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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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교회
  • 김학중 목사
  • 승인 2018.10.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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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 목사/꿈의교회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저를 보더니 이렇게 묻습니다. “이거는 제가 의례적으로 드리는 질문인데, 혹시 스트레스 많이 받지 않으셨죠?” 왜냐고 물으니까 이렇게 말합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은 분이 있어서, 먼저 물어본 것입니다.” 그 질문에 괜히 신경쓰이긴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검진 결과는 괜찮았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들어본 말 중에 하나가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다”입니다. 몸에 이상 증세가 있어서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이 주로 하는 질문이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으세요?”입니다. 그 때 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저 없이 “네!”라고 대답합니다. 모든 질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만큼이나 모든 질병을 예방하는 기초 방법도 유명합니다. 그것은 바로 ‘손 씻기’입니다. 이것은 사계절을 막론하고 국가에서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공지하는 기초 예방법입니다.

2013년 한 비영리기관은 장티푸스와 콜레라 등의 질병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남아공의 빈민가 아이들을에게 손 씻기 만으로 예방할 수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 손 씻기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주최측은 아이들이 자발적인 손 씻기를 유도하기 위해 투명한 비누 안에 장난감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비누 속에 있는 장난감을 꺼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손을 자주 씻게 되었고, 이후 질병 발병률이 70%나 감소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연구도 나왔습니다. 참가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손을 씻은 참가자들은 설탕이 많이 들어간 쿠키를 비교적 적게 고르는 등 손을 씻지 않는 참가자들에 비해 건강에 좋은 음식을 고르는 비율이 훨씬 더 높았습니다. 식사를 하러 가기 전, 깨끗하게 손을 씻으면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자아가 활성화되고, 이런 자아를 바탕으로 식사에 있어서 더 건강한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부드럽게 개입하는 것’을 ‘넛지효과(Nudge Effect)’라고 부릅니다. 금지와 명령이 아닌 팔꿈치로 옆구리를 툭 치는 것 같은 부드러운 권유로 타인의 바른 선택을 돕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억지로라도 이끌어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연구에서 보다시피 강압적인 명령으로 움직이게 하기 보다는 구성원들이 의식하지 않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으며 성과를 올리는 방식이 점점 효과적으로 되고 있음을 봅니다.

교회에도 이제 이처럼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조건적인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쳐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물론 세상이 강압을 원치 않는다고 해서 복음전파 사명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어떻게 전할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내 주변 이들에게 하나님의 복음을 부드럽게 전하며, 나의 삶을 본 그들이 스스로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넛지전도’가 필요합니다. 누구를 만나든지, 어디에 가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그리스도의 향기를 부드럽게 전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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