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함께 하는 미투·위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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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함께 하는 미투·위드유”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8.08.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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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여성연합회 '2018 공개토론회' 개최
▲ 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교회가 함께 하는 미투·위드유'를 주제로 '2018 교회여성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성범죄 피해사실을 털어놓는 미투운동(#Me too·나도 당했다)이 시작된 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지만 가부장적인 한국교회는 이제 막 ‘성폭력’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미투·위드유 운동의 방향은 무엇일까?

한국교회여성연합회(회장:민경자) 교회개혁위원회는 29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그레이스홀에서 ‘교회가 함께 하는 미투·위드유’를 주제로 ‘2018 교회여성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엔 희년여성상담소 소장 박희진 목사와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원장 홍보연 목사가 나서 ‘교회가 함께 하는 미투’, ‘교회가 함께 하는 위드유’를 각각 주제로 발제했다.

먼저 교회가 미투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박희진 목사는 “교회의 미투운동은 교회 안팎의 성폭력 피해여성이 자신의 피해를 드러내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이후의 대응조치들을 모두 포함한다”며 “미투운동의 진정한 의미는 성범죄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넘어 가해자들이 합당한 대가를 치루고 피해자들은 2차 피해 없이 일상과 신앙생활로 온전히 복귀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지금까지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는 성폭력 피해여성을 만날 기회가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기회가 없는 걸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다”며 “하지만 분명 누구나 한 번쯤은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이 마음을 열고 피해를 털어놓을 만큼 좋은 친구와 이웃이 돼주지 못했을 뿐임을 반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 연장선으로 가해자가 목회자일 경우, 교회가 이를 은폐·축소하려는 모습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박진희 목사는 “성폭력은 법률로 규정된 강력 범죄다. 교회 내 권한 남용을 통한 성폭력 가해자는 개인의 일탈, 성적 타락수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영혼을 황폐하게 만드는 중범죄라는 점에서 어떤 경우라도 처벌의 성역이 돼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같은 전제하에 그는 △교회 내 성차별 관행 깨기 △성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 △사생활의 비밀보장 등 성폭력 피해여성 보호하기 △성폭력 피해자 지원제도를 통한 전문가와의 협력 등을 과제로 꼽았다.

박진희 목사는 “각 교회의 지원체계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각 분야 전문기관과 연계하고 전문가와 협의해 피해자를 위한 법률적 지원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며 “이때 영적·심리적 치유와 함께 법적·의료적·경제적 지원이 뒷받침 될 때 성폭력 피해여성의 전인적 치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피해여성의 입장에서 가장 최선의 도움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피해여성이 어떻게 해결하기를 원하는지, 혹은 개인적 상황에 따라 지원 내용이 달라진다. 개인적·제도적·사법적 해결방법의 장단점을 알려줘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해결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홍보연 목사는 지난 상반기 위드유 운동에 동참했던 감리교단의 활동 상황을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감리교는 △성폭력 공개강연 워크숍 △성폭력 대처 매뉴얼 제작 △피해자 회복을 위한 예배 △양성평등과 성폭력 예방 지침서 제작 △성폭력 가해목사 징계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감리교 여성연대 및 감리교전국여교역자회 준회원 진급 과정에 양성평등교육과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건의안 통과 등이 있다.

이어 홍보연 목사는 ‘피해자의 말을 비판 없이 들어주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일’. ‘교회 공동체의 중재와 회복을 위해 전문가를 파송, 교인들 스스로 공동체를 세워가도록 돕는 일’, ‘가해자가 잘못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과 책임 있는 자세로 나아가게 하는 일’ 등 위드유 운동 과정에서도 다각도의 치유사역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물론 감리교 이외에도 많은 교단들이 위드유 운동에 동참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각 교단마다 여성 총대들이 더 많았다면 진행 속도도 빨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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