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공유'로 교회 문 활짝…세상과 연결된 공유교회

한국교회 미래를 말하다 (22) 공유시대 교회는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김수연 기자l승인2018.07.10 13:23:05l수정2018.12.04 15:41l14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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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는 지금 '공유시대'다. 물건·공간·재능 등 유·무형 자원을 여러 사람이 나눠 사용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경제가 일상 전반에 확산하면서 관련 정책과 사업들이 쏟아졌다. 생활용품은 물론 국경을 초월해 집까지 함께 쓰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미래 공유사회로의 진입은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한층 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 교계에서도 '공공성'을 담보로 하늘나라의 가치를 이뤄내는 '착한공유'를 행하려는 시도들이 포착된다. 특히 오늘날 한국교회가 '사회와 동떨어진 집단' 혹은 '개교회주의'로 흐른다는 지탄을 받는 가운데 세상에서 청지기적 사명을 맡은 교회가 '공유'를 단순히 경제적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이웃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는 발판으로 삼아 의미를 더한다.

'공유경제를 넘어 공유시대 교회의 역할' 기획 그 두 번째로는 이미 착한공유를 실현하고 있는 다양한 공유교회 사례들을 통해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해본다.

▲ 수원중앙침례교회가 주민에게 개방한 주차장 모습

유휴공간 활용해 지역문제 해소
주택가 좁은 골목길을 지나다 보면 종종 불법주차로 통행에 불편을 겪어 인상을 찌푸리기 십상이다. 그런데 주차난이라는 고질적인 지역문제 해소에 교회가 앞장서 눈길을 끈다. 수원중앙침례교회는 올해 초 공유도시를 만들겠다는 수원시와 '공유주차장 업무협약'을 맺고 2년간 방문자가 많은 수요일·일요일을 제외한 주5일 교회주차장 94면(2651㎡)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다.

수원중앙침례교회 유정구 사무장은 "동네 주차공간이 협소해 차량들이 도로까지 밀려나와 교통체증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사고 위험도 높았다"며 "교인들만을 위한 교회가 아닌 지역사회를 위한 교회로서 발 벗고 나서는 건 당연하다"고 전했다.


덕분에 수원시는 CCTV·보안등 설치 등 주차장 시설 개선을 위한 공사비용을 교회에 부담하고도 큰 예산절감 효과를 봤다. 인근 공용주차장의 이용료가 한 달에 3만원인데 반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교회 주차장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 역시 컸다. 결국 수원시는 지난 5월 수원제일교회·수원영락교회·숲과샘이있는평안교회·영화교회 등 4곳과 추가로 협약을 체결하고 주차면수 총 290면을 확보했다. 교회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협력해 이룬 결실이다.

교회가 유휴 공간을 활용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는 점차 늘고 있다. 구와 손잡고 국공립어린이집을 개원해 운영까지 맡음으로써 보육난에 숨통을 틔워주는 교회들도 있다. 바야흐로 주일 외에는 잠자는 교회의 공간 공유에 대한 새로운 방식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다.

주님의숲교회 이재윤 목사는 문화선교연구원에 기고한 글에서 "갈수록 세상이 교회에 배타적 태도를 취하는 상황에서 교회 스스로도 일주일 내내 문을 닫아 놓고 폐쇄적으로 존재한다면 어떻게 복음이 전해지겠느냐"며 "교회는 매일 문을 활짝 열고 세상과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공간 활용은 앞으로 교인수의 감소와 성도들의 노령화가 현실화되면서 더욱 깊게 고민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가령 1000석 규모의 예배당을 지닌 교회가 성도들이 감소해 텅텅 비게 될 수도 있는 것. 이재윤 목사는 "교회 개척 단계, 혹은 재건축 시점부터 기독교단체들이나 지역사회와 함께 건물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기획돼야 한다"면서 "치밀한 설계와 전문성을 요하는 만큼 쉽진 않겠지만 '선교'란 교회의 정체성을 기억한다면 필수"라고 제안했다.

