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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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에 대하여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8.08.0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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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4)

“그날 힘들겠는데…….”

미국 앨라배마주 홈우드에 사는 스무 살 청년 월터 카는 친구들에게 차를 태워 달라고 전화를 걸었으나 이런 대답만이 돌아왔답니다. ‘벨홉스’라는 이삿짐센터의 운반 직원으로 갓 취직한 그는 2003년형 닛산 중고차가 고장 나 첫 일터에 갈 수 없는 처지가 돼 버린 것입니다.

목적지는 32Km 떨어진 펠럼 지역이었다네요. 카는 밤 12시가 조금 안 된 시간에 집을 출발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미리 4시간 정도 자두었구요. 그는 스마트폰 지도에 의지해가며 캄캄한 밤길을 걸었고, 머릿속에 든 단 하나의 생각은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는 일터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뿐이었답니다. 도로를 이용할 경우 속도에 따라 7~8시간쯤 걸린다고 생각했다네요.

4시간을 걸은 후에야 펠럼 지역에 진입했고, 순찰하던 경찰차가 카를 보고 즉각사이렌을 울렸답니다. 흑인인 카를 위험 인물로 간주한 것이죠.

“이 시간에 왜 길을 걷고 있지요?”

“(웃으며) 제가 미친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직장에 출근하는 길입니다.”

그의 사정을 들은 3명의 경찰관은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경찰들은 그를 안전한 곳까지 수 킬로미터를 태워다 줬고, 이후 만난 다른 경찰들도 그를 태워준 덕분에 예상보다 빨리 6시 반경 이삿짐 운반을 요청한 제니 레이미 씨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레이미 씨는 그 이른 아침 문 밖에 서 있는 카 씨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직원들이 오기 전까지 쉬라고 권했지만, 그는 물 한잔을 얻어 마신 뒤 곧바로 이삿짐 운반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같이 일하던 레이미 씨는 그 청년이 기특해 이것저것을 물었습니다. 

카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모든 것을 잃고 고향 뉴올린언스를 떠나 어머니와 함께 앨라배마로 왔어요. 제 꿈은 오직 하나예요. 직장생활과 야간대학을 병행한 뒤 해병대에 자원 입대하는 것입니다”라고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레이미 씨는 이 어린 청년의 열정과 직업정신에 감동받았고, 그의 이야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이 사연은 순식간에 소설미디어에 퍼져 나갔고, 카 씨의 회사 루크 마클린 사장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의 30대 자수성가형 마클린 사장은 지역 방송과 인터뷰에서 “월터 카와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돼서 기쁩니다. 월터는 쉽고 편한 일만 찾는 젊은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린 나이에 직장의 소중함을 벌써 알고 있습니다”라고 칭찬했습니다. 그리고는 2014년형 포드 스포츠 유틸리티 차를 선물했답니다.

‘열정’이란 단어는 “하나님 안에 있는 사람에게만 나오는 것”입니다. 어떤 일에든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주는 하나님의 소중한 대가가 ‘자부심’이라고 한다네요. 그 자부심이 조금 조금씩 알알이 맺혀 있는 사람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굉장한 자신감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고요. 하나님의 사람으로 우리에게도 그 자부심과 자신감이 조금이라도 자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월터 카라는 이삿짐 나르는 청년이 오늘 ‘열정’과 ‘최선을 다한다’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네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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