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대신 4신]십자가 정신으로 양보와 화합이룬 ‘백석대신’, 한국교회 견인한다

지난 10일 총회 첫날, 교단 명칭 극적 합의 소식에 총대들 박수로 화답 이현주 기자l승인2018.09.11 10:39:18l수정2018.09.11 10:52l14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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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자문단 대표로 증경총회장 정영근 목사가 교단 명칭에 대한 양측 합의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정영근, 유만석, 류춘배, 이수일 목사 등 막판 협상 성숙하게 마무리 해

“통합정신 지키자” 기도와 열망이 이루어낸 결론, 숨은 조력자들 공로 커

교단 명칭은 ‘백석대신’, 회기는 ‘제41회기’. 2015년 구 대신과 백석이 통합한 후 3년 만에 새로운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백석대신’이라는 명칭에 담겨 있듯이 최우선에 둔 것은 ‘통합정신’을 지키는 것이었다. 양측 모두 마지막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십자가 정신으로 하나가 되는 일에 힘쓴 아름다운 결론이었다. 대신 수호측이 구 대신의 역사를 이어받아 53회기를 사용함에 따라 백석대신은 구 백석의 역사를 이어 ‘41회기’를 확정했다.

지난 10일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유충국 목사)는 상당한 논란이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증경총회장단의 합의를 이의 없이 만장일치 박수로 받았다. ‘백석’ 환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명칭보다는 하나됨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총대들의 마음이 모인 것이다. 한국교회의 위기 앞에서 교회 안의 싸움이 무의미하다는 주장과 함께 분열된 한국교회를 새롭게 견인하고 갈라진 한국사회를 치유하는 일에 앞장서는 교단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반전의 물꼬는 지난 3일 열린 구 백석 증경총회장 간담회에서 감지됐다. 대다수의 증경총회장들이 “작년 총회 결의에 따라 올해는 반드시 백석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수의 의견이지만 “함께 살기 위해 합쳤고, 하나가 되었다면 그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입장도 설득력을 얻었다.

구 백석 증경총회장단은 교단 명칭을 ‘백석대신’으로 할 때, 구 대신이 총회에 대한 소속감을 표하는 의미로 유지재단 가입을 약속하는 것을 전제로 대화위원을 임명했다. 통합정신을 지키는데 방점을 둔 유만석 증경총회장과 백석 환원을 주장해온 정영근 목사 등 2명에게 대화를 맡겼다. 증경총회장 유중현 목사는 “3년 동안 사용을 미뤘던 회기를 살려야 한다”며 구 백석 41회기를 제안했다.

항소심 패소로 인해 ‘대신’이라는 교단명칭 사용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구 대신측은 ‘백석대신’을 비롯해 통합정신을 지키는 방향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월 30일 제자교회에서 모인 350여명의 구 대신 목사들은 “통합을 절대로 깨서는 안 되며 양쪽 중진들이 헤어지지 말자는 결론을 내렸다”는 유충국 총회장의 설명에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8월 30일부터 9월 10일 총회 개회까지 약 열흘의 시간. 막판 협상은 하루하루 다른 결론을 내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까지 내몰렸다. 서로의 자존심 싸움이 총회 직전까지 팽팽했다.

하지만 결국 말씀에 순종하고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양측은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다. 대신유지재단에 편입된 구 대신측 교회 20개가 백석유지재단에 가입하기로 약속한 것. 이미 대신 수호측과는 교회가 원할 경우 유지재단을 옮길 수 있도록 합의한 바 있다. 한국중앙교회를 중심으로 구 대신측 교회들은 백석과 살림을 완전히 합치기로 하면서 신뢰를 약속했다.

“백석이 아니면 안 된다”고 주장했던 구 백석 비대위도 ‘통합정신’을 지키기 위해 통 큰 양보를 했다. 비상대책위원장 홍태희 목사는 “대신과 함께 가는 방법을 찾아보자”며 새로운 명칭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구 대신과 대화를 위임받은 정영근 증경총회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 총회 직전 두 차례나 구 대신과 만나 ‘백석대신’으로 대화를 이끌었다. 여기에 평소 통합과 연합을 지지해온 유만석 증경총회장이 “구 대신이 먼저 신뢰를 약속했으니 함께 가는 것이 도리”라며 백석대신에 힘을 실었다.

