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은 사람도 ‘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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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은 사람도 ‘뭐가’ 될 수 있을까?
  • 노경실 작가
  • 승인 2018.08.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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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영성 노트 “하나님, 오늘은 이겼습니다!”-56

예레미야 39:15-18> 예레미야가 감옥 뜰에 갇혔을 때에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너는 가서 구스인 에벳멜렉에게 말하기를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말씀에  ... 중략 ... 내가 반드시 너를 구원할 것인즉 네가 칼에 죽지 아니하고 네가 노략물같이 네 목숨을 얻을 것이니 이는 네가 나를 믿었음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하시더라.

내가 현존하는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미국의 찬양사역자인 빌 게이덜(Bill Gaither)이다. 그는 찬양을 대중화하면서도 그 어느 음악 장르에 뒤지지 않는 실력과 위치를 다지는 데에 온 인생을 쏟았고, 여든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찬양이 문화이자, 예배로 역할을 온전히 하도록 그 맥을 이어오게 하며, 찬양하는 이들의 입지를 굳건하고 자랑스레 세우는 데에 놀라울 정도로 공을 세운 사람이다. 

빌 게이덜의 활동에 대해 말하려면 끝도 없지만 그 중 하나가 유명한 1990년 초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빌 게이덜 홈커밍데이’ 라는 찬양제이다. 이 행사가 열릴 때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실력 있는 찬양사역자들이 한 곳에 모여 노래를 한다. 그런데 볼 때마다 마음이 아릿해진다. 그것은 분명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들인데도 그 안에 인기도에 따라 A급, B급처럼 서열이 있다는 것이다. 

세속적 인간사회에서야 당연한 것이지만, 하나님 안에서의 형제자매된 사이에도 분명히 능력이나 출생 등에 따라 위아래가 있다. 목회자도 마찬가지이다. 세습시비가 일어날 정도로 부유한 목회자가 있는가 하면, 밤마다 대리운전을 하는 가난한 목회자가 있다. 천사도 예외가 아니다. ‘대장 천사’가 있고, 그냥 ‘천사들’이 있다. 이런 문제는 신학자가 아닌 일개 작가인 나로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이다. -작가도 인기도에 따라 스타작가나 인기작가가 있고, 자비로라도 책을 낼 수 밖에 없는 작가나 스스로 무명작가라고 말하는 작가가 있다.-  여하튼 땅에서나 천국에서나 여지없이 존재하는 서열.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지난 주 고등학생들과 함께 한 ‘작가캠프’에서 이러한 질문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선생님, 요즘은 뭐가 되려고 하면 무조건 돈(부모의 물질적 후원)이나 배경이 있어야 하고, 심지어 여자는 미모까지 있어야 하는데 나처럼 아무 것도 없는 사람도 뭐가 될 수 있을까요? 그냥 잡초처럼 존재만 하다가 죽는 건 아닐까요?”  아이들의 질문에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자유 시간에 원하는 아이들만 따로 모아(왜냐하면 요즈음은 종교적인 이야기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에벳멜렉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총리된 요셉이나 사자굴에서 살아나고 고위공직자를 한 다니엘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거리감만 준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먼저 아이들에게 에벳멜렉에 대해 발견한 외적 특징을 말하게 했다. 
-흑인, 종, 내시, 다문화(이방인)

그렇다면 에벳멜렉의 캐릭터는?
-용감, 단호함, 빠른 실천, 올바른 판단,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이익을 따지지 않은 사람, 지혜로움. 

나와 에벳멜렉과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은?
-이 질문에서 아이들은 저마다 다양한 의견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우리는 예레미야 38장을 통해 충분히 에벳멜렉을 토론했다. 그런 다음 나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39장에서 하나님께서 에레미야를 통해 에벳멜렉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보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
- 나라가 완전히 망하는 시기에 다른 인물도 아니고 한낱 이방인 그것도 내시 한 사람에 대해 이렇게 길고 자세히 구원의 소식을 전하는 이유가 무얼까? 하나님의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것이 공통의 의견이었다.

여기 다 적을 수는 없지만 나는 아이들과 함께 참 깊은 은혜의 시간을 가졌다. 그날 아이들 스스로 내린 결론은 이러했다. 
-하나님은 그 사람이 누구이든 중요하지 않게 여기신다. 단지, 그가 하루 하루의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 달아보시는 것이다. 에벳멜렉처럼 자기 이익을 계산하지 않고 지혜롭게 하루하루를 묵묵히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 하나님은 분명히 이런 사람을 기억해주시고, 무엇‘이’ 되게 도와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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