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과의존, 종교 안에 대응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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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과의존, 종교 안에 대응책 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9.19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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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디지털 과의존 해결 위한 3대종교 포럼 개최
양병희 목사 "신앙교육은 생각 근육을 키우게 하는 것"
▲ 기독교계를 대표해 양병희 목사가 디지털 과의존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양 목사는 신앙교육은 생각하는 근육을 키우게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 20대 여성 A 씨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길을 걷다가 뚜껑이 열려있는 맨홀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추락사했다. 스마트폰 보유율이 급증하면서 이와 같은 보행사고가 5년 사이 146%나 증가했다.

#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B씨는 안구건조증, 거북목증후군과 같은 신체적 고통 외에도 주변 사물이나 사람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스마트 치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대인관계 어려움까지 겪는 디지털 격리 증후군까지 겪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 연령대에서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 비율은 2012년 11.1%에서 지난해에는 18.6%로 크게 높아진 상태다.

특히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을 겪을 정도로 심각한 가운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민관협력 운동체 스마트쉼국민운동본부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사무소에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 디지털 과의존을 해결하기 위한 3대 종교 포럼’을 개최하고, 종교적 차원에서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포럼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했다. 

기독교를 대표해 주제발표를 한 한기연 증경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영안교회)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신앙교육은 생각하는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며 그 방법 또한 기독교 신앙 안에서 찾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양 목사는 “질문과 대화, 토론이 없는 한국 사회 분위기 속에서 과의존, 중독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질문을 통해 제자들이 생각하고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셨다. 창의적인 교육은 왜 무엇을 어떻게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양 목사는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들이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방법으로 ‘하브루타’와 ‘쉐마’를 참석자들에게 언급했다.

‘하브루타’는 나이와 성별 등 조건에 관계없이 짝을 지어 치열하게 토론하는 학습방법이고, ‘쉐마’는 ‘들으라’는 의미의 히브리어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에 대해 자녀들에게 가르쳤던 교육내용이다.

양 목사는 “하브루타와 쉐마를 한국 사회 안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깊이 있게 시도해볼 가치가 충분하다”면서 “스마트폰 과의존자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질문을 하고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 민관협력 '스마트쉼문화운동본부'는 기독교와 불교, 천주교 등 3대 종교를 비롯해 31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스마트쉼 캠페인을 전개해가고 있다.

이날 불교를 대표해서는 조계종 불교상담개발원장 가섭 승려가 “괴로움과 쾌락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는 명상 수행을 통해 디지털 과의존을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가톨릭에서는 가톨릭문화연구원장 김민수 신부가 “공동체 의식 함양과 대중신심 활동, 디지털 리터러시 제고 등 가톨릭 영성의 증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4차산업혁명연구센터장 고영삼 교수(동명대)는 “스마트폰 과의존은 인터넷 중독과 달리 충동적이고 무의식적인 습관일 뿐 아니라 시공간과 이동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면서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과의존 인류가 등장할 수 있고, 종교는 기존의 상담방법과 더불어 새로운 기술의 적응과 공생, 개인의 불안과 위기 등에 대해서도 상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스마트쉼 문화운동본부’는 기독교와 불교, 가톨릭을 비롯해 한국정보화진흥원, 기업과 시민단체, 언론, 공공기관 등 31개 단체가 지난 2016년 출범했으며,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에 대한 범국민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7년 5월에는 종교계 처음으로 기독교스마트쉼문화운동본부를 발족해 지금까지 스마트쉼 캠페인, 과의존 예방강사 교육과정 운영 등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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