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문단, “임시총회 없이 9월 총회에서 명칭 다루자” 합의
상태바
정책자문단, “임시총회 없이 9월 총회에서 명칭 다루자” 합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8.07.09 23:0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6일 간담회 … 임시총회 소집까지 물리적 한계
▲ 지난 6일 열린 정책자문단 간담회에는 46명의 증경총회장 가운데 30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회의로 성격을 바꿔 총회가 위임한 임시총회 소집의 건을 다뤘다.

 정기총회 개회 첫날 제1안건으로 교단명칭 문제 논의
‘백석’ 명칭의 건과 ‘통합합의서’ 이행 등 두 가지 다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유충국 목사) 증경총회장들로 구성된 정책자문단이 지난 6일 간담회를 열고 총회 결의에 따른 임시총회 소집 요청의 건을 논의했다.

46명의 증경총회장 가운데 30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한 시간 가량 열띤 토론 끝에 결의권을 가진 회의로 성격을 전환, 임시총회 소집 없이 9월 총회에서 교단명칭을 포함한 통합합의 이행에 관한 건 전체를 제1안건으로 다루기로 했다. 증경총회장들은 정기총회가 두 달 정도 남은 상황에서 비용과 시간 등 여러 문제들을 고려할 때, 임시총회를 소집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총회가 정책자문단에 위임한 범위는 “임시총회 소집 요구”로 이날 회의에서는 임시총회를 먼저 열 것인가, 정기총회에서 다룰 것인가만 표결에 부쳤다. 유중현 증경총회장은 “정책자문단이 위임받은 것은 임시총회 개최 여부지, 통합이 무효냐 아니냐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의장 장종현 목사는 임시총회 개최 유무를 안건으로 상정했다. 그러나 임시총회 개최에 찬성한 증경총회장은 단 7명뿐이었다. “정기총회에서 다루자”는 안건에 과반수이상이 찬성하면서 임시총회 없이 9월 정기총회에서 교단명칭을 다루기로 했다. 지난 총회 정책자문단 합의서에 명시된 “모든 권한을 내려놓는다”는 문구가 “교단 명칭을 백석으로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기총회 제1안건은 교단명칭을 ‘백석’으로 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다루게 된다.

이날 두 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정책자문단은 “정기총회가 불과 두 달 남은 상황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무리가 있다는 증경총회장들의 결의에 따라 정책자문단 합의서(2017.09.12.)에 근거하여 교단명칭을 ‘백석’으로 하는 것과 통합합의서(2014.12.08. 공증)의 합의정신에 대한 안건을 2018년 9월 정기총회 개회 후 제1 안건으로 상정하여 가장 먼저 다루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서에는 총 25명의 증경총회장이 서명했다. 통합이 원천무효라고 주장한 홍태희 증경총회장을 포함해 3명의 증경총회장만 서명하지 않았다. 2명은 개인 일정으로 인해 개회 후 먼저 자리를 비웠다.

정책자문단 합의에 따라 오는 9월 열리는 정기총회에서는 개회 후 첫 안건으로 △교단 명칭을 백석으로 한다 △2014년 12월 8일 법원에 의해 공증된 통합합의서를 지킨다 등 두 가지를 다루게 된다.

장종현 증경총회장은 “통합정신은 계속 지켜져야 한다. 공증 합의에 따라 총대 동수, 정-부 임원 교차 선임, 부총회장 자리 등이 여전히 살아있다”며 “이 세 가지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배로 시작된 정책자문단 간담회는 정영근 목사의 사회로 유만석 목사의 기도가 있었으며, 이무웅 목사가 ‘갈등이 있습니까?’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무웅 목사는 “사람이 사는 곳에는 갈등이 일어난다. 하지만 갈등의 책임은 남이 아닌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인간은 모두가 불완전하며, 교회나 총회는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어우러진 곳이기에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갈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분한 감정은 해지기 전에 풀어버리고 그리스도의 인격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의지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하나님의 일을 하다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 형제를 바라보고, 총회 안의 모든 갈등을 긍정적으로 대처하여 모든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하여 한국교회에 희망을 주는 교단이 되길 바란다”고 축원했다.

