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참여하는 교회생활, 신앙의 대물림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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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 참여하는 교회생활, 신앙의 대물림 비결입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8.14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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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년대교구

현재 40여만 명 교세를 이루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기독교계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중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듯하다. 해외에도 많이 알려져 있다. 이렇듯 큰 교회라면 지나온 역사, 당회의 기획으로 모든 부서가 물샐 틈 없이 계획돼 조직됐을 것 같은데, 교회 안에는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이색 부서 한곳이 있다. 

20년 전 젊은 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장년대교구. 당시에는 제자 교회를 독립하기 전이니까 교세는 더 컸을 때이다. 30~40대 기혼 교인들이 스스로 ‘젊은부부선교회’로 시작한 것이다. 2010년 장년국으로 승격된 후 지금은 교회 안에서 일익을 감당하고 있다.

이영훈 담임목사는 최근 “장년대교구는 우리 교회의 미래”라고 할 정도로 큰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장년대교구가 여의도순복음교회라는 초대형 교회 안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년대교구 봉사팀이 지난 2일 일산의 개척교회를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한 섬김사역을 펼쳤다. 장년대교구는 매 여름 가족단위 봉사팀을 국내외 파송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봉사
“내 평생 이런 더위는 처음이야. 날이 너무나 더워서 올해는 그냥 에어컨 틀고 지내고 있다니까. 오전 내내 집밖으로 나가질 못해 답답했는데, 이렇게 교회에서 점심을 대접한다고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여…”

부채, 선풍기로 더위를 버텼는데 올해는 안 되겠다는 여든의 김경자 할머니는 지난 2일 여의도순복음일산교회로 가는 차 안에서 이렇게 하소연했다.

할머니가 향하는 출석교인 20여명의 여의도순복음일산교회는 모처럼 북적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년대교구 교인과 아이들이 이 교회를 섬기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나온 것이다. 이내 도착한 할머니들을 친절히 맞이하는 교인들. 평소 전도하며 일면식이 있거나 무더위에 외출이 필요한 노인들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이다. 메뉴는 ‘삼계탕’. 

“맛있게 드세요~” 인사하는 카랑카랑한 아이들에게 미소로 답하는 할머니들이다. 이야기꽃은 금방 피어난다. 맛있게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과 함께 젊은 교인들이 일대일로 함께 지갑과 가방을 꾸미는 공예시간을 함께했다.  

이번 일산의 교회를 방문한 팀은 어른 21명, 어린이 16명으로 장년대교구 소속의 가족들이다. 낮 시간에는 교회 주변 5곳에서 전도활동을 펼쳤다. 저녁에는 담임목회자가 인도하는 성령대망회에 함께하며 은혜의 시간을 보냈다. 

엄미선 집사는 “부모들마다 각자 달란트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든 해외든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같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어 좋다”며 “매번 봉사활동을 준비하면서 가족 안에서 신앙의 대물림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고 유익을 강조했다. 

박상필 담임목사는 “개척교회로서는 젊은 교인과 아이들이 와서 함께해주는 것만으로 힘이 난다. 더구나 무더운 날씨 중에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힘써줘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년대교구는 일산에서와 같은 섬김사역을 매 여름마다 하고 있다. 모두 교인 스스로 기획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온 사역이다.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년대교구에 주일에 출석하는 교인은 600여명으로, 이 중 최소 200명은 매년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국내외 선교지로 떠난다. 이른바 영성휴가 프로그램이다. 보통은 교단 여부를 떠나 봉사팀을 필요로 하고 요청이 있는 곳이면 3개월 정도는 준비해 떠난다. 

올해도 부모와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한 중학교 1학년 최유민 군은 “유치원 때부터 베트남과 제주도 여러 군데를 다니면서 공연도 하고 물티슈도 나눠주고 할머니들 안마도 해드리고 했다”면서 “할머니들이 우리를 보면 더 좋아해 주시고, 여동생까지 온 가족이 매년 함께해서 즐겁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 폭염 속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한 장년대교구 성도들.

