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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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8.06.20 14:56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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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덴교회, 한국전쟁 해외참전용사 45명 초청해 보은행사 개최
▲ 흥남철수작전에서 10만명이 넘는 피란민을 탈출시키는 데 앞장섰던 메러디스 빅토리호 1등 항해사 로버트 러니 제독.

지난 12년간 한국전쟁 당시 참전했던 해외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해온 새에덴교회(담임목사: 소강석)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들을 위한 보은행사를 열었다. 

덕분에 한국전쟁 때 가장 참혹했던 전투로 기록된 장진호전투와 흥남철수작전에 UN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미국과 캐나다 용사 및 유족·가족 등 45명은 18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아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오전 10시 전사자 명비가 있는 메모리얼 홀에 들어선 참전용사들은 희끗해진 머리는 물론 휠체어에 의지해 이동할 만큼 한 눈에 봐도 오랜 세월이 지났음을 엿보게 했다. 곧이어 전사자 명비에 새겨진 전우들의 이름을 마주하자 이들은 목숨 걸고 같이 전투했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히 떠오른 듯, 엄숙하고 숙연한 얼굴로 헌화와 묵념을 하며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유족들 역시 추모와 명상에 잠겼고 간간히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들은 이후 전사자들의 이름을 탁본하고 6.25전쟁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전쟁실을 둘러봤다. 

특히 이 자리에는 흥남철수작전에서 10만명이 넘는 피란민을 탈출시키는 데 앞장섰던 메러디스 빅토리호 1등 항해사 로버트 러니(J. Robert Lunney)가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로버트 러니 제독은 흥남철수작전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회상하면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장인 메리너스는 철수작전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성경을 제시했다"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었고 자유를 찾아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오른 한국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며 겸손히 고백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전쟁의 참상을 딛고 놀라운 발전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고 늘 따뜻하게 맞아줘 오히려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방문에는 고(故) 현봉학 박사의 딸 에스더 현(Heldn K Hyun, Esther K Hyun)도 함께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제10군단 민사부 고문 및 통역관으로 활동하던 현봉학 박사는 미군을 끈질기게 설득해 흥남철수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인물이다. 그는 이후 '한국의 쉰들러'라는 칭송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 시작 전부터 눈시울을 붉히던 에스더 현은 "아버지는 언제나 한국전쟁 참전을 자랑스럽게 여겼다"면서 "6·25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 일어나 젊은 미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한국이 기억해주고 우리를 환대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한편 새에덴교회와 한민족평화나눔재단이 공동으로 주관한 올해 '한국전 해외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는 지난 16일을 시작으로 5박6일간 일정을 소화한 뒤 21일 막을 내린다.  

이들은 앞서 17일에는 새에덴교회에서 '한국전쟁 68주년 상기 참전용사 초청 보은·평화 기원예배'를 드렸으며 18일에는 현충원을 예방해 헌화하는 등 안보견학에 나섰다. 이 밖에도 해군 제2함대사령부를 방문하고 대청함과 천안함 기념관에서 천안함 46용사들의 애국심을 기렸다. 

12년째 민간 차원에서 미국·캐나다·태국·필리핀 등 해외 참전용사와 가족들 3500여명을 초청해온 새에덴교회 소강석 담임목사는 "6.25전쟁의 참혹한 비극 속에서도 희망이 있었던 것은 우리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참전용사들 덕분"이라며 "무엇보다 '무기보다도 중요한 게 생명'이라는 성경적 세계관을 갖고 민간인 구조에 힘썼던 이들의 희생정신을 한국교회가 나서서 기억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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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나무 2018-06-21 10:17:36
역사는 기억함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이렇듯 기억속에서 끄집어내어 현재의 관점에서 재현하고 재평가하고 공감하며 나누는 것은 정말 의미있고 값지고 멋진 일이다!!
흥남철수작전의 매서운 한겨울의 크리스마스를 6월의 크리스마스로 다시 한번 기적을 만들어낸 교회와 목사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Chuchu 2018-06-21 00:29:24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흥남철수작전과 노병, 그리고 역사책에서는 한번도 그 이름을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헌봉학 박사님. 잊지말아야 할 역사도 많지만, 그 사이사이로 숨겨진 값진 이름들이 있었음을 오늘 새삼 깨닫습니다. 감사합니다. 역사를 잊지 않고 은혜에 보답하시려는 분들도, 목숨 바쳐 지킨 나라의 발전을 기뻐하시는 참전용사들께도, 숨겨진 이름들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blucute 2018-06-20 22:33:12
하나님의 사람들을 보내셔서 대한민국을 지켜주셨네요. 새에덴교회가 뜻깊은 일을 하고 계시군요.홧팅!

유선화 2018-06-20 22:11:39
참전 용사들의 노고와 희생에 한 마음으로 감사하게 됩니다.

julby 2018-06-20 21:34:00
한국이 기억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유족..큰것이 아니라 기억함이 보은이었네요. 감동입니다