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의 ‘레꼴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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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의 ‘레꼴레타’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8.09.1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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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 62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우물쭈물 저 노인 큰일 납니다.” 어린 시절 부르며 자란 동요다. 자전거를 멈출 생각보다, 비키라고 먼저 소리 지른다. 조금만 귀를 기우리면 섬뜩한 내용이다. 평안도출신의 우리 아버지는 자식들 체벌하시는 일을 주저하지 않으셨다. 자라면서 참 많이 맞았다. 그리고 그 때마다 하신말씀이 “매를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느냐?”였다. 배우 ‘김혜자’는 그녀가 출간한 책의 제목을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고 했다. 그러나 그 고운 말로 다스려지지 않을 것이 사람인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의 도심 한가운데 ’레꼴레타 국립묘지(La Recoleta Cemetery)‘가 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전직대통령이나 정부의 고위관료, 유명 인사들이 묻히는 화려하고 사치스런 묘지다. 그곳에 ’에바 페론(Eva Peron)’의 무덤이 있다. ‘후안도밍고 페론(juan Domingo Peron)’의 두 번째 부인으로 ‘퍼스트레이디’가 되어 암으로 죽을 때까지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 정책에 힘을 썼던 사람이다. “Don’t cry for me Argentina.”는 가수 ‘마돈나’가 그녀의 삶을 그린 뮤지컬 ‘에비타(Evita)’에서 불러 히트한 노래이다.

혼성4인조 그룹 ‘보니 엠(Bony M)’이 시편 137편에 곡을 붙여 부른 노래가 있다. ‘바벨론 강가에서(rivers of Babylon)’이다. 망하여 나라를 잃어버리고서 타국 땅 강가에 앉아 눈물을 흘릴 때에야 선지자들의 말을 기억한다는 내용이다. 에바페론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사치스런 삶의 비난을 감추기라도 하듯 선심정책에 온 재정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오늘날 국가부도의 위기에 그녀의 화려한 무덤은 차라리 음산함마저 깃든다.

최근에 들어서야 정치평론가들 사이에 “트럼프는 바보가 아니다”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후보시절부터 “그는 공부도하지 않고 책도 잘 안 읽는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까지 그에게 매를 맞을까 두려워한다. 한국은 말할 것도 없다. 그의 ‘미국우선주의’기조를 파악하지 않으면 누군가 매 맞는 날이 오고야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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