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송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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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송편
  • 김한호 목사
  • 승인 2018.10.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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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

성경에는 떡과 관련한 이야기가 적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난 ‘베들레헴’은 ‘떡집’입니다. 떡집에서 태어나신 분답게 예수님은 종종 떡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빈들에 말씀을 들으러왔다가 기진한 큰 무리를 불쌍히 여겨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떡을 나누어주기도 하셨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배고픈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1세기 말 전성기를 맞이한 로마제국의 지배하에 많은 물자를 상납하면서 사람들은 굶주림에 몰렸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끼의 빵도 먹기 힘들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더 예수님을 쫓아다녔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은 이들의 형편을 안타까워하시며 “너희가 나를 찾은 것이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름이다”라고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눈에 참으로 가슴 아픈 현실이었습니다.

구약에서도, 하나님은 광야에서 배고파하는 200만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40년 동안 만나를 주셨습니다. 하늘에서 떡을 내려주신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예수님은 곧 십자가에 달리실 자신의 몸을 너희를 위해 주는 ‘생명의 떡’이라고 하셨습니다. 유월절 만찬 중에 떡을 떼시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고 하시며 십자가에 내어주시는 자신의 몸이 영원히 살기위해 꼭 필요한 ‘영생의 떡’임을 설파하신 것입니다. “나는 생명의 떡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구원의 떡’이요, 진리와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보다 육신의 떡에만 매여 살아갑니다. 생각해보면 매우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오곡이 풍성하여 음식도 다양하고 풍성하게 장만했던 추석을 맞을 때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일 년 동안 농사지은 햇곡식과 햇과일로 맛있게 떡과 음식들을 만들어 차례를 지내고, 이웃과도 서로 음식을 나누며 즐겁게 보냈던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추석이 되면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했고, 배부른 여유 속에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꿈꾸었습니다. ‘화(和)’자는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는 데서 생긴 말입니다. ‘쌀(禾)’을, ‘입(口)’에 넣는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화평(和平)’이고 ‘화목(和睦)’입니다. 찬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숟가락 하나 더 얹어 놓고 함께 먹고 마실 때 화목해집니다.

추석을 맞아 저희 교회는 청년부 주최로 고국에 갈 수 없는 외국인들을 섬겨주었습니다. 비록 남의 나라 명절이지만 이들에게도 기쁨을 주고 싶었습니다. 음식만 나눈 것이 아니라 같이 영화도 보며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치 ‘나는 생명의 떡이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처럼 우리의 생명과 시간을 나누었습니다. 물론 떡도 주었습니다. 떡은 혼자 먹으면 맛이 덜하지만, 같이 먹으면 신기하게도 더 맛이 납니다.

다시 고국에서, 벌써 여러 차례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특별히 금년 추석에는 우리 교회와 한국교회 성도들이 다시 떡을 나누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라기는, 먹어도 곧 배고픈 육신의 떡만이 아닌 영원히 배고프지 않는 ‘생명의 떡’, 그 ‘은혜의 떡’을 나누는 영혼의 추석이라면 더없이 기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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