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려한 찬양으로 그려낸 '시작과 끝되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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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려한 찬양으로 그려낸 '시작과 끝되신 하나님'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8.26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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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1]찬양사역자 장윤영 사모

매월 한 명의 아티스트를 선정해 소개하는 ‘문화 초대석’을 시작합니다. 음악과 미술, 연기 등 폭 넓은 영역에서 활동하는 크리스천들을 독자들에게 알리는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흙 속에서 진주를 찾듯 몰랐던 아티스트 발견하는 즐거움을 독자분들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지면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한국 기독교 문화의 저변이 확장되기를 소망합니다. <편집자 주>

 

“이 노래를 이 사람이 불렀다고?” 인터뷰 내내 작은 목소리였다.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로 말할 것 같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40대 주부의 모습이었다. ‘장윤영’이라는 이름이 낯설기도 했고, ‘알파와 오메가’라는 곡 제목도 다소 올드하다는 인상을 받았기에 만남 자체에 큰 기대감은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재생 버튼을 누르고 잠시 후 첫 소절이 흘러나오자마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뜻밖의 발견

‘반전’. 다른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까랑까랑하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창법, 3옥타브 솔(G)을 넘나드는 고음이 부드럽게 고막을 때렸다. 바로 맞은편에 앉은 사람의 노래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수수한 겉모습은 겸손의 미덕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한국의 훌륭한 찬양사역자 명단이 있다면 당장 ‘장윤영’이라는 이름을 추가해야 할 것만 같았다.

더 좋았던 건 토시하나 빠짐없이 복음으로 넘실대는 가사. 개인적인 간증 한 줄 없이 로마서 11장의 정수만을 오롯이 담았다. 가사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주는 알파와 오메가 처음과 나중 되시네. 주는 알파와 오메가 시간의 주인 되시네.(중략) 우리가 얼마나 거대한 손길 속에 있는지 아는 것이 복음. 죄마저 덮는 그 손길. 별과 별 사이 보다 먼 시작과 끝 그 사이 그 시간을, 우리의 인생을 채우시는 주님(중략) 왕 되신 예수. 종 되신 예수. 죽음과 생명을 한 몸에 지니신 알파와 오메가.”

이 곡은 지난 16일 멜론과 벅스를 비롯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반드시 꼭 찾아 들어보기를 권한다.

 

10년간의 공백

10년 만에 발표된 새 앨범이다. CD로는 제작하지 않고 디지털 앨범으로만 발매했다. 첫 곡인 ‘알파와 오메가’를 시작으로 매 월 1곡씩, 총 6곡의 찬양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락(Rock)에 가까운 ‘알파와 오메가’와는 달리 9월에 공개되는 두 번째 곡은 발라드풍이 될 것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앨범의 타이틀이기도 한 ‘The Universe(우주)’는 오는 10월에 발매되는데,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담길 예정이다.

사실 그는 지난 10년간 찬양사역자가 아닌 목회자의 사모로서 역할에 더욱 집중해왔다. 남편인 박상건 목사(킹스크로스한인교회)를 따라 영국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5년이 흘렀다.

10년만의 앨범이지만 딱히 국내활동 계획은 없다. 한 달여의 국내 체류를 마치고 조만간 영국으로 복귀해야 한다. 그저 하나님이 주신 감동을 따라 곡을 쓰고 발표했을 뿐이다.

영국으로 떠나기 전 그의 대표곡은 ‘조율’‧‘바닷길’ 등이다. 4년마다 앨범을 발표해서 '월드컵 가수'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김석균 목사의 ‘겸손’, 좋은씨앗의 ‘시편51편’, 김명식의 ‘Shout to the Lord’ 등 다른 사역자들의 곡을 피처링 한 활동도 주목을 받았다.

사실 그가 처음 한국 CCM계에 발을 들인 건 ‘한국 블랙 가스펠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룹 ‘헤리티지’의 전신 ‘믿음의 유산’에서부터다. 동대문에 위치한 동신교회를 중심으로 소위 노래 좀 한다는 친구들이 모여 재미로 시작한 ‘믿음의 유산’활동은 지금의 그를 만든 자양분이 됐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블랙 가스펠이라는 전혀 다른 장르로 CCM에 입문했다는 것이 이채롭다. 그의 목소리 안에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한 색깔이 보이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 10년만의 앨범 ‘The Universe’를 들고 한국을 찾은 장윤영 사모. 앨범에 수록된 6곡의 찬양은 매월 1곡씩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첫 곡인 '알파와 오메가'는 지난 16일 각종 음원사이트르 통해 공개됐다.

다락방에서 우주를 그리다

찬양사역자의 삶을 포기하고 타향에서 목회자 사모로 살아가는 삶이 그에게도 녹록치 않았다.

“남편이 담임목회를 시작하니까 처음에는 정신이 없었어요. 교회에서 감당할 것들이 많으니까요. 처음에는 외로울 겨를도 없다가. 한 해 두 해 지나고 나니 무대에 서지 못하는 것보다 음악하는 사람을 만날 일이 없다는 것이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를 만나야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기고 도전도 생기는데, 그럴 일이 없는 거죠.”

풍요 속 빈곤이 이런 것일까. 화려한 문화를 자랑하는 런던에 살고 있지만 정작 정 사모 본인에게는 그 문화를 누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 앨범 ‘The Universe’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런던의 작은 아파트 다락방에서 우주(The Universe)를 그려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면서 “혼자 있는 고립된 시간에 자신을 돌아보고 성경을 깊이 묵상하게 됐다. 많은 철학자들이 대단한 환경이 아닌 산책같은 반복되는 시간에 아이디어를 얻듯이 반복된 생활에서 깊고 좋은 시간을 만날 수 있었다. 그게 앨범의 많은 부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시작하고 그분을 통해 일어나며 그분을 통해 마친다’는 로마서의 감동을 노래로 담기 위해 1년을 묵상했다”면서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시고 원인이며 근거이며 결과이신, 그래서 영원이신 하나님을 함께 나누고 찬양하기를 원한다”고 첫 곡의 발매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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