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北 정문뿐 아니라 후문으로도 들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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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北 정문뿐 아니라 후문으로도 들어가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10.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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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관계 정상화 후 한국교회 대북 파트너는?
▲ 한국교회 북한사역을 위해서는 앞으로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협력이 더욱 필요할 전망이다.

최근 있었던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올해 안에 종전선언까지 회자되고 있다. 지난 4월 판문점공동선언에 이어 9.19 평양공동선언까지 발표되자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완화, 비핵화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몇 년 전을 생각하면 경천동지할 지경이다.

조만간 열릴 북미정상회담과 유엔 총회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결과가 좋다면 국제 사회의 대북경제 제재가 해소될 여지가 커졌다. 그렇게 된다면 남북한 경제협력과 민간교류가 급물살을 탈 것이고, 한때 활발했던 남북교회 간 교류사업도 훈풍이 불 것이 분명하다.

그런 때가 오면 한국교회는 북한 내 누구와 파트너십을 가져야 할까? 남북한 대치국면이 해소될 때가 언제이든 간에 살펴봐야 할 사안임에는 틀림없다.

한국교회 카운트 파트너, 조그련
민간 차원에서 그동안 주된 북측 창구는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이었다. 1998년 결성된 민화협은 문화교류와 대북 인도적 지원분야에서 접촉 창구 역할을 해오고 있다. 기독 NGO도 주로 민화협이 대화 창구였다. 

한국교회 차원에서는 민화협보다는 1946년 만들어진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위원장:강명철 목사)이 더 익숙하다. 조그련은 북한 당국의 관변단체라는 비판이 있지만, 현재까지 한국교회 공식 대화채널로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국교회와 북한교회가 한국전쟁 이후 처음 만난 것은 1984년이다. WCC 세계교회협의회 주선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만난 자리였다. 이후 남북교회 간 교류창구는 주로 조그련을 통해서 이뤄졌다. 

한국교회 대북 인도적 지원이 활발할 당시에는 진보 성향의 교회협뿐 아니라 보수 성향의 한기총과 주요 교단들이 조그련과 협력하며 소통하기도 했다.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재건을 위한 협력도 이뤄졌다. 한국교회와 조그련 간 협력은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던 것만은 틀림없다. 

기하성 사무총장을 지낸 최길학 목사는 “평양조양기심장병원을 처음 추진할 때도 조그련이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해주었다”면서 “최근 다시 공사 재개를 논의하고 있는 병원이 속히 완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런 역사를 생각할 때 남북관계가 개선된 상황에서는 한국교회과 조그련과 협력은 당연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던 교회협 총무 이홍정 목사는 조그련을 북한 관변단체일 뿐 교회로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다. 

“북한의 체제 아래에서 공적으로 인정되는 소통채널은 조그련이고, 한국교회가 그 채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여전히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서구 제국들이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 억압적이었지만 복음의 본질이 능력을 일으켰던 것처럼, 조그련으로 통해서도 북한 사회가 변화될 수 있도록 기도제목을 갖고 소통해야 한다.” 

“조그련보다 탈북민 등 채널 다변화 필요”
지난달 있었던 평통연대(이사장:박종화 목사)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박종수 전문위원은 “남북교회 간 교류를 위해서는 제도권 단체로 볼 수 있는 조그련과 한국교회가 교류하는 것은 불균형”이라며 “한국교회가 조그련보다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대북선교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 강철호 목사(새터교회)는 “조그련을 통해서 북한에 복음을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강 목사는 “북한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기독교이다. 1인 독재자를 숭배하는 것을 배격하는 기독교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지금은 좋은 것 같지만 결국 북한당국은 기독교를 막을 것”이라며 오히려 탈북자들을 활용한 북한 내부 선교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국내에만 3만 3천여명, 중국에만 15만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살아가고 있고, 이들 대부분은 휴대폰으로 북한의 가족들과 연락하고 그들에게 돈을 송금하고 있다. 

본인 역시 탈북자 출신인 강철호 목사는 “북한 내부 복음화를 위해 탈북민을 잘 활용해야 한다. 내가 믿는 복음을 탈북민들이 가족들에게 전하지 않겠냐”며 “한국교회가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때가 됐다. 방법은 너무나 많다. 이번 회담에서 비춰진 평양 사람들이 전부가 아니며 북한 각지의 주민들을 생각하며 남한교회들이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채널 대북사역을 위한 준비해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북한연구원장 조기연 교수는 “한국교회가 북한을 돕기 위해서는 조그련뿐 아니라 제3국을 통한 지원들도 그동안 많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하지만 한국교회가 조그련과 접촉 비중을 늘리는 것은 교회 간 소통 창구가 돼온 조그련의 위상과 입지를 더 높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 사회가 다변화된 만큼 한국교회가 진보와 보수 어느 한쪽에 무게를 둘 것이 아니라 각각의 역할과 만나는 사람이 다른 점에 따라 그에 맞는 사역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봉수교회와 칠골교회가 어용교회라고 비판도 하지만, 그들과도 함께 추진해 갈 수 있는 일과 방향이 있고, 북한 내 보이지 않는 지하교회들을 위한 관심을 또 다른 차원에서 전개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북한의 정문으로 가야 하지만, 옆문과 후문으로도 북한을 만나야 한다고 비유했다. 

이제 한국교회는 다각도, 다채널 대북 사역을 준비해야 한다. 최근 한국교회 내에서 대북 협력을 위해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지난 8월 30일에는 보수와 진보가 함께한다며 ‘한국교회 남북교류협력단’이 발족했다. 교회협이 간사단체를 맡고 있는 만큼, 향후 보수 연합체와 교단들의 참여가 관건이지만 남북 간 교류협력을 위해 정보를 교류하고 협력지침을 마련해 간다는 목표가 이상적이다. 

지난 9월 7일에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북한기독교총연합회, 국제사랑의봉사단 등 복음주의 통일선교단체들이 통일 선교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하는 ‘선교통일한국협의회’를 창립했다.

한때는 대북지원 창구를 일원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많았지만, 이제는 이른 바 한국교회 대북지원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들 협의체가 얼마나 폭을 넓히고 시스템을 공고히 할지는 향후 과제이다. 

남북교류협력단 공동대표 지형은 목사(남북나눔운동 이사장)는 “한국교회 대북사역은 보수와 진보가 같이 작동해야 성공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 조그련이 관 주도라고 비판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도 안 되고, 보수와 진보 기독교도 서로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아서도 안된다”며 “한반도 화해와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협력의 틀 안에서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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