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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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합시다
  • 정성진 목사
  • 승인 2018.08.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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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우리 언제 밥 한번 먹을까?” 이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던지는 인사말이다. 밥이란 단어는 사전에 없는 다양한 맥락과 행간의 함의가 담겨 있다. 요즘 방송과 영화 그리고 소설에서 밥을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하재영 소설 <같이 밥 먹을래요>, 윤고은 소설 <일인용 식탁>은 혼자 밥 먹기의 곤란함과 어려움을 주제로 삼고 있다.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역시 그런 측면에서 밥 먹기를 주제로 한 이야기이다. 먹방 예능, 인터넷 일인방송까지 먹는 것을 소재로한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공작>에서도 북한 고위간부인 이 차장과 남한 사업가로 위장한 공작원 흑금성의 마음이 가까워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것은 북한 고위간부 이 차장의 집에서, 이 차장의 아내가 만든 집밥을 나눠 먹을 때 적이 아닌 동지로 서로 믿게 된다. 거래가 아닌 마음을 여는 장면이다. 우리 말에 식구(食口)라는 표현이 있다. 이를 직역하면 ‘밥을 먹는 입’이란 뜻인데, 함께 밥을 먹을 때 비로소 가족이 된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모일 때마다 해야 할 일에 대하여 예수께서 우리에게 당부하신 일 중 하나가 ‘식사’라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그를 비방하던 자들이 예수를 깎아내릴 때마다 했던 말이 “먹기를 탐하고 마시기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너희 말이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눅 7:34)

예수가 먹고 마시는 걸 탐하셨을 리 만무하지만, 적어도 그분을 대적하던 자들이 수도 없이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던 죄인과 세리와 창기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마련해주셨다는 것은 틀림없다. 그리고 예수께서 자기를 따르던 최초의 사람들에게 그분을 기념할 수 있는 일을 제정하셨는데, 그것은 바로 누가복음 22장 19절에 기록되어 있다.

“또 떡을 가져 감사 기도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눅 22:19)

그렇다. “먹기를 탐하는 예수”께서 자기를 따르는 자들에게 자신을 기념하기 위하여 먹고 마시라고 교훈하셨다. 이것은 아름다운 선동이다. 이처럼 식사는 그리스도인 모임의 표상이 되어야만 한다. 이는 환대, 소속감, 너그러움, 그리고 은혜의 표시이다.

주위를 돌아보라. 낙심하고 실의에 빠진 이웃이 있다면, 아직 예수를 알지 못하는 이웃이 있다면 그와 함께 식사하라. 세리장 삭개오는 예수님과 함께 식사한 자리에서 자신의 죄를 회개했고 회심하였다. 이처럼 우리는 이웃과 함께 식사할 자리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선교적인 삶의 행동에 익숙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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