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일의 문화칼럼]커피는 선교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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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일의 문화칼럼]커피는 선교의 도구
  • 장남일 대표
  • 승인 2018.08.2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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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커피 문화(4)
▲ 장남일 대표

커피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놀랍게도 선교의 역사와 함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선교사들을 통해 커피를 모르던 나라에 자연스럽게 들어간 이야기는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렇게 들어간 커피는 귀한 대접을 받는 음료였다. 궁중의 체면 유지를 위해 접대 품목에 ‘커피’를 추가했다고 19세기 후반 선교사 알렌(H. N. Allen)의 책 ‘한국의 풍물(Things Korean)’에 기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기후 때문에 재배할 수 없어 음료만 들어왔지만, 재배가 가능한 나라들은 선교사들에게 의해 종자가 유입되었다.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 19세기 유럽 선교사들에게 의해 커피가 소개된 이후 주요 농작물로 키워져 국가 산업을 책임지는 품목이 되었다.

커피는 에티오티아(Ethiopia)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이슬람 국가들의 대표 음료로 자리 잡았다가 기독교 국가로 들어오게 되었다. 기독교 국가로 유입된 이후 커피는 선교사들이 가는 나라들에 전파되게 되는 선교의 도구가 되었다.

커피는 주로 적도를 기점으로 북위 25℃, 남위 25℃ 사이에 위치한 나라들에서 재배 된다. 이 지역을 커피 존(Coffee Zone) 또는 커피 벨트(Coffee Belt)라고 부른다. 지도를 펼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교사들이 파송된 나라들과 커피 나는 나라들이 상당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19세기 후반에만 선교사들이 커피를 가지고 활동한 게 아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되는 이야기다.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품목이다. 국제 선물시장에서 석유 다음으로 커피가 거래된다고 한다. ‘스타벅스’라는 커피회사가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프랜차이즈화 할 수 있었던 것도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에게 가장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음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커피’를 선교사들이 복음과 함께 전파했는데, 선교 역사에 ‘커피’를 도구로 어떻게 사용했는지 안타깝게도 하나로 정리된 책은 아직 없다.

비즈니스를 통한 선교에 대해 이야기들을 하고 전략적으로 어떻게 이용해야할지 논의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전략적으로 산업별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커피는 이렇게 사람들 가까이에 있어 지금도 교회들이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전도의 도구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지식적으로 체계를 가지고 더 접근한다면 좋겠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원한다. 스토리텔링의 시대다.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가 한국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에티오피아에서는 어떻게 커피가 처음 발견되었는지, 각 나라마다 어떻게 처음 커피가 들어가서 어떻게 좋은 커피들이 재배되었는지 등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교회 카페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 알고 싶어 하는 지적 호기심들이 있다. 그것을 충족시켜주면서 커피 선교의 이야기가 접목된다면 어떨까? 왜 선교사들은 커피를 보급하면서까지 복음을 전하고 싶은 것인가? 이제 선교지의 농민이나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자고 커피 사게 하는 것보다 더 본질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면 좋겠다.

그리스도인들이 선교와 함께 커피 영역 속에서 이뤄낸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이 발굴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커피 향기와 함께 그리스도인의 향기가 전해지길 바래본다.

장남일 대표 / 아크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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