구문회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친 후 이어진 간담회는 정책자문단장 장종현 목사의 회의 진행에 앞서 유충국 총회장이 증경총회장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유 총회장은 “재판에 져서 죄송하다. 지난해 총회 때 배려해주셔서 대신으로 계속 사용함으로 유지재단 교회들이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면서 “깨끗한 교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통합된 교단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몇 차례에 걸쳐 구 대신 대형교회와 지방교회 대표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통합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유 총회장은 “간절한 바람은 교단이 깨지지 않고 하나가 되어서 한국교회를 살리는 명문교단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부족하지만 끝까지 믿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책자문단 의장 장종현 목사는 “지금까지 고비도 많았고, 합의가 안 될 것 같은 일도 있었다. 그러나 마침내 통합을 이루면서 분열의 역사를 끝내고 새로운 연합의 마중물이 되자고 했다. 한국교회가 우리 총회를 바라보고 있다”며 “오늘까지 우리 총회를 지켜주신 분들이 여기 계신 증경총회장님들이다. 자기 것을 주장하다가도 마지막에 내려놓고 은혜로 마무리하는 것이 우리 총회의 자랑이다. 오늘 오고가는 대화도 생명을 살리는 대화가 되길 바라며,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가를 몸소 생각하면서 대화를 잘 진행하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경욱 사무총장의 경과보고로 본격적인 간담회가 시작되자, 장종현 목사는 “법이니까 즉시 임시총회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7월 말이면 회기가 끝나는데 9월 총회에 가서 물 흐르듯이 가면 어떨까 생각했다. 지금까지 통합해서 3년을 살았는데 좋은 의견만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대화의 포문은 구대신 증경총회장 박재열 목사가 열었다. 박 목사는 “우리 교단에서는 제가 통합을 제안했다.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으면 시작을 안했을 것이다.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것이 하나가 되는 것인데 그 중심을 보시면 뭐가 어렵겠나 했다. 그런데 실제로 부딪혀보니 너무나 어렵더라. 하나가 되기 위해 풀어 가면 못할 것이 없는데 서로 자기주장만 앞세우는 것이 현실이다. 총회까지 가서 순리적으로 하면 좋겠다. 제안대로 총회에서 다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 백석 정영근 증경총회장은 “이 모임은 총회에서 임시총회를 즉시 소집하라고 했으면 해야 하는 것이다. 시기나 경비 등의 문제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의지에 달린 것이다. 여기서 9월까지 미루는 것은 총대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조속한 임시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장종현 증경총회장은 “당초 항소심이 올 1~2월 경에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판결이 늦어졌고, 7월 말로 총회 회기도 끝난다. 총대들을 다 모으기도 어렵고, 성수가 안 되면 그것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임시총회 소집에 무리가 있음을 강조했다. 

구 백석 일부 증경총회장들은 즉시 임시총회를 소집하거나, 9월 총회로 미룰 거면 ‘백석’ 명칭을 쓰는 것을 공증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합의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장종현 목사는 “이거 뺏고 저거 뺏고 하면 대신 목사님들 마음은 어떻게 위로하냐. 내가 앞장서서 통합을 했는데, 상대방 비난하지 말자. 마음을 찢어 놓고 가라는 말이냐. 상처를 주는 행동은 하지 말자”고 당부하면서 통합정신은 반드시 지켜져야 함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자 최현기 증경총회장은 “사회보시는 증경총회장님은 은혜를 강조하는데, 사회자는 사회만 보라”고 반발하며, “법이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노문길 증경총회장도 “사회나 보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법을 강조하는 목소리에 유만석 증경총회장이 나섰다. 유 목사는 “우리는 임시총회를 할 거냐, 9월 총회에서 할 거냐 그것만 결정하면 된다”며 “여기서 이름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중현 증경총회장 역시 “총회 날짜와 장소를 잡는 것 이외의 문제를 다루는 것은 직권 남용”이라며 임시총회 개최 여부만 정책자문단이 위임받았고, “그것이 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총회에서 총대들의 승인을 받은 정책자문단 합의안은 “재판에 승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모든 증경총회장들이 협조하며,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패소할 경우는 즉시 임시총회를 소집하며, 구 대신측은 모든 권한을 내려놓는다. 임시총회는 정책자문단의 요구로 이 합의안이 발표되는 시점부터 언제든지 개회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임시총회는 정책자문단의 요구로 소집한다”는 합의문에 따라 정책자문단은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할 권한만 갖는다. 교단 명칭이나 그 밖의 결의를 임의로 할 수가 없다. 단지 임시총회를 소집하지 않는 대신에 정기총회에서 이 안건을 가장 먼저 다루는 것을 전제로 합의서를 작성했다.

의장 장종현 목사는 “우리가 임원회에 올리면, 임원회가 총회 공고를 한다. 그게 법이다. 임시총회 대신에 1안으로 이것을 먼저 다루는 것을 첨부해서 임원회에 올리겠다”고 설명하며, 합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정책자문단 회의 결과에 따라 임시총회 없이 정기총회 개회 첫 날 교단명칭 문제를 다룬다. 정기총회는 9월 둘째 주로 예정되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작은자 2018-07-13 12:35:11
개인적으로 교단명칭에 대한 논의는 소모적 일 뿐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개척교회나 개교회가 한국의 기독교 현실을 생각하며 불철주야 기도하며 백방으로 뛰며 노력하는데 왜 이런 일로 시간을 허비하시는지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