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복음화 미전도종족 ‘이주민’…“그들도 이제 선교 파트너”

탐방//이주민들의 제2의 고향, 온누리M센터 한현구 기자l승인2018.09.04 14:09:03l수정2018.09.04 14:21l1452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외국 이주민들 섬기며 선교하고 역파송…벌써 20여개국 열매

1% 헌신하니 1%만 구원…집 앞에서도 선교할 수 있습니다

▲ 지난해 추석 진행된 이주민 연합집회 '하비스트'. 집회와 함께 다양한 특별순서, 이벤트가 마련된다.

교회도 아닌데 찬양 소리가 들려온다. 가만 들어보니 익숙한 멜로디는 맞지만 우리말은 아닌 듯하다. 중국,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에서부터 유럽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 언어의 찬양이 한데 어우러지는 이곳은 이주민들을 위한 작은 쉼터, 안산 온누리M센터다.

우리나라에 6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2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그 중에서도 안산은 7만5천 명 정도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전국에서 외국인 인구가 가장 밀집된 곳이다. 안산시 전체 인구가 73만 명 정도니 안산에서 만나는 열 사람 중 한 사람은 외국인인 셈이다.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에게는 각양각색의 사연들이 있을 터. 개중에는 어쩔 수 없이 고국을 떠나야 했던 이들도 있다. 누군가는 고향의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누군가는 전쟁의 상흔을 피해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낯선 땅에 발을 디뎠다. 온누리M센터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으로 품고 있다.

 

14개국 예배공동체 세워지다

버스를 타고 안산 양문교회 정거장에 내리자 교회 바로 옆 깔끔한 신축건물이 눈에 띄었다. 이주민들을 위한 사역이라기에 외국인 타운 속 만국기가 붙어있는 낡은 상가를 그렸던 기자의 예상과는 딴판이었다. 건물 외벽에 커다랗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알파벳 M자 덕분에 이곳이 온누리M센터임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왜 하필 M인지 궁금했다. 어렴풋이 미션의 M이려니 짐작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었다. M센터는 이주민(Migrant)들을 어머니(Mother)의 긍휼함(Mercy)으로 사랑하고 선교(Mission)하여 이들을 선교사(Missionary)로 다시 파송하는 곳이다. 그뿐 아니라 하나님의 기적(Miracle)과 선교운동(Movement)이 일어나는 곳이라는 뜻도 담겨있다.

안산에 오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20여 년 전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한 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타 지역에는 그런 예배가 없어 안산에 있는 러시아인들까지 찾아왔다. 그들을 심방하기 위해 안산을 찾았더니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사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을 위한 공간을 안산역에 마련하고 예배를 드렸던 것이 지금의 M센터로 성장한 것이다.

처음엔 러시아 사람들을 위한 예배를 시작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소문이 나면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하나둘 나아오기 시작했다. M센터가 생기기 전까진 외국인들을 품을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이 없었던 것. 이들을 그냥 둘 수 없어 국가별로 공간을 마련하고 외국어 예배를 점점 늘려갔다. 지금은 제일 큰 센터인 안산을 포함해 화성, 인천, 평택 등에 14개국의 예배 공동체가 세워져있다.

▲ 필리핀 이주민과 중국 동포, 한국인 봉사자들이 함께 드린 연합예배 모습.

글로벌 시대 미래가 될 아이들

M센터 입구를 지나자마자 알록달록한 지역아동센터 간판부터 눈에 들어왔다. 안산시에 정식으로 등록하고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다. 다만 다문화 외국인 아이들을 위해서만 운영되는 센터라는 점이 다른 곳과의 차이점이다.

이곳 아이들의 국적은 러시아, 이집트, 베트남, 에티오피아 등 가지각색이다. 따로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없어 주변의 초중학교에 출석한다. 안산 온누리M센터를 맡고 있는 노규석 목사는 외국인 근로자와 이주민들만큼 그 아이들도 우리 시선에서 너무나 소외돼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인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시설, 학원은 너무 많죠. 그런데 이 아이들은 학원은 꿈도 못 꿉니다. 부모님이 일하고 있을 때 아이가 놀 수 있는 공간도 적지만 학업에서 계속 뒤쳐진다는 점이 더 큰 문제에요. 한글에 서툰 외국인 어머니들은 자녀들 숙제를 봐주지 못 하거든요.”