'좋은이웃' 교회, 지역사회와 협력
이렇듯 '성전'(聖殿)으로만 인식되던 교회 건물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것은 가장 보편적인 공유교회 모습 중 하나다. 그리고 이제는 경험·지식·시간 등으로 공유의 외연이 점차 확장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때 공유재로서 교회가 단순히 전도에 목표를 두지 않고 '복음의 공공성 회복'이란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작금의 한국교회가 취약한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도시공동체연구소 성석환 소장은 "교회들이 사회적 기업 혹은 협동조합을 세우지만 어설프게 흉내만 내다 3년 안에 사라지는 경우가 수두룩하다"며 "이 같은 사업도 넓게 보면 선교지만 전도에 목적을 두기 이전에 '교회도 지역사회 일원'이란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하면 불평등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란 물음에서 시작하는 공적 자세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려면 "교회가 관이나 자치센터와 협력해 마을의 문제나 니즈(needs), 정책을 먼저 정확히 파악하고 사회문제에 제대로 동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한남제일교회는 '지역에서 없어선 안 될 이웃'이란 자세로 교회와 동사무소가 협의한다는 뜻의 '교동협의회'를 조직, 인적·물적 유휴자원을 주민들에게 아낌없이 내주고 있다.

가령 교동협의회에서 고독사 문제가 불거지자 교회는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독거노인 70여명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기 시작했고, 맞벌이가 많고 학원이 없는 지역사정을 고려해 공공육아 또는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방과 후 교실을 위탁 운영 중이다. 모두 교회가 독단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닌, 주민들과 소통해 요구사항을 철저히 조사하고 충분히 논의한 끝에 결정한 사역이다.


오창우 담임목사는 "교회 개방의 목적은 공유 자체가 돼야 한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지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청지기적 신앙이 필요하다"며 "진정한 교회성장은 건물이 커지고 시설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나눔과 포용을 통해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단순히 교회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빌려준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교회는 지역사회에 파송된 일원으로서, 그 자체로 좋은 이웃이 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마을 담론에 참여하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4차산업 시대 '플랫폼 선교' 대두
한편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맞이한 4차 산업혁명시대가 공유경제를 더욱 확산시킬 것으로 예측되면서 교계에선 '플랫폼 선교'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플랫폼이란 유휴자원을 가진 이들과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간 소통 및 거래를 가능케 하는 창구다. 교회가 플랫폼을 선교에 활용하면 사회문제들에 훨씬 효율적으로 접근하고 더 많은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구미대학교 이선영 교수는 "플랫폼 선교는 사도시대 초대교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교회는 넘치는 것, 그리고 유휴자원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흘러가도록 했다"면서 "다만 플랫폼 개발은 어렵지 않다. 핵심은 교회가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느냐다. 교회는 플랫폼을 통해 청소년·노인 등 소외된 자들을 위한 유익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비앤비(Airbnb·숙박공유플랫폼)처럼 해외에서 잠깐 모국을 방문한 선교사들을 위한 선교관 공유 플랫폼인 '갓러브하우스'는 플랫폼 선교의 좋은 예다. 일반 성도들은 후원하는 마음으로 5천원~1만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선교사들이 묵을 수 있는 자신의 주거지, 즉 선교관을 사이트에 등록한다.

갓러브하우스에 등록된 선교사들은 모두 협약을 맺은 KWMA 소속으로 파송 증명서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신원의 안전성을 확보한 한편 선교관 운영자 역시 면접과 지인들을 통한 크로스체크 절차를 거친 이들로 안심할 수 있다. 방을 구하는 선교사와 방을 내놓는 운영자 모두가 서로를 신뢰하고 보호받도록 한 것. 2008년 개설된 갓러브하우스를 통해 거쳐간 선교사 수만 지금까지 2500명, 매월 200건에 달하는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


정진화 대표는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선교사들은 탈진 했거나 자녀 또는 질병문제로 힘든 경우가 많지만 가장 기본적인 숙소조차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한다"며 "복음을 위해 헌신했는데 이런 비합리적 대우를 받는 현실이 안타까워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공유경제의 힘은 개개인이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하는 '빅 스몰'(big small)에 있다. 초연결성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 플랫폼을 통해 과거 공유되지 않았던 선교 툴이나 자원, 콘텐츠들이 공유돼 또 하나의 교회를 이뤘다"면서 "플랫폼 선교 시 중요한 것은 '킹덤 처치'(kingdom church)로 누구나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서 공유한다는 마음이 우선이어야 하고, 따라서 철저히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절대로 플랫폼을 악용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 갓러브하우스 홈페이지 캡처  
김수연 기자  ksy@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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