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 온 난민…‘환대’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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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에 온 난민…‘환대’ 그 다음은?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7.16 21:3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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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논쟁’에 과몰입…출도 이후 실질적 대책 마련해야
‘와하비즘’ 영향 받은 10%에 대한 면밀한 스크리닝 필요
‘예멘’에 쏠린 ‘난민 담론’…진지한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 교회협 인권센터가 지난 10일 ‘제주의 난민,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긴급간담회를 열었다.

제주 예멘 난민들의 이야기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 시작한 지 한 달 가까이 흘렀지만 이문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담론은 여전히 ‘찬반’을 다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교회로 시선을 돌려봐도 마찬가지다. ‘테러리스트’ 운운하는 반대여론과 ‘선한사마리아인’으로서 환대해야 한다는 것 이상의 논의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난 1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사무총장:이홍정 목사, 이하 교회협)가 주최한 제주 예멘 난민 관련 긴급간담회역시 이런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예멘 난민을 둘러싼 ‘가짜뉴스에 대한 팩트체크’, ‘난민에 대한 성서적 접근’ 등을 다뤘지만 이미 교계와 일반 매체에서 여러 차례 다뤄진 내용들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제주도에서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가 전하는 ‘예멘 난민들의 현 상황에 대한 브리핑’에서는 스쳐가는 이야기였지만 새로운 가능성이 도출됐다. “2~3개월 안에 예멘 난민신청자들에 대한 출도제한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는 것이다. 발표를 맡은 이정훈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노회 정의평화위원장, 늘푸른교회)는 이같은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난민을 받을지 여부는 법무부가 할 일이지만, 교회는 예멘인들이 제주에 체류하는 동안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섬겨야 한다. 그것이 제주도 크리스천으로서의 책무”라고 말했다.

 

제주 벗어나기 전이 ‘골든타임’

2~3개월 안에 이들이 제주도를 빠져나오게 된다고 가정할 때 교회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먼저 540여 명의 예멘 난민신청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온누리교회(담임:이재훈 목사)가 운영하는 외국인 전문 사역단체 M센터(담당:노규석 목사)가 발 빠르게 선교적 리서치에 나선 것은 환영할만한 소식이다. M센터는 지난 10일부터 아랍어 예배 담당 전도사와 선교 전문가를 제주도로 파송했다. 아랍어 구사가 자유로운 2명의 사역자는 500여명의 난민 신청자들을 인터뷰 하며 그들의 성향 및 필요를 파악하고 있다.

M센터 담당 노규석 목사에 따르면 500여명의 예멘인 가운데 와하비즘, 즉 근본주의 배경의 무슬림은 20%, 강성 와하비스트는 10%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와하비스트여도 그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 리서치팀의 판단이다.

노규석 목사는 “코란을 문자 그대로 따르는 와하비즘은 IS(이슬람국가)의 태동에도 영향을 끼쳤다. 예멘 난민 전원을 테러리스트로 분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강성 와하비스트에 대해서는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노 목사는 특히 “공무원들을 도와 난민심사에 참여하고 있는 통역사들이 아랍어를 잘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심사 과정에서 위험성이 있는 와하비스트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아랍어 전문가들이 투입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특히 현재 선택사항인 ‘사회통합 프로그램’ 이수를 의무화 하면 예멘 난민들이 섬을 떠난 이후에도 소재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아이디어를 제기했다.

노 목사는 출도 제한조치의 해제시점에 대해 “10~12월에 난민심사 결정이 나고 올해 안에는 인도적 체류 허가와 출도제한이 풀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 “예멘 난민들은 공단이 있는 서울이나 경기, 부산, 김해 등지로 올 텐데 기독교가 적극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이들은 모스크로 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선교의 기회를 잃게 될 뿐 아니라 강성인 친구들은 문제시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교회에 감사”…‘가난한 마음’ 녹여야

다행인 점은 리서치 팀이 만난 여러 예멘인들이 “교회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멘인들은 자신들을 돕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다수가 교회에서 나온 사람들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노 목사는 “이들은 교회가 돕는다는 것을 고마워하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해서도 고마워하고 한국사회에 해를 끼칠 마음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예멘인들 가운데에는 이슬람에 실망한 사람도 많다. 세속적인 사람도 있고 심지어 이슬람에 치를 떠는 사람도 있다”며 “제주를 떠나기 전, 가난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잊지 못할 환대를 베풀어야 육지에 나와서도 교회 공동체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산에 위치한 M센터에만 5개의 이슬람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 아랍 커뮤니티와 이란 중심의 페르시아 커뮤니티, 우즈벡 커뮤니티, 파키스탄 커뮤니티, 인도네시아 커뮤니티다. 여기에 속한 이들 가운데에는 기독교로 개종한 이들도 있다.

