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부터 교육·환경까지 '미래교회' 달군 화두는?

한국교회 미래를 말하다(24) 2018년 상반기 결산 김수연 기자l승인2018.07.23 20:22:42l수정2018.07.23 20:24l14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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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상반기 '4차 산업혁명 대응방안'이 교계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오늘날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교회는 더 이상 전통방식만 고수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기독교가 국민들로부터 소위 '개독교'라 지탄받고 '세상과 동떨어진 집단' 혹은 '성장위주의 개교회주의'로 흐른다는 지적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스스로 성찰하고 변화하려는 노력 없이는 언젠가 도태되고 말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된다.

본지는 이 같은 동기에서 출발해 위기에 놓인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살피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올해 초부터 '한국교회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연중기획 시리즈를 연재해왔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교육·환경·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응전략을 다뤘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어느덧 한 해의 반을 보낸 시점에서 지난 상반기 우리가 주목했던 '미래교회' 화두를 다시금 돌아보며 숨 고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위기이자 기회 '4차 산업혁명'
지난 상반기 교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었다.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우리의 일상 곳곳에 빠르게 파고들면서 4차 산업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흐름이 된 것. 기독교도 예외는 아니어서 신기술과 목회를 접목한 다양한 사례가 속속 등장했다. 가상현실(VR)을 이용해 교회시설을 소개하고 예배실황을 전하는가 하면 증강현실(AR)을 교육교재와 접목한 어린이 사역단체도 있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재정부담을 줄이고자 정부지원사업에 참여하거나 재능기부를 받은 점이 돋보였다. 

그러나 과학기술은 양날의 검인지라 4차 산업은 기술의 전지전능을 신봉하고 기계보다 인간의 가치를 더 낮게 두는 인간소외·탈종교화 현상부터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사회적·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소외계층을 발생시키는 등의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AI와 성적 관계를 맺고 가상현실에 갇혀 사는 등 비윤리적 행태가 만연해질 수 있다는 염려도 있었다. 이에 교계에선 4차 산업시대 대처방법을 연구하는 학술회와 논문들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대부분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사람의 마음을 채우는 것은 영성밖에 없다. 미래교회는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진지하게 전하면서 '신앙공동체'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직업교육과 함께 노인·장애인 등 디지털 문명에 익숙하지 못한 이들의 사회 적응력을 향상, 청년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기독교 교육 마련, 4차 산업을 주도할 크리스천 인재 양성 등이 남은 과제로 꼽혔다. 

또 하나의 예배당 '뉴미디어'
미래 목회가 성공하려면 SNS·동영상 플랫폼 등 뉴미디어 활용이 관건이란 목소리도 나왔다. 과거 집집마다 전도지를 나눠주던 방식을 탈피해 온라인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이뤄지는 복음전파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란 것. 건물 없는 선교적 교회를 추구하며 라이브 영상 기능을 적극 활용한 웨이처치부터 페이스북 페이지 '청년사역연구소'를 운영하며 이단 관련 자료를 공유하는 이상갑 목사, 카드뉴스와 영상을 흥미롭게 편집한 웹 사이트 온맘닷컴 및 기독교다모여 등이 뉴미디어 선교 반열에 올라 소개됐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사역자들이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점이다. 이들은 "세상 사람들도 좋아하게끔 재밌고 신선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기독콘텐츠들이 지금처럼 감동과 거룩한 코드에 치우친다면 소위 우리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계에도 능력 있는 창작자들은 많지만 처우가 열악해 버티기 힘들다"면서 "정당한 가치평가와 대우가 이뤄져 대중문화와 견줘도 손색없는 우수한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조언을 이어갔다.

영성·역량 길러주는 '기독교 교육'
한편 교육 분야에선 정부의 공교육 강화정책으로 사립학교의 가능성과 존재 가치가 위협받는 때 기독사학이 나아갈 길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우선 작금의 기독사학들은 안타깝게도 당장 내년의 학사일정을 꾸리기에도 벅찬 현실이었다. 전문가들은 더욱이 평준화 제도 이후 사립학교는 학생 선발권 및 부모의 학교 선택권·교육과정 편성권 등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고 교원 임용마저도 건학이념에 근거한 기준대로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려면 학부모의 인식 전환이 급선무인 것으로 조사됐다. 건학이념을 지키고자 2011년 자립형사립학교로 전환한 대광고등학교 김청결 교장은 "일반고로 남았다면 국가예산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종교교육은 포기해야만 했을 것"이라며 "4차 산업 이후 영성교육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채플·비전 찾기 등 바른 가치관 교육이 지속되려면 기존 입시위주로 흘러가던 학부모들의 관심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지식 전달이 아닌 리더십·창의력·의사소통능력 등 역량기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한편 고령화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신학교는 평생교육제도로 60~70세에도 수시로 대학교·대학원·평생교육원에 들어갈 수 있도록 유연한 입학시험제도를 구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4차 산업혁명으로 평신도 전문인과 목회자 간 협업이 증대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일반 성도를 대상으로 한 신학교육의 중요성도 대두됐다. 교수들도 교육이 온라인으로 확장되면서 단순 지식전달보다 영성과 지혜를 전수하는 멘토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 살리는 '녹색교회'
환경은 올 한해 빼놓을 수 없는 이슈였다. 미세먼지부터 재활용 쓰레기 대란,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염까지 해를 거듭할수록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창조세계 보전을 사명으로 여기고 일찍이 환경운동에 뛰어든 반가운 곳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비닐 플라스틱 등 일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새생명감리교회를 비롯해 재활용품을 기증하면 상품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몽골에 나무심기 캠페인을 후원하는 새사랑교회 등이 그 예다. 옥상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한 서울제일교회는 탄소배출권 판매 등으로 매달 70만원 상당의 수익을 내기도. 

하지만 한국교회 전반적으로는 환경문제가 아직 피부에 와 닿지 않을뿐더러 '기후 변화' 등의 주제는 한 개인이 참여하기엔 너무 거대한 듯 느껴져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 전문가들은 "크리스천에겐 하나님이 지으신 아름다운 세계를 돌볼 책임이 있다. 세상 사람들이 환경운동에 나서는 이유가 개인의 윤리의식과 다음세대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라면 크리스천에겐 신앙인으로서의 양심과 청지기로서의 사명까지 요구된다"고 꼬집었다.

착한공유로 상생하는 '공유교회'
교회의 동참은 경제 분야도 예외가 아니었다. 유·무형 재화를 나눠 쓰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경제 시대 교회는 수익모델을 넘어 '공공성'을 담보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착한공유'를 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 큰 교회들은 평일에 사용하지 않는 유휴공간을 지역사회에 내주는가 하면, 공간의 패러다임을 확장해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의 공정무역 카페를 차려 지역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한 경우도 있었다. 

눈여겨볼 점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교회들도 공유사회에 동참할 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언제든 섬길 준비가 돼있는 성도들의 재능 나눔은 물론 시·도에서 실시하는 사업에 지원해 재정 어려움의 돌파구를 찾는 것. 무엇보다 교계 안 문화사역자들이나 개척교회들에게 머물 곳을 제공해준 상생 정신이 두드러졌다. 이때 목회자들은 "교회들의 공유 목적은 전도가 아닌, 순수하게 지역사회에 파송된 일원이란 마음가짐으로 이웃의 필요를 채우려는 게 돼야 한다"며 "이것이 앞으로 추구해야할 선교적 교회의 모습"이라고 의견을 같이했다. 

김수연 기자  ksy@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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