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살인적 폭염 막을 길은 '환경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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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살인적 폭염 막을 길은 '환경보호'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8.08.06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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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사상 최악의 올 여름 '슈퍼 폭염'은 한반도를 지글지글 달궜다. 온종일 내리쬐는 태양열로 기온은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웠고 길거리는 한증막이 따로 없다. 이런 가운데 몇몇 교회들은 시민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언제든 쉬어갈 수 있도록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는 반가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항시 에어컨이 가동되고 시원한 음료수까지 마련돼 자연스레 교회로 발걸음을 옮긴 시민들은 편안히 이야기를 나누다 가기도 한다. 

하지만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등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환경 재앙'에 이제는 좀 더 근본적인 대안이 시급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작금의 이례적인 이상고온의 원인을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열돔(Heat Dome) 현상'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의 과도한 개발 욕심과 환경 파괴가 지구온난화를 촉진하고 오늘날 살인적 폭염을 야기했다는 것. '자업자득'이란 말처럼 폭염은 자연을 소홀히 한 인간이 고스란히 그 책임을 떠안은 악순환의 결과다.

물론 폭염 취약계층을 위한 교회의 지원은 박수칠 일다. 그러나 이제라도 청지기적 사명을 지닌 성도 개개인들의 환경보호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일회성 이벤트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노력은 아주 작은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인식' 개선으로부터 나온다.

지난주 주일예배가 끝나고 청년부에서 간식을 나눠주는데 마구 자비로 남용되는 종이컵과 일회용 접시에 마음이 무거웠다. 화장실 앞 쓰레기통에 수북이 쌓인 쓰레기더미는 어땠는지… 치킨·피자 등 먹다 남은 배달음식 찌꺼기에다 우유팩, 테이크아웃 커피 컵 등이 물로 씻기지도 않은 채 끈적끈적한 상태로 뒤섞여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코를 막아야 했다.

사실 기자 역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플라스틱 대란'이 터지고 '폭염'을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동안 지나쳐온 불편한 진실에 눈을 떠 부끄럽다. 그러나 자성과 변화 없이는 언젠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만 초래할 것이다.

다행히 교계에서도 창조세계 보전을 위해 플라스틱 프리 운동을 확산하는 등 불편을 감수하고도 환경을 지키겠단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모두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구를 지키는 일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환경보호는 우리의 희생도 선택도 아닌, 그리스도인의 당연한 의무이자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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