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교회협의 석가탄신일 축하메시지 바람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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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교회협의 석가탄신일 축하메시지 바람직한가?
  • 승인 200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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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신학적으로 인정하는 것”

금년 석가탄일에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불기 2545년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불교 조계종에 보냈다. 축하내용을 요약하면 불교는 “과거 1천5백년 전통에서 한민족에게 한을 넘어 희망을 주어 온 것 같이 더욱 밝은 등불로 세상을 환히”밝혀 주었다는 것이다. 또 부언하기를 “부처님의 보리심에 입각한 대자대비의 가르침이 불자들을 통해 이 땅에 널리 퍼진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훨씬 밝고 희망이 있다”고 하였다.

교회협의 이 축하메시지는 몇 년째인데, 실은 불교 탄일 축하메시지를 처음 시도한 자는 진보계통의 종교 다원주의 신학자였다. 그는 기독교 사상에서 장문의 글로 불교를 찬양하면서 축하메시지를 보내었다. 그 후에 그 교단에 속한 한 장로교회는 석가 탄일에는 자기 교회 앞에 석가 탄생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크게 걸어주는 것이 연례행사가 됐고, 거기에 대한 화답으로 인근의 절은 성탄절에 성탄 축하 등을 달아준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두 종교가 축하를 교환하는 것에 대해 물론 기독교는 한 부분이지만 사회는 대단히 환영일색이다. 배타적 종교인들이 마음 문을 여는 좋은 계기라는 것이다. 여기서 보수적 기독교회는 도리어 이런 축하메시지에 따가운 눈초리를 보낸다. 그렇다고 이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면 도리어 시대에 뒤떨어진 편협한 종교인이라는 비난을 받게 될 정도로 우리 사회는 다원주의적 사고방식을 좋아한다.

다원주의란 모든 종교는 동일하다는 사상으로, 이것은 전형적 동양적 사상이다. 그렇다고 동양종교가 실제로 관용스러운 것은 아니다. 관용을 자부하는 아시아 나라들은 오히려 종교 때문에 치열한 전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종교전쟁은 눈을 감고 기독교인들이 배타적이라고 보수 기독교인들을 비난한다.

현재 기독교회 중에서도 진보적 교회가 타종교에 대해 개방적 자세로 나가는 것은 기독교 신학의 변화에 기인한다. 현재 교황이 희랍정교회 국가인 그리스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다음 시리아의 이슬람사원에 참배했다. 원래 계획은 이슬람 지도자들과 함께 예배 드릴 예정이었으나 과격 이슬람들을 의식해 공동예배만은 포기했다고 한다.

다른 종교에 대한 신학사상의 견해 차이는 복음주의 내에서도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서구의 많은 복음주의 신학자 중에는 다원주의 신학의 영향으로 지옥을 거부하는 자들이 있다. 믿는 자들이 들어갈 천국은 있어도 지옥은 없다는 것이다. 블신자의 영혼은 소멸된다는 것이 저들의 지론이다.

그러면 교회협의 성명대로 한국의 불교가 역사적으로 민족의 희망이었다면 우리는 기독교로 개종할 필요가 없었다. 한마디로 아시아 기독교인들은 아시아 종교의 피해자들이다. 그래서 전통종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돌아섰다. 그런데 불교가 다시 부흥하고 정치적 힘을 발휘하며 기독교에 대해서는 갈수록 공격적 자세를 취한다. 소수의 광신적 기독교인 신자들이 파괴한 불상들을 한 곳에 모아 전시하면서 반 기독교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공격적 불교로 방향을 전환하는데 앞장서는 불교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군승 출신들이다.

현재 기독교는 성장이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진리는 승리한다. 성경은 분명 아시아 문화와 종교를 우상문화로 단죄한다. 석가탄일을 공식적으로 축하하는 것은 불교를 신학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불교는 우상종교라는 말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서도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법은 배우고 실천할 수밖에 없다.

전호진(예장고신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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