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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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
  • 이수일 목사
  • 승인 2018.07.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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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목사/음성흰돌교회

금번 러시아월드컵에서 16강에 탈락한 한국대표팀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던 날, 많은 인파가 대표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들었다. 당초 대표팀은 색깔 없는 경기력으로 국민들의 비난을 받아 마땅한 상황이었지만 피파랭킹 세계1위 독일을 2:0으로 물리치는 기적을 연출하면서 비난이 칭찬으로, 냉대가 환호로 바뀌고 만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환영인파 가운데 누군가가 던진 계란에 의해서 환영장 분위기는 갑자기 초상집분위기로 바뀌고 말았다. 금번 대표팀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이 그 실망과 분노의 감정을 참지 못해서 벌인 해프닝이라고 이해는 한다.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보여 준 경기력이나 그 다음 경기에서 보여준 멕시코와의 경기력을 볼 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 답답하다 못해 짜증이 났고, 그 짜증은 얼마 후 분노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실수한 선수에 대해서도 싸매고 이해하기보단 비난이 먼저 솟구치는 자신을 보면서 내 자신에 대해 적지 않은 실망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히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서 밀려들던 분노의 감정은 이성의 지배를 받으면서 썰물처럼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운동은 운동일 뿐이다, 한 순간의 실수로 상대를 비난하지 말자, 그런 나는 실수가 없고 온전한가,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한다, 내가 실수하고 실패할 때 타인의 배려와 용서로 기사회생하지 않았던가, 실수의 당사자가 내 가족이라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이럴 때 주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등등이 내 안을 채우면서 미움과 분노는 사랑과 이해, 혹은 격려로 바뀌기 시작했다. 감정은 누구나에게 있기에 그 감정을 표출하는 것 자체를 나무랄 일은 아니다. 문제는 도를 넘는다는데 있다.

옛말에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직역하면 “지나친 것은 오히려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라는 뜻으로, 아무리 좋은 것도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이다. 좋은 표현도 지나치면 오해를 하거나 왜곡되어지는 법인데 하물며 비난과 분노의 감정이 극에 차있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자명하지 않을까?

요즘 몸담고 있는 교단의 목회자들이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면 온통 감정이 지배하는 모습일 뿐이다. 이성적 사고는 온데 간데 없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주님의 영성을 강조하는 것은 소귀에 경을 읽어주는 꼴이다. 사방에서 네편, 내편을 갈라놓고는 저마다 자기의 목적에만 열정을 불태우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하나가 되는 소원도 자기중심으로의 하나를 소원할 뿐이다.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낸다. 요즘 우리의 관심사항을 주님 앞에 내놓으면 뭐라 말씀하실까, 아니 주님께 여쭙기 전에 교인들 앞에 우리의 관심사항을 내놓으면 그들은 뭐라고 말하며 어떤 모습으로 목회자의 세계를 평가할까! 다들 찔리는 구석은 있어서, 주님께도 말 못하고 교인들에게도 말할 수 없는 무가치한 현안에 목숨 걸고 대립하는 목사들이 불쌍하고 가엽기까지 하다.

자기소신이 성경과 주님의 정신을 넘지 않도록 처신하면 오죽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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