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절반 침례받은 비결? 사랑으로 섬긴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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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절반 침례받은 비결? 사랑으로 섬긴 것뿐입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8.07.23 2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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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직장에서 신앙 공동체 이룬 '아일랜드방주교회'

대부도 아일랜드 리조트, 직원 92명 합동침례식 눈길

기도로 사업 위기 극복…가장 먼저 교회부터 건축

바다 내음 가득한 안산 대부도,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환경 속에 골프장이 펼쳐져 있는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조금 특별한 예배가 드려졌다. 근무하는 직원 197명 중 무려 92명이 한 번에 침례를 받은 것이다. 한 사람을 전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이때 정말 놀랍고 귀한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특별한 전도법을 실시한 것도, 대규모 부흥 집회를 벌인 것도 아니다. 비결은 리조트 회장 권오영 장로의 섬김과 사랑에 있었다. 새롭진 않지만 가장 효과적인 전도법인 ‘사랑의 실천’이 예수님을 알지 못하던 직원들의 마음을 바꿔놓은 것. 지난 18일 아일랜드방주교회에서 열린 합동침례식을 찾아 감동의 현장을 함께 했다.

직원 절반 참여한 합동침례식

시화방조제를 지나 대부도에 들어선 뒤 합동침례식이 진행되는 아일랜드 리조트로 향했다. 92명이나 되는 직원들을 어떻게 리조트에서 침례를 주나 싶었는데 마당에 준비된 미니 풀장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침례식은 직원들이 가장 많이 참석할 수 있는 저녁 7시로, 장소는 교회가 아닌 클럽하우스 앞 야외 마당으로 정해졌다. 일을 마친 캐디들이 바로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등성이 너머로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 골프장과 식당에서 직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날 침례를 받은 직원들은 대부분 아일랜드 리조트에 입사한 후 예수님을 영접한 새신자들이다. 침례를 위해 새하얀 예복으로 갈아입고 순서를 기다리는 직원들의 얼굴엔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다.

설교는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오랜 기간 직원 예배를 인도하며 관계를 맺어왔던 극동방송 김장환 목사가 전했다. 김 목사는 “세계를 돌아다녀 봤지만 골프장에서 침례식을 갖는 것은 처음 본다. 오늘 침례를 받는 여러분들은 너무 귀한 축복을 받은 분들”이라고 축복했다.

김 목사는 또 “침례를 받는 이유는 첫째로 예수님께서 먼저 받으셨기 때문이고 둘째로 주님이 명령하셨기 때문”이라며 “침례는 물에 완전히 잠겼다 다시 나오면서 우리가 죄로 죽었다 예수님의 보혈로 살아난 것을 상징한다. 오늘부터 여러분에게 새로운 삶이 시작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침례식은 김장환 목사를 포함해 김요셉 목사(원천침례교회) 엄주용 목사(안디옥교회) 한병혁 목사(안디옥교회) 등 4명의 목회자들이 집례했다. 직원들은 물 속에 잠기기 전에는 다소 긴장한 듯 했지만 풀장을 나올 땐 한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침례를 받은 신현진 캐디는 “새로 태어난 기분이고 생일을 맞은 기분이다.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며 “항상 베풀고 감사하면서 예수님을 섬기며 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식음팀에서 일하는 민경환 씨 역시 “직원들과 합동침례식을 같이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떨렸지만 잠겼다가 나오니 짜릿한 느낌을 받았고 감격스러웠다. 굳건한 믿음을 갖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침례식을 모두 마친 후에는 안디옥교회와 수원중앙교회 성도들, 그리고 극동방송 운영위원들이 침례받은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을 축하했다.

리조트의 주인은 하나님

아일랜드 리조트에 가면 입구를 지나자마자 방주모양의 아름다운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리조트 직원들과 방문객들을 위해 세워진 아일랜드방주교회다. 리조트에서 손님을 맞는 가장 첫 번째 건물이 교회라는 것이 사뭇 신선하다.

아일랜드방주교회는 자연 친화 건축으로 유명한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의 작품이다. 대부도의 청정 자연과 어우러진 교회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하지만 이곳엔 교회 건물보다 아름다운 간증이 숨어 있다.

권오영 장로는 사업 초창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리조트 공사를 두고 악의적인 공격들로 인해 사업을 중단하는 등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때 권 장로는 영적 멘토인 김장환 목사를 만났다.

김 목사는 권 장로에게 믿음을 잃지 말고 더욱 하나님께 간구해야 한다며 사업터 위에서 기도회를 가질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허허발판 위 컨테이너에서 아일랜드 리조트의 첫 번째 기도회가 시작됐다. 권 장로는 “기도회를 통해 아일랜드 리조트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깨닫게 됐다. 눈앞에 놓인 어려움을 놓고 기도하며 문제가 해결되면 부지 위에 교회부터 설립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공사가 재개된 후 권 장로는 기도한대로 아일랜드방주교회를 가장 먼저 헌당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기도회와 예배가 시작되면서 신기하게 문제들이 하나둘 해결되는 것을 경험했다. 사업의 위기가 해결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직원들 역시 기도와 예배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기 시작했다.

권 장로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권하고 아이들이 그것을 누리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뿌듯하지 않나. 전 그런 기분으로 직원들에게 하나님을 만나보라, 이 은혜를 같이 누려보자고 권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을 만나면서 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볼 때마다 전도의 기쁨이 이런 것이고 하나님의 은혜는 같이 누릴수록 더 좋은 것임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공동체 되길

직원 92명이 한 번에 침례받기 까지는 권오영 장로의 섬김의 리더십이 있었다. 캐디, 식음팀, 조리부, 시설팀 등 부서를 가리지 않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삶으로 복음을 전했다. 침례를 받은 직원들이 “회장님처럼 섬기고 사랑하는 크리스천으로 살고 싶다”는 소감을 전할 정도다.

교회가 세워지기 전 컨테이너에서 예배를 드릴 때부터 이들과 함께 했던 김장환 목사의 헌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김 목사는 7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아일랜드방주교회를 찾았다. 서울에서 대부도까지 왕복 4시간을 오가며 예배를 인도했다. 김 목사의 방문은 담임목회자가 없어 영상예배를 드리던 아일랜드방주교회에 큰 힘이 됐다.

아일랜드 리조트에 오기 전까진 교회에 나간 적이 없었던 조한동 캐디는 “예배에 한 번 두 번 참석하다보니 마음에 기쁨이 생겼고 예수님을 알고 싶어졌다. 설교를 들으면서 우울했던 제 삶에 웃음이 생겨나고 삶의 방향성을 찾게 됐다.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또 조리부의 김준호 씨는 “예배를 드리며 제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게 됐다. 원래 우울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았었는데 예배를 드릴 때마다 이런 성격들이 변화되는 것을 느꼈다”면서 “늘 ‘고맙다,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시는 목사님을 보며 감사를 생활화 하게 됐다”고 전했다.

권오영 장로는 예수님을 영접한 직원들에게 주기적으로 말씀을 묵상할 수 있는 큐티책과 신앙도서들을 나눠주며 꾸준히 직원들의 신앙 성장을 돕는다. 리조트 안에 따뜻한 신앙공동체를 이룬 그는 이제 이곳을 통해 한국교회를 섬기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권 장로는 “아일랜드 리조트에 오시는 목회자 분들에게는 50%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작은 일이지만 이곳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하나님의 종들을 잘 섬기고 싶은 마음”이라며 “아일랜드 리조트와 아일랜드방주교회가 언제나 하나님의 사랑이 충만한 공동체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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