구 대신에서 대화 책임자로 나선 흰돌교회 이수일 목사와 정남중앙교회 류춘배 목사 역시 ‘통합정신’을 지키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구 대신측 교회들을 대표해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했다.

마지막에는 누구 하나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자존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명령에만 집중했다. 교단 명칭이 전도와 선교의 사명보다 우선할 수 없음을 총대들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증경총회장들의 결정에는 늘 이견 없이 박수로 화답하는 오랜 교단의 전통도 한몫했다.

총회 개회 직후 강북노회장 진동은 목사는 “정책자문단 결의에 따라 교단 명칭 문제를 회순채택에 앞서 다루자”고 제안했고, 이어 정책자문단 대표로 정영근 증경총회장이 명칭에 대해 합의가 있음을 발표하자 총대들에게서 박수가 터져 나왔으며, 10분 후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 41회 정기총회’라는 현수막이 단상에 내걸렸다. 다시 한 번 총대들의 함성과 박수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백석대신’으로 하나됨을 지키기까지 많은 이들의 배려와 헌신, 그리고 양보가 있었다. 통합을 주도했던 증경총회장 장종현 목사부터 백석 비대위를 만들어 총회에 대한 사랑을 ‘백석’ 명칭으로 드러냈던 증경총회장 홍태희 목사, 탁월한 협상력으로 대화를 성사시킨 증경총회장 정영근 목사, 통합정신을 강조하면서 중도에서 대신을 끌어안은 증경총회장 유만석 목사, 마지막까지 증경총회장을 신뢰하고 믿고 따라온 총회장 유충국 목사, 구 대신의 입장을 전하되 백석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았던 류춘배 목사, 목회현장에서부터 하나됨을 이끌며 아래로부터 통합을 주도해온 이수일 목사 등 갈등을 화해와 공존으로 이끈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통합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모든 욕을 먹어가며 ‘백석대신’ 명칭을 처음 제안한 임원회도 빼놓을 수 없다.

통합정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도운 숨은 조력자들도 있다. 대신보다 먼저 통합했지만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고, 총회의 안정과 화합을 기원해온 구 개혁측과 성경측, 그리고 합동진리 증경총회장들의 지지와 헌신은 드러나지 않은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순서자들의 기도와 말씀에도 ‘통합’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개회예배에서 기도한 박경배 목사는 “형제가 동거하여 아름답게 연합하는 총회가 되어 부끄러운 한국교회를 새롭게 견인하고 조국 대한민국을 살리는 총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설교를 전한 유충국 총회장은 자신의 발언이 오해를 일으켜 많은 이들에게 상심을 준 것에 대해 먼저 사과했다. 유 총회장은 “언론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신분세탁’이라는 표현이 실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머리 숙여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유 총회장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남기신 3대 사역만 기억하면 된다”면서 “첫째는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사명이며, 둘째는 가르치는 사명이고, 셋째는 하나 되는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일에 애써야 한다”며 “하나 되어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함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총회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축사를 전한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유중현 목사는 “한국교회 70% 이상인 장로교가 하나가 되면 한국교회 부흥과 통일을 견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찬을 인도한 최낙중 목사는 “기독교의 핵심가치 이외에 어떤 것에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며 “지금 있는 일들은 하나 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으로 알고 나라와 민족의 위기 상황 속에서 기독교의 새 장을 여는 기적의 현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총회 개회를 위해 기도한 증경총회장 양병희 목사도 “사분오열된 한국교회 위에 거룩한 통합의 의미를 주셨으니 시대를 향해 제사장적 선지자적 사명을 감당하는 교단이 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이러한 간절한 바람이 모아져 ‘백석대신’으로 하나됨을 지킨 총대들은 첫날 회무를 신속히 처리한 후 웃는 얼굴로 회의장을 나섰다. 분열보다는 화합을, 싸움보다는 화해를 선택한 성숙한 모습이었다. 마지막에는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기 십자가를 지는 성숙한 총대들의 모습은 한국교회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현주 기자  hjlee@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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