 성경의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의 시대 배경이나 상황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은 것 같다. 

이 기준으로 보면 예수님조차 자유로울 수 있을까. 성경 속에도 시대 배경을 제하고 보면 불편한 내용 천지일 텐데 깊은 말씀 묵상은 가능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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