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별된 주일을 위해 몸부림 치십니까

!생각해봅시다-선데이 크리스천 손동준 기자l승인2018.08.10 14:14:09l수정2018.08.10 14:23l14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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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성수'는 '일주일성수'의 기본

아주 어렸을 적부터 성인이 될 무렵까지 엄격하기로 유명한 고신 측 교회를 다녔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것은 어느 교회에서나 강조하는 가르침이지만 이 교회에서는 더 나아가 주일에는 아예 돈을 쓰지 말라고 가르쳤다. 왠지 어기면 큰일 날 것만 같아서 주일에는 군것질을 참고, 필요한 물건은 토요일에 미리 사두었던 기억이 난다.

머리가 좀 크고 나서는 일종의 반항심 같은 게 스멀스멀 피어났다. 주일에 돈 안 쓰는 것이 왜 구별이냐며, 돈만 안 쓸 뿐 나머지는 똑같지 않느냐며 어른들을 정죄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른이 된 지금, 이렇게라도 주일을 거룩하게 구별하고자 했던 어른들의 몸부림이었다는 것을 조금 알 것 같다.

‘선데이 크리스천’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쓰이던 때가 있었다. 2004년에 나온 기사를 검색해보니 주일에만 교회에 오고 주중 예배는 드리지 않는 신도들에 대한 통계가 나온다. 미뤄 짐작해 보면 당시 이 용어는 수요예배나 금요 기도회, 새벽기도 등 주중 예배를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도 든다.

사실 ‘선데이 크리스천’이라는 말은 ‘예배’ 참석 여부보다는 ‘구별됨’에 더 방점을 둔다. 일주일 내내 하나님과 관계없는 사람처럼 살다가 주일에만 예배당에 와서 ‘할렐루야’ 하며 ‘신실한 척’을 하는 것을 꼬집기 위한 말인 것이다.

그런데 믿는다는 사람 중에 예배 시간 목사님의 축도까지 다 끝난 뒤, 흐르는 반주에 맞춰 “하나님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하고 묵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하나님 한 주 동안 죄 짓지 않고 잘 살게 해 주세요”하고 간구하는 이들이 다반수일 것이다. 다만 세상에서 매일을 예배드리는 마음으로 살아가기가 호락호락 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주중 예배 안 갔다고 ‘선데이 크리스천’이라고 비하 하기엔 무리가 있다.

최근에는 ‘선데이 크리스천’ 보다는 ‘가나안 성도’라는 단어가 더 많이 눈에 띈다. 자꾸 듣다보니 이제는 ‘선데이’만이라도 좋으니 이들이 교회에 나와 줬으면 좋겠다는 씁쓸한 기분마저 들 지경이다.

한 주 동안 구별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데 주일은 정말 중요하다. 이제와 돌아보면, ‘주일에 돈 안 쓰기’는 방법의 옳고 그름을 떠나 ‘거룩’이라는 단어의 뜻조차 몰랐던 시절 ‘구별됨’이 무엇인지 몸으로 익힐 수 있게 해줬다.

주일과 평일을 구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일주일을 주일같이’ 보내야 한다는 뜻이리라. 그런데 일주일을 주일같이 보내려면 먼저 '구별된 주일'이 있어야 한다. 먼저 주일만이라도 제대로 된 크리스천으로 살아보자.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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