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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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지킴이
  • 허진권 교수
  • 승인 2018.07.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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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63)
▲ 축구장 풍경, 137 x 70 cm, 한지에 수묵, 1999년

우리는 시내버스를 타나 지하철을 타나 너나 할 것 없이 휴대폰을 가지고 골몰하고 있는 광경을 본다. 필자도 그중 하나인 이런 풍경은 이제 이시대의 문화가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 필자가 즐기는 게임은 2048이라는 것으로 숫자를 배가되게 하는 것이다. 이 게임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으며 실수를 하면 한번은 전단계로 되돌릴 수가 있다. 따라서 그 원리를 알고 급하지 않게 천천히 집중하게 되면 아주 높은 점수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높은 점수로 가기 전에 엉켜서 게임아웃 되기 일쑤다. 이는 게임자가 지능이 낮거나 몰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고 게임에 몰입 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는 습관 된 버릇이나 집중력이 흩어진 결과이니 한번은 되돌릴 수 있는 기회조차 필요 없게 되고 만다. 얼마 전 필자는 아주 높은 점수를 만들어 주변에 은근히 자랑도하며 점수를 더 높이려던 중 아차 하는 사이에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되어 게임아웃 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삶도 게임처럼 어떤 일이던지 한번은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어떨까? 그럴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아주 아름다운 천국일까 아니면 그 기회를 믿고 더욱더 오만해져서 돌이킬 수 없는 지옥 같은 세상이 될까? 모를 일이다. 그리고 인생은 그 한번조차 되돌릴 수가 없다. 따라서 예나 지금이나 게임이 재미있는 것은 모두다 가상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적으로 미성숙한 어린이들이 게임에 몰입하게 되면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분 못하고 마침내 현실 부적응 상태가 되고 만다.

소개하는 작품은 필자가 1999년에 개최한 개인전에 설치하였던 작품이다. 당시 필자는 우리의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화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였으며 당시 작가들은 대부분 스포츠나 종교적인 내용을 금기시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풍토는 필자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였으니 자연스럽게 오병이어, 가시면류관 같은 기독교적인 내용이나 축구장 풍경 같은 스포츠를 주된 소재로 다룰 수 있게 됐었다. 그리고 축구장 풍경도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골게터 보다는 수많은 선방이 있다하나 한 번의 실수를 되돌릴 수 없어 수많은 관중들의 야유를 받는 골키퍼를 선택하였었다.

한 나라를 개국하는 것이나 인생사 무수하게 많은 일들은 그 업적을 이루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면 단 한 번도 되돌릴 수 없는 인생에서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고민 하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세상적으로 볼 때 그 방법은 없다. 이는 성경에 나오는 무수한 위인들의 실수투성이인 삶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그리스도의 피 공로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회개하라 하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이 세상을 살아가며 회개를 우리의 골키퍼로 세우면 어떨까 문제를 던져본다.

목원대학교 기독교미술학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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