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 다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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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다 잘 될 거야”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8.08.1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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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 60

만약 지금 은퇴를 한다면 나는 딱히 먹고 살 대책이 없다. 모아놓은 돈도 없고, 그렇다고 소위 퇴직금을 달라고 조를 만한 재정도 없다. 풀어내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여태껏 걱정 없이 살아왔고, 내일 일은 내일로 미루며 산다. 그래서인지 육십 중반의 나이에도  다만 기도하며 매임 없이 설교를 준비해 내는 기쁨 가운데 행복하다. 일 년 다섯 번씩 직접 인도하는 성회를 오히려 걱정해 주는 친구가 있어 고맙고, 교회가 정한 퇴임 때가 되면, 나를 기다리는 또 새로운 삶의 모습이 그려져 마음이 설레 인다.   

1988년에 발표하여 크게 히트한 ‘바비 맥퍼린 (Boby Mcferrine)’의 “Don’t worry, be happy”가 있다. “In every life we have some trouble.(모든 삶에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when you worry you make it double.(그러나 당신이 걱정을 하면 그것은 두 배로 커진다.) Don’t worry, be happy. (걱정하지 마라, 다 잘 될 거야.)” 상쾌한 휘파람소리로 시작되는 그의 노래는 굳이 가사를 몰라도 리듬만 타면서도 희망으로 몸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우리나라에도 독일그룹 ‘블랙피스’의 ‘Drink doch eine met’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가수 ‘전인권’의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라는 노래가 있다. 좋은 가사와 멜로디는 듣는 사람들에게서 평가된다. 종교인들이 들어도 부담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아무리 노래를 불러도, 내일을 염려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각박한 현실은, 어김없이 그 한계의 민낯을 드러낸다. 평안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찜통더위, 제주도에 밀려드는 난민 행렬, 미중간의 무역전쟁, 북한 비핵화의 모호한 행보, 북한산 석탄의 위장반입, 리비아 한인납치사건 등, 현행 법안에서 솔직하게 팩트(Fact)를 풀어가는 정치력이 우리에겐 부족하다. 대신에, ‘걱정마라, 다 잘 될 거야’를 믿음도 없이 감상적으로 음미하며 무마하려는 틈을 타고, 일확천금을 유혹하는 ‘돈스코이호 보물선사기’ 등이 사람들 마음에 또 근심을 심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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