온 가족이 참여하는 3040 구역예배
최유민 학생의 소감에서 장년대교구가 왜 출발하게 됐는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모든 교회 안에서 젊은 세대의 소통은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교회의 미래이자 미래를 키우고 있는 세대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장년대교구 이전 ‘젊은부부선교회’가 시작될 때부터 활동했다는 박은덕 집사는 “교회 안에서도 세대 차이, 신앙연륜에 대한 차이들이 있어 혼란스러워하는 젊은 부부들이 있다. 청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장년도 아닌 젊은 부부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자녀를 양육하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고, 교회에 부적응하는 사람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젊은 부부들이 모여 모임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장년대교구는 모든 활동이 가족 단위이다. 어른들은 주일 대예배, 자녀들은 주일학교를 드리지만, 오후 시간에 가족들이 다 함께한 가운데 장년대교구 예배를 함께 또 드린다. 아이와 어른이 거리낌 없이 함께하는 가정통합예배라고 할 수 있다. 

구역예배가 유명무실해져가는 한국교회 현실 속에서도 장년대교구 내에서는 구역마다 일주일에 한번 평일 저녁에 30~40명씩 모여 예배를 드린다. 물론 가족들이 다 함께 참여한다. 

장년대교구를 담당하고 있는 이동주 목사는 “우리 교구의 구역예배는 아마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초창기 부흥할 때 모습일 겁니다. 자기 집을 오픈해 교인들을 맞이하고 남편과 아이들까지 참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자발적 동력이 섬김의 힘
교회 내 청년들이 결혼해 따로 모이기 시작한 이삭교구에서 시작해 규모가 커져 젊은부부선교회가 되었다. 이후 교세가 500세대에 이르자 2010년 장년국으로 신설되었고, 현재의 장년대교구는 1000세대 2000여명이 소속된 부서로 활약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모였기 때문에 각종 사역도 교인들이 중심이 되고 교역자들이 뒷받침하는 분위기이다. 올해 겨울에도 경기도 이천의 일곱 군데 마을을 방문해 직접 연탄을 날랐다. 아이들이 연탄을 직접 전해줄 때 신앙에 대해 주민들은 더욱 마음을 연다. 

매년 연초 7일간 이어지는 ‘여리고기도회’, ‘가족수련회’, ‘체육대회’, ‘송년의 밤’ 등 모든 프로그램에 가족이 함께한다. 어른만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어린이들만 따로 모아놓는 프로그램도 아니다. 매 분기에는 이영훈 담임목사가 함께하는 36개월 미만 자녀들을 위한 헌아식도 진행된다. 

박은덕 집사는 “부모가 바로 서려고 하면 자녀들이 안다”면서 “부모와 자식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사역을 같이 준비하면서 바른 신앙이 전수될 수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우리끼리만? 걱정하지 마세요”
3040 세대는 낀 세대이다. 청년과 같은 마음인데 그것도 아니고, 장년 세대도 아니어서 도통 교회 안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다. 또 장년세대 입장에서 보면 자기들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 같은 3040 세대가 이해가 되지 않을 법도 하다. 

그래서 한 때는 젊은부부선교회가 자립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기도 했다. 어느 입장에서든 모두 이해되는 부분이다. 

이동주 목사는 변화하는 환경과 역기능 해소를 언급했다. 이 목사는 “3040 세대들은 교회가 정한 교구나 구역의 영역을 넘어서 생활한다. 예를 들어 서울 안에서 거주하는 젊은 교인이 얼마나 될 것인가. 또 일정 연령이 지나고 자녀들의 교육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성인 교구에 정착하는 분위기”라고 이야기했다. 

다행히 이제는 오해가 어느 정도 불식됐고, 교회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아직 여름방학이 남아 있는 가운데 장년대교구 소속 가족들은 천안의 개척교회, 필리핀, 말레이시아, 김천의 농촌교회, 인도네시아 등 곳곳에서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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