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서울 구경 꿈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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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고 서울 구경 꿈만 같습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9.20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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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연, 지난 19일 제5회 탈북민 초청 힐링캠프
명절 앞둔 탈북민 위로...버스타고 서울시티투어
▲ 한국기독교연합은 지난 19일 탈북민들을 초청해 서울도심을 구경할 수 있는 힐링캠프를 진행했다. 투어 출발에 앞서 예배를 드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에 함께햇다.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갈 수 없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초청해 서울시내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해마다 이맘 때면 탈북민들을 위한 사역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이동석 목사)은 지난 19일 탈북민 50여명을 초청해 서울시티투어 힐링캠프 행사를 진행했다.

한기연은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서울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명절에도 고향에 갈 수 없는 허전함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광화문과 경복궁, 남대문시장, 전쟁기념관, 인사동, 청와대 앞 등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투어는 예배로 시작됐다. 이후 참가자들은 탈북민들은 경복궁을 관림하고 수문장 교대식 등 고궁체험을 했으며, 광화문에서 식사와 친교를 나눈 후에는 서울시티투어 2층 버스를 탑승하고 서울 곳곳을 다녔다.

전쟁기념관에서는 6.25 전쟁의 참상을 다시 생각했으며, 국립중앙박물관과 이태원, 경리단길, 명동과 한옥마을, 남산타워, 장충체육관, 동대문 DDP, 대학로 등 7시간에 걸쳐 투어하며 모처럼 여유와 즐거움을 만끽했다.

대표회장 이동석 목사는 “북한 땅을 떠나 새로운 사회에 정착하느라 쉽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탈북민이 명절을 맞아 겪는 외로움을 위로하기 위해 올해로 5번째 힐링캠프를 계획했다”며 “우리 모두는 천국에 가기 전까지 이 땅에서 잠시 머무는 이방인임을 잊지 말고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살아가고 이번에 소중한 추억이 되었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간 탈북민 힐링캠프는 한기연 여성위원회가 주관해왔다. 위원장 김옥자 목사는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못가는 마음이 안타까워 이번 투어에 초청하게 됐다”며 “나그네가 아니라 어엿한 이 땅의 주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여성위원회는 투어 참석자들에게 추석선물 세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투어에 참여한 탈북민 김 모 씨는 “남한에 와서 서울을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는데 한기연에서 초청해 줘 여유있게 서울구경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했다”면서 “북한에 있을 때 봇짐을 지고도 하루에 40킬로 이상 걷는 게 습관이 되다보니 이렇게 2층 버스를 타고 서울을 구경하게 된 것이 마치 아직도 꿈을 꾸는 것만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탈북민 참가자는 “여행은커녕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살고 있는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과 친지들을 생각하면 오늘 이런 즐거운 여행을 나만 누리는 게 미안하고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하루 빨이 통일이 되어 남과 북의 가족들이 마음대로 오가며 사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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