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의 두 얼굴…"활용은 우리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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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의 두 얼굴…"활용은 우리의 몫"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8.08.27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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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몰입으로 우울증 등 부작용 속출…'디지털 리터러시' 필요
가짜뉴스·이단활개 등 사회문제에 '교회·가정' 공동 대응해야
▲ 사진=아이클릭아트

X세대·Y세대를 잇는 'Z세대'는 1995년부터 200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디지털 문화를 접해 '소셜미디어'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고 사용 또한 능숙하고 자유롭다. 사역자들도 "교회가 다음세대를 붙잡으려면 Z세대를 위한 목회를 준비해야 한다"며 SNS와 유튜브·팟캐스트 등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과도하고 무분별한 이용으로 소셜미디어의 폐해도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무조건적 수용보다는 찬찬히 부작용을 살피고 전략적인 대처법을 함께 모색할 시점이다.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파괴적일 수도, 건설적일 수도 있는 '양날의 검' 소셜미디어의 안전한 활용법을 찾는 건 결국 우리들의 몫이다.

'카페인' 속 행복경쟁
요즘 '카페인 우울증'을 겪는 이들이 많다. 여기서 카페인이란 '카카오스토리·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앞 글자를 따 만든 신조어로, SNS 과몰입에 따라 발생하는 우울증을 뜻한다. 이들은 습관적으로 타임라인을 확인하고 '좋아요'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등 강박적인 중독에 시달린다. 온라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새벽까지 서로의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주느라 정작 일상생활에선 육중한 피로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허나 카페인 우울증이 무엇보다 위험한 건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타인의 행복한 사진이나 글을 보고 '나만 불행한 것 같다'는 열등감·자괴감에 빠지는 것.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는 "카페인 우울증은 연예인의 화려한 모습을 보며 느끼는 것과 달리, 주로 친한 친구나 별 볼일 없다고 여겼던 누군가와 비교할 때 더욱 심해진다"며 "자아가 건강하지 못할 경우 자신을 포장하거나 허구세계를 꾸미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괴리감에 사로잡혀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카페인 우울증을 탈피할 방법으로 "SNS는 '특별한 순간'이 담긴 공간임을 인지하라"고 입을 모은다. 사회생활에서 부정적 감정을 모두 드러내지 않듯이 SNS에 올라오는 순간들도 공들여 준비한 인생의 하이라이트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특정인 때문에 자존감이 계속 낮아진다면 그 사람을 차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조성돈 교수는 "가족과의 대화 혹은 공동체 만남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출하고 위로와 공감을 얻는 진실한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특히 SNS에 몰두하기 쉬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수립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청소년들은 여가를 누릴 시간이 없고 가정에서도 정서적 유대감이 부족해 SNS 속 자신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짙다"며 "그러나 이는 청소년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가정과 교회가 함께 나서서 SNS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검열이 가능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등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짜뉴스 무풍지대
소셜미디어의 또 다른 병폐는 괴담처럼 떠도는 '가짜뉴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저기서 팩트 체크가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근거 없는 가짜뉴스들은 카카오톡 등 각종 메신저들을 통해 교계 안에서마저 퍼지고 있다. 이때 '긴급 속보'나 '널리 퍼뜨려주십시오'라는 문구로 시작해 '교회·기도·하나님' 같은 신앙 관련 단어를 포함할 때가 많아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종종 기독교가 지목된다. 최근 제주도에 입국한 난민 반대여론 조성 과정에서도, 지난 6.13지방선거 때도 이 같은 형식의 가짜뉴스가 횡횅했다. 

21세기교회연구소 정재영 소장은 "기독교인들은 삶을 나누는 교제 수단으로 유독 더 활발히 SNS를 이용한다. 이와 함께 일부 교인들의 잘못된 세계관 또는 보수적 사회인식이 겹쳐 기독교가 가짜뉴스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타종교에 비해 모임의 빈도와 결속력, 공동체성이 강한 교계 안에서 현 시국에 대한 내용들이 기도제목이란 명분으로 전달되면, 더욱이 영적 지도자인 목사나 평소 기도를 많이 하는 권사·장로로부터 발송되면 별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가짜뉴스 대처법으로 기독교인의 비판적 사고·행동 확립을 제안했다. 그는 "검증된 매체나 기관을 통해 반드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고, 세속적 가치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성경이란 절대 기준을 갖고 분별력 있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특히 교회의 이익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교회의 입장에 서야 한다"고 했다.

이단들의 교묘한 미디어 장악
이렇듯 가짜뉴스와의 전쟁시대, 소셜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가운데 무엇이 진실인지 가려내는 지혜는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이단들의 포교 때문이라도 더욱 필요하다. 이들의 포교활동은 대외 노출을 꺼렸던 과거와 달리 직접 교리홍보에 나서는 등 점점 공격적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특히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파급력이 상당한 각종 미디어를 지능적으로 활용하면서 매체 장악에 나서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이단 사이비 전문매체인 바른미디어가 지난 6월 발표한 '이단 미디어 활용 현황'에 따르면 이단들에 비해 정통 기독교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약 1만2천 개의 방송을 보유한 팟캐스트 채널 '팟빵'의 경우 같은 달 종교 카테고리 순위 1~5위 가운데 기독교 콘텐츠는 단 하나도 없었다. 반면 1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이단이 장악했다. 유튜브에서도 '기독교'를 검색하면 이단들의 영상이 우후죽순 노출된다.

뿐만 아니라 이단 단체들은 특정단어를 해시태그로 걸어 게시물을 상위에 노출시키고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비판 게시물을 중단시키고 있다고. 유명 목사들의 설교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뉴미디어 활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왜곡된 교리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현혹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성도들의 유튜브 사용을 막거나 이단들의 자료에 일절 접촉하지 못하도록 막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건전한 성경해석과 체계적인 교리 교육으로 성도 스스로 분별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교단에서 결의한 이단의 이름과 주요 교리를 알아야 그들의 콘텐츠를 보고도 혼란스럽지 않다"며 장기적으로는 교계가 이단들의 반사회성을 부각해 광고를 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 것도 제언했다. 또 각종 포털사이트 및 SNS에서 상위에 노출될 수 있는 기독콘텐츠 개발을 위해 미디어 사역자들을 양성하는 등 한국교계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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