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저하’ 지나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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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저하’ 지나칠 일 아니다
  • 승인 200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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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초·중·고교생들의 학력수준이 해가 다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더니 이번에는 우리 대학생의 절반이상이 하루 1시간도 공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교육문제가 다시 커다란 논제로 부각되었다. 급기야 실력없는 교수는 퇴출돼야 하며 실력없는 학생은 졸업을 어렵게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인문계 고교생의 27.9%만이 수업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실업계 고교생의 경우 41.3%가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초·중·고교생 2만 5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TV시청 등으로 인해 고교생의 성적이 8~10점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른 보고서는 고교에서의 학력저하 뿐만 아니라 초중학교 학생 역시 한반에 5명 꼴로 기초학력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저하는 교단붕괴-교실붕괴-교육붕괴-국가경쟁력붕괴의 도미노 현상을 초래하게 돼 이 문제를 모두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지금 우리가 기초교육저하의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도 교육의 결과가 1,2년만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정작 지금 초·중·고교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게 되는 10년 후가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초학력을 배양하는 일은 학교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가정 사회 국가 그리고 교회가 나서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지금부터라도 학력저하현상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초·중·고교의 기초학력저하가 이런 형편이니 대학교육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따라서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의 조사결과 하루에 한시간도 공부하지 않는 대학생이 51.1%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만한 것이 못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최근 발행한 ‘한국의 대학생’에 의하면 주당 평균 학습시간이 2시간 이하인 경우가 무려 58%로 훨씬 더 심하게 나타났다.

서울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대학이지만 여기서도 수업지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대가 이런 실정이니 다른 대학은 더 심각할 것이 뻔하다. 어떻게 이‘교육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우선 학생들에게 공부를 하지 않으면 진급도 졸업도 하지 못한다는 강박관념을 심어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대학다운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만이 소정의 학점을 딸 수 있게 하고 학생들에게 적절량의 과제물을 부과해서 성적에 반영하면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것은 교수들의 몫이다. 또 영역별로 대학을 특성화해서 전문인력을 양성, 취업률을 높이면 학생들에게 만연해 있는 열등의식을 성취의욕으로 바뀌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교육도 이런 사회현실을 참고로 교육방식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본다. 기초학력을 높이는데 힘쓰고 새 시대에 맞는 장비와 방법으로 내일의 일꾼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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