센터는 이들을 위한 아랍어 예배를 드리는 것은 물론이고 병원 동행, 통역, 무료변호 등 필요를 채우는 다각도의 지원에 나서고 있다.

노 목사는 “예수 이름으로 섬기는 것이 사마리아인의 사명이다. 그 대상이 무슬림이든 불교도이든 돕는 것이 맞다”며 “선교적 차원에서 볼 때도 이 사역의 가치는 매우 높다. 우리가 전한다고 그들이 바로 예수를 믿지는 않겠지만 교회가 베푼 환대는 잊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2세’들은 선교적 가능성이 매우 높아 적극적인 사역이 요구된다. “아이들은 금방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말한 노 목사는 “본인은 안 믿어도 아이들은 한국어 예배에 보내는 무슬림 부모가 많다. 교회가 그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을 알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그 과정에 개종하는 아이들이 많다. 초기 미주한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조금 지나면 현지어에 능통한 자녀들이 행정업무도 도맡아서 하고 가정의 경제적 주도권을 갖게 된다. 이슬람 선교의 진정한 열매는 이때부터 열리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이란 국적의 S군(16)은 국내에 거주하는 이슬람 난민이 개종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오는 9월까지 출국하라는 명령을 받은 S군은 한국에 남아 ‘제2의 한현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S군은 피부색은 다르지만 축구와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한국의 중학생이다. 그런 그가 이란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예멘’ 이슈에 가려진 문제들

7살 때 아버지를 따라 이란에서 온 S군(16세)은 ‘2세 개종’의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S군은 한국인 친구의 권유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기독교로 ‘개종’하기에 이르렀다. 아버지까지 전도해 함께 세례를 받기도 했다.

혼혈모델’ 한현민 같은 톱 모델을 꿈꾸는 S군은 이슬람문화보다 한국문화가 익숙하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코인노래방과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하는 영락없는 한국 중학생이다.

S군은 2년 전 난민 신청을 했다. 3개월마다 체류비자를 갱신해야 하는데, 비자가 거절될 경우 이슬람교 국가인 이란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란에서 겪게 될지 모르는 종교적 박해가 난민 신청의 결정적인 이유였다.

행정소송 1심에서는 종교적 박해 가능성을 인정받아 S군의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졌지만 2심에서는 뒤집혀졌고, 3심 대법원에서는 심리조차 없이 기각됐다. 법원은 7월말까지 S군의 출국을 명령했다. 현재는 S군의 아버지의 난민신청에 대한 소송이 끝나는 9월로 기한이 연장된 상황이다. 아랍어로 말을 할 수는 있지만 쓰고 읽을 줄을 모르는 S군은 이란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도무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S군의 한국인 친구들이 나섰다. 친구의 난민 신청을 받아달라며 청와대에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303099?navigation=petitions)을 올린 것이다. 청원은 현재(16일 기준) 2만8천여 명이 참여했다. 오는 8월 10일까지 20만명이 동참하면 대통령의 답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S군과 친구들은 SNS를 통해 청원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S군은 최근 예멘 난민신청자들을 향한 한국 사람들의 적대적인 태도에 놀라움과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S군의 친구들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청원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친구 L양은 “피부색만 다를 뿐 한국인 친구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며 “청와대 청원을 통해 우리 반 회장인 S군이 이번만큼은 공정하고 편견 없이 심사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군의 친구들이 청와대 청원에 적은 글이 인상적이다. “품 안에 들어온 생명은 함부로 버리는 게 아니다”라는 것. 이들은 “정의가 있다면, 우리 국민 마음속에 정의가 남아 있다면 제 친구를 굽어 살펴줄 것이라 믿는다”면서 “부디 제 친구가 난민이 되어 이란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S군의 사례처럼 이번 예멘 난민 문제는 그동안 우리가 외면해왔던 우리 안의 ‘난민’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난민사역단체 ‘피난처’의 이호택 대표는 “교회가 무슬림 난민들의 사회통합과 선교에 대한 성공경험 없이 두려움만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예멘 난민 사태는 성공적인 선교모델을 개척할 기회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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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2018-07-16 22:16:59
국민동의 없는 난민유입으로 안전한 한국을 난민받고 테러와 범죄가 만연한 유럽처럼 만드는 것은 매국적인 행동이며 미래 세대에게는 재앙을 남겨주는 것이다
금전적인 도움으로 역할을 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위해 하지 말아야 한다

소라 2018-07-16 22:18:06
https://cafe.naver.com/refugeeout/12784 왜 난민을 받지 말아야 하는가?

please 2018-07-17 00:01:04
기사 제목이 어이가 없네요 누가 환대를 했다고 하는거죠 ? 국민들 대다수가 걱정과 염려로 하루하루 이슬람유입 사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명예살인이라는 사상으로 서슴없이 자기 가족을 죽이는 사람들입니다. 국민들의 청원도 사상초유의 숫자가 넘었습니다.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