그래서 M센터 내 지역아동센터는 외국인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인 동시에 배움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지역아동센터의 스탭들은 외국인 아이들에게 선생님이자 부모이기도 하다. 다른 한국인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갈 놀이동산과 박물관 견학도 센터 선생님들과 함께 간다.

다행히도 이곳을 통해 바르게 성장한 아이들이 이젠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초등학교 때 센터에 처음 왔던 몽골 출신의 아나르와 카자흐스탄 출신의 칸다닐은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다.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걱정하는 모습이 여느 한국 대학생의 고민과 다르지 않다. 칸다닐은 2개 국어를 할 줄 아는 장점을 활용해 한국과 카자흐스탄을 오가며 무역일을 하는 미래를 꿈꾼다.

“처음엔 말썽꾸러기였던 아이들이 자라 지금은 동생들의 멘토도 되고 모델도 되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곳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목표에요. 그래서 다양한 배경과 국적을 가진 아이들이 미래 한국과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돈 벌러 왔다가 선교사로 돌아갑니다

센터 2층부터는 방마다 붙여진 다양한 나라의 국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방들은 일요일 국가별 외국인 예배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공동체마다 해당 국가의 언어가 가능한 선교사 출신 한국인 사역자가 예배를 맡기도, 현지인 사역자가 직접 예배를 인도하기도 한다. 노규석 목사는 공간은 한정돼 있는데 점점 국가수가 늘고 있어 행복한 고민이라며 웃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엔 한국어 기초반, 일요일엔 한국어 TOPIK 반이 운영돼 이주민들의 한국 적응을 돕는다. 온누리 다문화평생교육원에서는 보다 다양한 교육들이 이주민들을 위해 준비돼 있다.

이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한 섬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혼을 구원하는 복음이다. 하지만 M센터의 비전은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것에서 한 발 더 앞서 있다. 이주민들이 이곳에서 예수를 영접하는 것을 넘어 본국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역파송하는 것이 M센터와 노규석 목사의 꿈이다.

“불과 100년 전만해도 미국과 영국에서 감당하던 세계선교를 이제 한국 선교사들이 맡고 있어요. 다른 아시아 교회들도 이렇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전 이곳에 있는 이주민을 선교 대상자로 보지 않아요. 함께 선교할 선교 파트너이자 한국교회의 선교 비전을 이어받을 넥스트 러너(Next Runner)로 봅니다.”

벌써 열매들이 나타나고 있다. M센터를 통해 본국으로 다시 역파송된 선교사만도 20명이 넘어섰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온누리교회와 M센터의 선교적 교회 모델이 외국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M센터가 한국에서 외국인 이주민을 품는 사역을 하듯 본국으로 돌아간 역파송 선교사들이 목회를 하면서 외국인들을 품는 사역을 하고 있는 것. 태국 방콕에서는 M센터 모델을 본 따 태국에 온 베트남, 미얀마 인들을 돕는 사역이 시작됐다.

M센터가 대규모 외국인 사역을 이끌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의 외국인 사역 자원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국적으로 이주민 사역을 하는 교회는 600여 개로 알려졌다. 전국에 6만여 교회가 있음을 생각하면 약 1%만이 이주민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것.

600개의 외국인 교회에 보통 30~40명의 인원이 모인다고 계산하면 몇몇 대규모 센터를 감안해도 약 2~3만 명의 외국인이 교회에 나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200만이 넘는 외국인 중 단 1%만 교회에 나오는 미전도종족인 셈이다. 한국교회의 1%만 감당하는 외국인 사역, 그리고 1%만이 교회에 출석하는 외국인들. 단순히 우연의 일치라고 웃어넘기긴 씁쓸한 수치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외국에 나가서까지 이렇게 열심히 선교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못할 이유가 없어요. 선교는 비행기타고 나가서 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편의점에서 만나는 사람들,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하는 것입니다. 한국 성도들이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마음의 벽을 허물고 반갑게 인사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현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제호 : 기독교연합신문사 아이굿뉴스 |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 118 | 전화번호 02)585-2751~3 | 팩스 : 02)585-6683
인터넷신문등록번호:서울아04554 | 등록일자 : 2017년 6월 2일 | 발행인:장종현 | 편집인 이찬규 | 청소년보호책임자:이인창
Copyright © 2018 The United Christian Newspap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goodnews@igoodnews.net
아이굿뉴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